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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제지공장서 사망한 A군 어머니 기자회견서 눈물
시민단체,사인진상 규명 촉구
(전주=뉴스1) 장수인 기자 = "이렇게 일찍 가려고 엄마한테 그렇게 많은 사랑을 주고 간 거니.너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마음을 단단히 먹으려 한다.사랑해."
최근 전북 전주시의 한 제지공장에서 숨진 A 군 모친이 끝내 오열했다.복받치는 감정과 흐르는 눈물로 말을 하기 힘들 정도였다.곁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민단체 회원들은 깊은 탄식을 쏟아냈다.
A 군은 지난 16일 오전 9시 22분께 전주시 팔복동의 한 제지공장 3층 설비실에서 기계 점검을 하다 쓰러진 채 발견돼 끝내 숨졌다.순천의 한 특성화고를 졸업한 후 현장실습을 통해 올해 정규직으로 채용된 그는 사고 당시 6일 동안 멈춰있던 기계를 점검하기 위해 설비실에 간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민주노총 전북본부에 의해 공개된 A 군의 수첩에는 '언어 공부하기,삼체 원작 소설살 빼기,편집기술 배우기,삼체 원작 소설카메라 찍는 구도 익히기,삼체 원작 소설악기 공부하기' 등의 미래 계획이 적혀있었다.하지만 A 군은 이 같은 계획을 펴보지도 못한 채 짧은 생을 마감해야만 했다.
A 군의 모친은 "우리 아들이 남긴 메모장은 엄마와 같이 나눴던 이야기들과 하고 싶은 계획들이 적혀있었다"며 "그걸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이렇게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어 "우리 아들 같은 자식들이 아직 저 공장 안에 많다"며 "아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마음을 단단히 먹고,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돼 아들과 함께 순천으로 가서 편히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유족과 전북지역 노동·시민단체는 25일 A 군이 숨진 전주 한 제지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은 은폐 시도 중단하고 사인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A 군의 죽음에 의문이 가득하다며,해당 공장에 대해 노동당국의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단체는 "입사한 지 6개월된 A 군의 죽음은 의문투성"이라며 "2인1조 작업 수행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았고,유해 요인인 유독가스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현장에 혼자 투입된 것도 모자라 사고발생 후 50여분이 지난 후에야 사고를 인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 군이 호흡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 전 대기 측정도 하지 않았으며,이에 대한 안전교육도 실시하지 않은 점 등은 이 사고가 명백히 인재임을 증명하고 있다"며 "A 군의 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노동당국이 현장을 찾기 하루 전 사고 현장의 배관과 탱크를 청소한 사측은 사건 은폐 시도를 중단하고 사인진상을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단체는 사측 정문 앞에 A 군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설치했다.
회사 관계자는 "설비 이상 문제로 현장 순찰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2인 1조로 업무를 하는 게 맞지만,당시 며칠간 기계가 멈춰있었던 상황에서 단순히 이상 유무를 보는 거였기 때문에 2인 1조 작업이 필수는 아니었다"며 "경찰과 노동부 정밀 조사 등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A 군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사건을 조사 중인 전주덕진경찰서는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군의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