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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스트 등 인수로 자산 1.4조↑
공정위 규제·3세 리더십 시험대수산업 중심 기업으로 성장해온 사조그룹이 올해 처음으로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지난해 식품 제조·유통사 7곳을 인수하며 자산총액 5조원을 넘어섰고,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 재계 88위에 이름을 올렸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40개 계열사에서 공정자산총액 5조2570억원을 기록했다.공정위는 매년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해 내부거래 공시 의무,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등을 적용하고 있다.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
식품 유통 계열사 인수…'종합식품그룹' 변신

사조그룹은 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오양,사조씨푸드 등 33개 식품·유통 계열사,푸른상호저축은행 등 금융 계열사 5곳,그리고 캐슬렉스 골프장 등 레저 자산 2곳을 보유하고 있다.그룹의 시작은 1971년 고(故) 주인용 회장이 설립한 사조산업(당시 시전사)이다.1973년 원양어업에 진출한 후 동원산업과 함께 국내 참치 어업을 이끈 기업으로 평가받는다.사조그룹은 1989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계기로 식품 가공,유통,축산으로 사업을 넓혀왔다.

지난해에는 식자재 유통사 푸디스트,전분당 제조사 사조씨피케이,윈플러스마트 계열 등 7개 식품 제조·유통사를 연이어 인수하며 자산을 약 1조4000억원 늘렸다.그 결과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은 5조4430억원,당기순이익은 1190억원을 기록했다.이번 인수로 사조그룹은 수산물 어획과 도축(사조산업)→가공(사조대림·사조오양)→유통·급식(푸디스트)으로 이어지는 식품 사업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수산 중심 기업'에서 '종합 식품 그룹'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외형 성장과 함께 지배구조는 '3세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주진우 회장의 장남 주지홍 부회장은 그룹 실질 지주사인 사조시스템즈 지분 57.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비상장사인 사조시스템즈가 상장사인 사조산업 지분 29.8%를 보유하고 있다.사조산업은 사조씨푸드,사조대림,사조오양 등 주요 계열사의 모회사 역할을 수행한다.이 구조는 '오너일가 →비상장 지주회사 →중간 지주 →사업회사'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피라미드형 수직 지배구조다.

지난해 인수된 푸디스트와 사조씨피케이도 각각 사조오양,사조대림을 통해 그룹 내부로 편입돼 지배라인에 자연스럽게 흡수됐다.푸디스트는 급식·기업 간 거래(B2B) 유통 채널을,사조씨피케이는 식품 가공의 핵심 원료인 전분당을 생산하며 그룹 내 핵심 공급망 역할을 맡고 있다.

피라미드형 지배구조,공정위 규제 가능성도

다만 이 같은 구조는 총수 일가 지배력이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점에서 잠재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사조씨푸드,사조대림,사조오양,꽃계열 토토푸디스트 등은 원재료 공급,위탁가공,유통 등에서 상호 내부거래를 하고 있으며,이익 구조는 결국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 사조시스템즈로 연결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총수일가가 지배력을 갖고 내부거래를 통해 수익을 집중시키는 구조는 일감 몰아주기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주 회장 또는 주 부회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할 경우,토토 전화번호 디시사조시스템즈처럼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와 그 계열사 간 거래는 사전 공시,외부 이사회 의결,제재 조치 등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된다.공정위는 유사한 구조의 기업들에 대해 내부거래 비중 축소,비상장 지배회사 정보공개 확대,총수 일가 사익 방지 등을 요구해왔다.

3세 경영의 성과와 리더십 검증도 남은 과제다.주 부회장은 사조시스템즈 지분율을 50.01%에서 57.32%로 늘리고,사조대림 지분도 장내 매수로 3.6%까지 끌어올리는 등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하지만 주력 계열사인 사조산업은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지난해 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매출액도 2022년 6600억원에서 2023년 6324억원 지난해 6352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이다.

이 때문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주진우 회장은 올해 사조산업 대표로 복귀했다.업계에서는 "주 부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시장 신뢰가 불안정한 가운데 주 회장이 직접 경영 안정화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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