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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성심병원,안내·배송·방역·비대면진료 맡겨
7종 73대 로봇이 20개월간 3만5492건 서비스
병원 맞춤형 SW 개발,다른 병원에도 노하우 전수
새로 입원한 환자에게 병실 내 생활과 질환 정보 등을 영상으로 설명해주는 비대면 다학제 로봇./한림대성심병원
초등학생만 한 키에 둥근 얼굴,마타이스 데 리트 통계원통형 몸통에 여닫을 수 있는 서랍,발 대신 바퀴가 달린 로봇이 약국을 나섰다.병실마다 전해줄 약을 각 서랍에 실은 로봇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복도를 스스르 걸어간다.리모컨처럼 무선으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들어가 원하는 층을 누른다.가는 도중 장애물이나 환자를 만나면 잠시 멈추거나 비켜간다.배달 업무를 마친 로봇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스스로 충전을 시작한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한림대성심병원은 인간과 로봇이 같이 일하는 곳이다.2022년 8월부터 지금까지 이 병원은 사람이 하던 일을 일부 로봇에게 맡기고 있다.병원에서 운용하는 로봇은 7종 73대로,국내 병원 중에서 가장 많다.지난 5월 기준 20개월 동안 로봇이 서비스한 건수만 3만 5492건이다.공장이 아닌 데서 이렇게 로봇을 많이 사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로봇이 약·검체 배달부터 방역,환자 모니터링과 비대면 면담,건물과 건물 사이 물류를 도맡은 덕분에 간호사와 병원 직원들의 업무가 확 줄었다.지난해만 해도 로봇들이 원내를 돌아다니면 환자들이 신기하게 지켜봤다.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로봇이 지나가도 아무도 신기해 하지 않는다.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혹시 못 탈까 잡아주기도 하고,로봇에게 길을 비켜주기도 한다.사람과 로봇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한림대성심병원이 이렇게 대규모로 로봇을 운영하게 된 것은 이미연 커맨드센터장(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의 노력 덕분이다.지난 5일 한림대성심병원에서 만난 이미연 센터장은 “처음에는 의료진의 단순 반복 업무를 줄여주자는 생각에 로봇을 도입했다”며 “지금은 90%가 넘는 의료진이 로봇에 만족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사용하고 싶다고 설문에 응답했다”고 말했다.그는 “지금껏 로봇을 도입한 병원은 국내에 20곳이 넘지만 로봇 수십 대가 이렇게 항시 운영 중인 곳은 여기가 유일하다”고 했다.
이미연 한림대성심병원 커맨드센터장은 "의료진 90%가 병원에서 일하는 로봇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한림대성심병원
한림대성심병원은 다양한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안내로봇 3대,배송로봇 12대,
마타이스 데 리트 통계방역로봇 2대가 있다.또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의료기기를 부착한 환자를 실시간 관찰하는 비대면 다학제 진료로봇이 3대 있고,
마타이스 데 리트 통계퇴원 후 의료진과 환자 간 화상통화를 제공하는 홈케어 로봇도 50대 쓰고 있다.힘센 로봇도 있다.링겔이나 침구 같이 무거운 물품을 나르는 고중량물류로봇 2대와 건물과 건물 사이를 왕복하며 물품을 나르는 실외배송 로봇 1대가 있다.
이 중 병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배송로봇이다.약이나 검체 등 환자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가벼운 물품을 나르는 만큼 병원 내를 바삐 돌아다닌다.과거에는 병동마다 약을 전달하기 위해 간호사가 직접 원내 약국을 방문해야 했다.내시경 검사에서 채취한 검체를 병리과로 가져오는 것도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목적지만 지정하면 로봇이 직접 나른다.소음도 없고 노인이 걷는 것과 비슷한 속도로 걷는다.배송 로봇이 배송하는 건수만 한달 1700건이 넘는다.업무시간이 총 314시간 정도며 227㎞가량 움직인다.만약 로봇이 없었다면 이 시간 이 거리만큼 사람이 직접 움직여야 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오가는 물류로봇도 눈에 띈다.한림대성심병원 본관과 별관 사이에는 오르막길이 있고 횡단보도도 두 번이나 건너야 한다.사람들이 걱정하는 것과 달리 로봇은 오르막길도 오르고,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대기했다가 녹색불에 길을 건넜다.사람이 걸어가기 까다로운 울퉁불퉁한 도로도 매끄럽게 움직인다.
