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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자동차 급발진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주택가 담벼락을 들이받고 급발진을 주장한 택시의 페달 블랙박스 영상이 최초로 공개돼 관심이 모아진다.영상에는 차량 결함이 아닌 페달 오조작에 따른 사고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 2월 27일 유엔 경제 위원회(UNECE) 주관의 페달오조작(ACPE) 전문가기술그룹 회의에 참석해 택시 운전사의 급발진 주장 사고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해당 자료는 현재 UNECE 홈페이지에도 게재돼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2일 오후 12시 52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주택가를 운행하던 전기택시가 담벼락을 들이받아 운전자가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65세 택시 운전기사는 “우회전 중 급발진으로 감속페달(브레이크)를 수차례 밟았으나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운전자가 사전에 장착해둔 페달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인한 결과 페달 오작동에 의한 사고임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자료에 따르면 운전자가 감속페달을 밟았다고 주장한 지점에서 차에 속도가 붙었고,타짜 슬롯이후 3초 동안 30m를 달리는 상황에서 급박하게 페달을 6번 밟았다.이후 일곱번째 페달을 밟은 후에는 발을 떼지 못해 119m를 내달린 뒤 충돌했다.충돌 직전의 차량 속도는 61km/h로 추정된다.영상 판독 결과 운전자가 밟은 것은 감속페달이 아니라 가속페달(엑셀)이었다.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해 자신이 밟은 페달이 가속페달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의도하지 않은 가속 현상이 일어나면 당황하지 말고 모든 페달에서 발을 떼어 볼 것을 조언한다.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전문가도 심리적으로 당황하면 페달을 오인할 수 있는 까닭이다.양발이 모두 페달을 밟고 있지 않은데도 속도가 올라간다면 급발진을 의심할 수 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가속 사고의 주 원인이 페달 오조작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UNECE는 지난달 차량에 ACPE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제 조항을 채택기로 했다.
실제로 ACPE를 상용화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전체 차량의 약 93%에 ACPE가 장착되면서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사고 및 사상자 수가 최근 10년 새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르면 내년 6월부터 모든 신차에 페달 오조작 급발진 억제 장치(PMPD)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PMPD는 차량 앞뒷면에 센서를 설치,타짜 슬롯장애물이 있는 환경에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았을 때 엔진 출력을 자동으로 줄여 의도치 않은 가속을 방지하는 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