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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부부 관련 '명태균 게이트' '건진법사 의혹' 수사 시험대
검찰 개혁 파도 넘으려면 수사력 입증해 지지 이끌어내야[편집자주] 영문자 로키(low key)는 최근 MZ세대들 사이에서 '솔직하되 감정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을 때' 쓰인다고 합니다.솔직하되 절제된 글을 쓰겠습니다. 검찰이 30일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초동 사저를 압수수색에 들어갔다.검찰은 김건희 여사에게 선물로 전달된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명품 가방 등의 의혹을 수사 중이다.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앞에 배치된 경찰 병력.2025.4.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21년 1월 검경 수사권 조정의 후속 조처로 출범했다.수사권 조정은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지휘권을 폐지하는 것이 골자다.이에 맞춰 경찰의 책임 수사를 강화하자는 것이 '경찰 수사 지휘 조직' 국수본 탄생의 배경이었다.
그러나 국수본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기 전까지는 그랬다.각 시도경찰청 광역수사단이 실질적으로 특수수사를 하고,경찰청 산하인 국수본은 형식적인 지휘만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국수본의 직접 수사부서이자 최정예 수사 조직인 중대범죄수사과(중수과)를 효율성 문제로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왔다.
국수본의 위상은 계엄 사태 수사 후 수직 상승한다.약 150명 규모의 국수본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는 중수과 인력이 대거 참여했다.특수단은 계엄 열흘 만에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청장을 구속했다.'셀프 수사' 우려를 불식하고자 제 살 깎아 먹는 것을 감수하며 수사한 것이다.조 청장과 김 전 청장은 계엄 당시 국회를 봉쇄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현재 재판받고 있다.
국수본 특수단은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도 집요하게 수사했다.특히 김 차장의 구속영장을 무려 네 차례나 신청했다.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해 방해) 등을 받고 있다.
그런데 검찰은 특수단의 3차 구속영장까지는 받아들이지 않고 불청구했다.이에 특수단은 서울고검에 영장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심의위는 예상을 깨고 '검찰이 특수단의 신청을 받아들여 법원에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론을 냈다.검찰 내부는 당연히 술렁였다.
이후 검찰은 경찰의 4차 구속영장을 받아들여 법원에 청구했다.법원이 검찰의 영장을 기각해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을 구속하지 못했지만 안방인 '고검'에서의 '영장 청구 적정 판단'은 검찰의 자존심을 구긴 사례로 남았다.
경찰 내부에선 검찰과 관련한 '웃픈' 얘기도 흘러나온다."경찰의 계엄 수사와 언론 브리핑,가렛 포커그거 다 검찰한테 배운 것이다."
실제로 경찰 수사관들은 구속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 추진 과정에서 검사들과 법리 적용을 논의하고 수사 방향을 협의한다.이때 검사들에게서 수사 방법론을 배웠다는 수사관들도 존재한다.일부 실무 수사관은 "수사에 대해 잘 모르는 경찰 간부들보다 평검사들이 더 낫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최근 검찰은 위기감을 넘어 망연자실한 분위기가 역력하다.조기 대선 이후 검찰이 수사권을 박탈당하고 기소만 하는 공소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이 같은 내용의 검찰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이는 검찰 개혁 시즌 1이었던 수사권 조정의 후속편 격이다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여파로 검찰에 대한 국민적 여론도 나빠지고 있다.'검찰권 남용 해소'라는 검찰 개혁의 취지를 모두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한국 검찰처럼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그것도 최상위 수준으로 행사하는 사례는 선진국에서 흔한 일이 아니다.독일 검찰도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지만 검찰청에 자체 수사 인력을 따로 두지 않고 경찰 수사 지휘에 초점을 맞춘다.
그럼에도 검찰이 직접 수사권을 계속 행사하겠다면,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하다.제대로 된 '수사(搜査)'로 검찰 수사권 유지의 당위성을 입증하는 것이다.그래야 '검찰 수사권 폐지는 시기상조다','반부패 등 전문 수사 분야에서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검찰의 입장에 힘이 실린다.
현재 검찰은 명태균 게이트와 건진법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모두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가 관련된 사건이다.최근에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수사도 전격 결정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과 정권 교체 가능성 등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늦게나마 재수사를 결정했다면 검찰은 어떠한 성역도 없이 명운을 걸고 수사해야 한다.그래야 검찰 수사권을 지키고 검찰 조직도 살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