비대면 다학제 진료로봇도 병동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새로 입원한 환자가 들어오면 로봇은 영상을 통해 병실 생활수칙이나 질환에 대한 정보를 소개한다.간호사가 일일이 설명하는 것보다 환자들이 더 쉽게 이해한다는 평이다.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돼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고령 환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약물이나 검체를 싣고 배달하는 배송로봇의 얼굴.눈 모양이 바뀌며 여러 표정도 나타낸다.화면을 보면 로봇이 소화기내과,소아청소년과 순서로 물품을 배송하도록 명령 받았다./한림대성심병원 병원이 로봇을 잘 사용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이미연 센터장은 어린이에게 집 앞 편의점에 가서 초콜릿을 사오도록 시켰을 때를 가정했다.어린이가 심부름을 제대로 해내려면 먼저 목적지를 잘 알아야 하고 가는 도중 다른 데로 가거나 사고가 일어나면 안 된다.원하는 물건을 집고 적당한 금액을 내야 한다.
이 센터장은 “7세 어린이에게 심부름을 시키듯 로봇에게 정보를 주고 제대로 하는지 감시할 수 있는 관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한림대성심병원은 로봇 관리 본부인‘통합관제 시스템’을 설치했다.로봇마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고,
마타이스 데 리트 통계로봇을 필요할 때 부르거나,고장 난 로봇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요인은 로봇이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과 로봇과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다.이 센터장은 ”만약 로봇이 편의점까지 가는 길이 너무 좁거나,사람이 로봇에게 제대로 거스름돈을 거슬러 주지 않는다면 로봇은 심부름을 성공적으로 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비유했다.
병원에 로봇을 도입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병원 환경은 늘 복잡하고 변화하는데,로봇 제조사들이 이런 환경까지 고려해 로봇을 제작하지 않기 때문이다.가령 붐비지 않는 밤 시간에 로봇이 병원 한 층의 경로를 모두 인식했다 하더라도,실제 낮에 일을 할 때는 원활하지 못할 수가 있다.외래환자와 보호자로 붐비거나,침대와 침구 등이 복도에 쌓여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심지어 6인실에서 환자들이 각 침대에 커튼만 둘러도 로봇은 갑자기 새로운 벽이 생겼다고 인지했다.
이 센터장은 로봇이 다닐 수 있는 경로와,로봇이 멈춰서 업무를 할 수 있는 공간마다 전용 스티커를 붙여 표시했다.사람이나 물건이 로봇이 가는 길을 막지 않도록 한 것이다.그 대신 사람이나 훨체어와 마주치면 로봇은 무조건 기다리도록 설계됐다.병원에서는 늘 환자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미연 한림대성심병원 커맨드센터장이 실외배송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업무를 마친 로봇은 스테이션으로 돌아가 스스로 충전을 시작한다./한림대성심병원 한림대성심병원은 로봇병원으로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지금까지는 로봇을 도입해 활용하는 데 힘을 쏟았다면 이제는 병원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스마트 로봇병원’모델을 다른 병원에 전파할 계획이다.
병원 맞춤형 소프트웨어는 로봇이 무선으로 엘리베이터나 자동문을 여닫고 목적지를 누르는 것처럼 병원 환경에 맞게 연동하는 것이다.병원에서는 어느 환자가 어느 병실에 입원했다는 사실도 개인정보가 될 수 있다.한림대성심병원은 로봇에게 실제 병동 병실 정보를 알려주지 않고 내장 지도에서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라는 식으로 명령을 내린다.
한림대성심병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소프트웨어 융합형 서비스 사업 모형(Xaas) 선도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그중 스마트 병원의 서비스 로봇 운영 선도모델을 개발하고 확산하는 사업을 맡았다.이 센터장은 “2022년부터 매년 성과보고회를 운영하며 다른 병원에 로봇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리고 있다”며 “로봇이 오면 사람의 행동과 동선도 달라져야 하는데 의료진 눈높이에서 가이드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앞으로 상위 10대 병원에 로봇 활용 기술을 확산할 계획이다.
한림대성심병원은 병원 로봇 서비스를 표준화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현재‘스마트 병원을 위한 병원 내 자율 살균·소독 로봇 국제 표준 개발’을 주제로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새로 도입할 로봇들을 시험하고 있다.로봇팔이 달려서 무선 프로그램 없이도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배송로봇‘집개미’와,외래 공간을 청소하는 로봇‘가우시안 SC50′ 등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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