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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동산 시장이 최근 서울 강남 3구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도 지역별 온도 차가 크고,지방은 오히려 하락세가 여전해서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집중도 심해지면서,비나빌라 등 서민들을 위한 주거 사다리가 무너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경제부 최광호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최 기자,부동산 시장이 한동안 침체돼 있었는데 최근 분위기가 좀 달라졌다면서요?

[기자]

네,비나최근 몇 년 사이와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읽힙니다.

제가 지난 주 문을 열었던 한 아파트의 견본주택에 다녀왔는데요.

평일 오전부터 외부에 줄이 늘어설 정도로 관심이 많은 모습이었습니다.

이곳은 강북에서 처음으로 3.3㎡당 분양가가 5천만 원을 넘어선 아파트 단지였습니다.

분양가가 높은 게 아니냐,비나이런 우려도 나왔었는데요.

하지만 현장에는 보시는 것처럼 방문객들이 제법 많았고,지난주 청약이 마감됐는데,비나경쟁률이 163대 1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공사비 상승의 여파로 강남은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7천 만원 선까지 올라가는 분위기라서,마포 지역에 5천 만원 선은 상대적으로 납득할 만한 거 아니냐,이런 판단을 한 걸로 보입니다.

당시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방문객 이야기 들어보시죠.

[이기홍/서울 서초구 : "가격이 비싼 것 같지만 그래도… (강남보다) 평수는 크지 않겠느냐 그거지."]

[앵커]

여기가 서울 마포라고 했죠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곳이잖아요.

다른 지역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최근 아파트 가격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주로 강남 3구와 말씀하신 마용성 지역이 이 흐름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내놓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전국의 흐름은 큰 변화가 없는데,서울은 지난 4월부터 오름세로 전환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도 강남 3구,그리고 이른바 마용성 지역의 상승세가 뚜렷하게 관측되는데요.

반면 노원,도봉,비나강북구는 가격에 별 변화가 없어 같은 서울 안에서도 온도 차가 큰 상황입니다.

서울 노원 지역의 공인중개사 얘기 들어보시죠.

[서울 노원구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강남은 뭐 많이 올랐다고 그러잖아요?회복했다고 그러는데,여기는 회복되지 않았어요."]

[앵커]

서울도 강남3구와 마용성 지역만 뜨고 있다는 건데 지방 상황은 더 차이가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방은 부동산 가격이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기준으로 서울은 전체적으로 0.2% 올랐는데,지방은 0.04% 하락했습니다.

아파트 거래량에서도 서울이 최근 5년 동월 평균 대비 40% 가까이 늘어난 반면,전국적으로는 회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줄었습니다.

서울 안에서도,전국적으로도 부동산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강대 대학원 권대중 교수 이야기입니다.

[권대중/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 "향후 인구 감소나 지역 쇠퇴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클 텐데도 불구하고,비나도심지 중심으로는 '공급부족 물량이 향후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 때문에…."]

여기에 최근 정치권에서 1주택자에 대해서는 종부세를 폐지해줘야 하는거 아니냐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이런 논의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쏠림 현상을 가속화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이처럼 아파트 가격은 들썩이는데,빌라 같은 주택들은 거래가 별로 없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요 지역 아파트들과 달리,빌라 등 다른 주택들의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팀이 서울 강서구의 한 빌라촌에 다녀왔는데,그곳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 이야기 먼저 들어보시죠.

[김영규/공인중개사 : "(매매가를) 내려도 매수자가 없다 이 말이에요.사려고 하는 사람이,매수자가 없어요.매수자가 나타나야 이거 가격 절충을 하고 그러는데…."]

빌라 거래가 이렇게 가라앉은 건 약 2년여 전에 터지기 시작한 '전세사기 사건'의 영향이 큽니다.

당시 피해자들이 주로 빌라 전세 계약자들에게 나왔던 만큼,빌라를 거래해도 될까 하는 우려가 여전한 겁니다.

잇따랐던 전세사기 사건은 빌라 전세는 물론 매매까지도 움츠러들게 했는데요.

일부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추진중인 곳에서는 그나마 집을 찾는 사람이 있긴 한데,그런 곳에서도 매물이 없는 상태라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은 관련 통계에서도 확인되는데요.

전체 주택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빌라 매매거래는 2022년 25%를 넘겼지만 전세사기 사건 이후 10% 포인트 넘게 급감했고,올해도 5월까지 15%를 밑돌고 있습니다.

[앵커]

전세든 매매든 아파트가 부담스러운 분들은 빌라 등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사기 사건도 있고,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이렇게 빌라를 찾는 사람들이 없다 보니까,빌라의 공급량 자체가 줄고 있다는 것도 우려스러운 지점입니다.

주택 인허가 물량을 보면,빌라의 인허가 비율이 지난해 3% 수준으로까지 떨어졌습니다.

새 빌라를 거의 만들지 않고 있다는 얘깁니다.

빌라는 서민들을 위한 주거 사다리라고도 불렸는데,이 사다리가 흔들리는 모양새입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의 이야기입니다.

[박원갑/KB부동산수석전문위원 : "서민들이 도시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인데요,이게 사라지게 되면 주거난이 심해질 뿐만 아니라 주거비 자체도 높아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달 말부터는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연장됐던 4년 전세 기간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어서 빌라 시장에는 역전세난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지금까지 최광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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