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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세월을 백두산 품에 묻으며 산의 혼과 민족의 숨결을 사진에 담아낸 산악사진가 안승일 씨가 영면했다.
향년 80세.
‘백두산의 곰’으로 불리며 백두산의 사계절을 오롯이 몸으로 견뎌온 그는,생전 마지막까지 “혼이 담긴 사진만이 진짜다”라고 말하던 사진쟁이였다.
서울에서 태어난 안 씨는 중학교 시절 삼각산을 오르며 산과 사진에 빠져들었다.
건국대 원예학과를 중퇴하고 서라벌예대 사진과에 입학했으나 이내 산으로 돌아갔다.
광고 사진가로 충무로에서 성공을 거두었으나,마작 후로 판단1994년 백두산을 처음 마주한 순간,모든 것을 접고 그 산에 인생을 걸었다.
백두산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이도백하에 작업실을 꾸린 그는 20년을 백두산에서 살았다.
옛날 사진기에 필름을 넣는 아날로그 사진을 고집하며,영하 50도의 혹한 속에서도 장군봉과 청석봉,백운봉의 눈구덩이 속에서‘찰나의 한 컷’을 기다리며 동면하듯 지내기도 했다.
추석이면 백두산에서 홀로 명절을 보냈을 만큼 백두산은 그에게 인생 그 자체이기도 했다.
그가 찍은 백두산 사진은 단지 풍경을 담은 것이 아닌 민족의 정신과 분단의 아픔을 품은 기록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사진이 민족화합의 작은 다리가 되기를 바랐고,언젠가 백두산 사진을 들고 북녘 땅에 가 전시하는 것을 평생의 꿈으로 간직했던 안 씨.
고인은 떠났지만,그의 백두산은 지금도 살아서 말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송태순 씨와 아들 안형모 씨가 있으며,빈소는 서울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문의: 02-3410-3151).발인은 10일(토)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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