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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을 사거나 임차를 할 때 현장에 가서 직접 내부를 살펴보는 게 우리나라의 오랜 관행이었죠.그런데 최근 공인중개사협회에서 집을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별도의 '임장비'를 받겠다고 해서 논란입니다.집을 보려면 수고비를 내라는 건데,이 문제 경제부 서영일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서 기자,먼저 '임장'이 어떤 뜻인지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임장은 말그대로 "현장에 간다"는 뜻인데요,직접 발품을 팔며 현장을 둘러본다는 부동산 전문용어입니다.부동산 매물을 직접 둘러보는 건 예전부터 있었는데,최근 삼삼오오 모여 집을 보러다니는 이른바 '임장 크루'가 늘면서 이 단어가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앵커]
집을 살 의사가 없는 데도 보러다닌다는 건데,경마장 시작시간임장 크루가 요즘 왜 이렇게 늘어난 건가요?

[기자]
최근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는 2030세대가 늘면서 실제로 집을 사기보단 투자 공부나 시세 파악을 위해 같이 임장을 다니는 무리들이 생겼습니다.특히 1~2년새 서울 강남권이나 재건축 등 핵심지역 부동산을 둘러보는 임장 서비스 업체들도 등장했는데,온라인 상엔 한번에 8만~10만원 정도하는 '원데이 임장 클래스'부터 수십만원대 수업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앵커]
공인중개사들 입장에서는 매물을 보여주는데 상담이나 안내와 같은 노동과 서비스가 발생하니까,피망 홀덤 환전그에 따른 비용을 별도로 책정해서 받겠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애초에 집을 살 생각이 없는 임장 크루들이 반복해서 찾아오다보니 공인중개사들 입장에선 시간과 노력만 드는데다,정작 계약하겠다는 손님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박용진 / 위드부동산 대표
"아무래도 업무방해가 되죠.진짜 손님이 아닌 그런 구경하러 온 손님을 2-3시간씩 시간을 할애해서 집을 보여드리고.주말에 특히나 안 그래도 바빠죽겠는데 주말에 오셔가지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공인중개사협회도 임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임장비를 도입하면 '얌체 임장'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막은 될 수 있고,실구매자에 대한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을 거란 입장입니다.

[앵커]
하지만 집을 실제 사려는 사람 입장에선 내부를 직접 살펴보는 게 꼭 필요한 과정인데요.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기자]
실수요자들은 안그래도 중개수수료도 비싼데,집을 볼 때마다 임장비까지 내는 게 말이 되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일부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는 임장크루나 실수요자들을 분간할 수 없고,잘못하면 실수요자들을 놓칠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직거래가 활성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동작구 공인중개사
"(손님이) 하나만 보는 것도 많이 망설여질 것 같은데.그거 받는다고 하는 집보다 안 받는 집에 가지 않을까요?"

임장비는 공인중개사가 아니라 집을 보여주는 집주인이나 세입자에게 줘야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부동산 거래 시민
"일단 시간 잡는 게 어렵고 그 시간을 잡고 나서 이제 집을 청소를 해야 빨리 매물이 빠지기도 하니까.만약 임장비가 도입된다면 공인중개사가 아니라 세입자나 집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나누거나 해야지"

[앵커]
실제 도입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임장비를 도입하려면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해야 하고 법도 바꿔야 합니다.하지만 국토부도 무리라는 입장입니다.논란이 커지자,공인중개사협회는 당장 추진하겠다는 건 아니라며 한발 물러섰는데요,미국과 일본은 집을 보기 전에 매수 의향서와 함께 재무 상태를 보여주기도 하는데요.이런 제도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앵커]
외국 사례를 참고해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볼 수도 있겠네요.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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