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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M&A]
작년말 매각 개시한 지 반년만에 입장 선회
‘유력 후보’MBK 매각 불발되자 원매자 실종
실적 우상향·미중 전쟁 수혜로 성장성 베팅
‘글로벌 1위’기업가치 올려 재매각 나설 듯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CJ제일제당(097950)이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전격 철회했다.지난해 11월 사업부 매각을 공식화한 지 반년만이다.5조원대 빅딜로 꼽히던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접은 표면적인 이유는 미·중 관세 전쟁 등 대외 환경 변화로 사업부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내부 판단이 꼽힌다.하지만 그 이면엔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 격차와 이를 좁히기 위한 회사 차원의 고도의 전략이 놓여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6조 몸값’바이오사업부 매각 돌연 철회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달 30일 “바이오사업부 매각 추진 보도와 관련해 당사는 바이오사업부 매각 계획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각 자문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바이오사업부 매각을 추진해왔다.올해 초 본입찰에 참여한 4~5곳 가운데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매각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거론된 바이오사업부 기업가치는 5조~6조원대다.지난 2023년 연간 EBITDA(상각전영업이익) 5259억원에 식품업계 평균 멀티플 7~8배를 적용한 수치다.지난해말부터 이어진 원·달러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내부적으론 최대 8조원까지 가능할 거란 전망도 나왔다.업황 변화에 민감한 바이오사업부 매각으로 실적과 재무 안정성 개선을 동시에 이룰 것으로 기대된 만큼 CJ제일제당의 매각 의지도 컸다.

이런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 매각을 전면 철회한 건 미중 관세 전쟁 등 대외 변수가 원인으로 꼽힌다.특히 저가 공세로 가격 경쟁력을 위협해 온 중국 업체들의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부과로‘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CJ제일제당엔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CJ제일제당은 글로벌 그린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에 공장이 있어 트럼프 정부의 관세에서도 자유롭다.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도 성장성에 베팅할 만한 부분이다.바이오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4조2095억원,영업이익 3376억원을 기록하며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모두 기여했다.특히 영업이익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전년(2513억원)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며 알짜 사업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셀렉타 매각도 철회…기업가치 재평가 기대

다만 IB업계에선 마땅한 원매자가 사라지면서 매각이 사실상 어려워져 철회했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연초부터 MBK파트너스와 이어오던 협상이 엎어지면서‘사줄만한’곳이 사라졌고,인터넷 도박 중독이후 인수협상(M&A) 동력이 꺾였다는 것이다.실제 국내 사모펀드 중에선 MBK파트너스를 제외하곤 바이오사업부 인수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결정했던 브라질 자회사 CJ셀렉타 지분 매각도 철회했다.당초 미국 곡물기업인 번지 자회사가 지난 2023년 총 4800억원 규모 CJ셀렉타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했으나,최근 양사가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이 해제된 것으로 확인됐다.CJ제일제당 측은 “거래 선행조건의 충족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며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경영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CJ제일제당의 매각 철회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유럽의 중국산 라이신 반덤핑 관세 부과로 바이오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유럽발 라이신 실적 확대와 대두 가격 안정화로 셀렉타 실적 전망치도 상향이 예상된다.향후 재무구조 개선 시 밸류에이션 상향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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