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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후 첫 대화서 '성과'…
미중 경기침체 위기 내몰린 상황,
7년 전에도 합의한 후 지지부진…
"구조적 마찰,단시간 해결 어려워"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중 무역 회담 직후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로이터=뉴스1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 발발 후 첫 대화를 일정 성과를 거두며 마무리했다.공동성명에 따르면 앞으로 90일간 미국은 대중 관세율을 기존의 145%에서 30%로,중국은 대미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내리고,복불복 룰렛 사용법이 기간 추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시작일 뿐이지만 양측 모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입장이다.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보다 상대방에 던진 폭탄의 위력(관세율)이 월등했던 만큼,미중 모두 큰 피해를 보면서 대결 완화를 요구하는 대내외 압박도 강했던 결과다.다만 실제 의미 있는 '휴전'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지난 10~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협상을 마친 뒤 미국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중요한 무역 분야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했고,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예상보다 차이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중국의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도 이번 회담이 "건설적이었다"면서 양국이 "통상·경제협의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으며,후속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12일 발표한 공동성명을 시작으로 상호관세율 인하를 포함한 무역 협상 전반의 각론에 대한 협의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영국 페퍼스톤그룹의 마이클 브라운 수석 리서치 전략가는 "양국이 회담 결렬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려 회담 전부터 리스크를 줄이면서 협상의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로 "상대가 대화 원해" 명분 쌓은 이유 제네바 협상 이전부터 미중 양국은 서로 '상대국이 먼저 원했다'며 대화의 명분 쌓기에 골몰했는데,사실상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일단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서로에게 보냈다는 분석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로 미국이 부유해질 것"이라고,중국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지만 양측 모두 100%를 훌쩍 넘는 비현실적 관세를 장기간 지속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USTR 출신인 스티븐 올슨 으로 ISEAS-유소프 이샤크 연구소 연구원은 10일 영국 BBC 인터뷰에서 "(미중) 어느 쪽도 물러서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하지 않았다"면서도 "양국은 점점 더 불안해하는 시장과 기업,국내 유권자들에게 약간의 안도감을 제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올해 1분기 GDP(국내총생산)가 지난해 4분기 대비 0.3%(연율 기준) 감소했다고 밝혔다.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2.4%)과 비교해 급감했고,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컸던 2022년 1분기(-1%)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었다.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락 중이고,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미국 기업들도 더는 버티기 어렵다.예컨대 미 장난감협회의 설문조사에서 45% 이상의 기업은 "몇 주 또는 몇 달 내 폐업할 것"이라고 답했다.미국에서 판매되는 장난감의 80%가 중국산이기 때문이다.

중국도 출구 전략이 절실하다.10일 국가통계국에 따르면,중국의 생산자물가는 올 4월까지 31개월 연속,소비자물가는 3개월 연속 내림세였다.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도 디플레이션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커졌다.7일 중국 인민은행장이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p) 인하할 것"이라 밝혔고,단기정책금리도 0.1%p 낮추는 등 내수 진작을 위한 돈풀기에 나선 이유다.여러 중국 기업들도 고사 위기다.골드만삭스는 "중국 내 약 1000만~2000만명이 대미 수출산업에만 종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 1기 때도 "큰 진전" 얘기했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신화/뉴시스】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악화일로를 걷던 미중 무역갈등은 이날 회동을 통해 휴전으로 일단 봉합됐다.2018.12.02 제네바에서의 성공적인 첫 회담에도 미중 양국이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루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쟁점도 다양하다.미국이 대중국 관세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중국의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거래를 시작으로,각종 비관세 장벽 논란,이밖에 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 등 미중 협상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치외교적 변수도 수두룩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전례에 비춰보면,미국이 2018년 7월 관세전쟁의 버튼을 누른 뒤 5개월 후인 12월 초 G20(주요 20개국)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만나 "큰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두 정상의 만남으로 '빅딜'이 성사되는 듯했지만 미중 양국은 각종 '스몰딜'과 보복 조치를 반복했고,일부 관세를 유예 또는 인하하는 '1단계' 무역협정 체결은 2020년 1월에야 가능했다.이마저도 6월 미국에서 '파기 선언'이 나왔고,이후 정권 교체로 조 바이든 정부의 무역전쟁으로 이어졌다.

올슨 연구원은 "미·중 무역 관계를 괴롭히는 구조적 마찰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해결될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의 스콧 린시컴 연구원도 대화 개시는 긍정적인 신호지만 "협상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 NYT에 말했고,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밴드하우튼 이코노미스트도 양국 간 관세는 여전히 높다며 "협상의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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