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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술용 의료로봇은 단순한 수술 보조 장비를 넘어 다양한 외과 영역에서 의료진의 필수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5년 안에 로봇이 최고의 인간 외과 의사를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 기술 발전으로 수술 현장에서 로봇의 존재감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수술용 의료로봇의 로봇팔은 인간의 손보다 훨씬 작고 정교해 인간의 손이 닿기 힘든 곳까지 접근할 수 있다.수술 과정에서 다른 장기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해 환자의 회복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수술용 의료로봇이 수술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견이 이어지는 이유다.
수술용 의료로봇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점쳐지지만 국산 의료로봇의 점유율은 미미하다.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산 수술로봇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2% 수준에 불과하다.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한국은 의료진 술기 측면에선 주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로봇공학 기술력은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수술용 의료로봇 제품인 큐렉소의 큐비스조인트,창가의 토토 김난주미래컴퍼니의 레보아이 등의 국산 로봇 제품이 기능과 조작성에서 빠르게 발전했지만 여전히 글로벌 기준의 임상 데이터와 신뢰성 측면에선 선도 제품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큐렉소는 2021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추진 중이지만 강화된 사이버보안·내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산업 경쟁력이 로봇수술 술기 발전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데는 여러 원인이 거론된다.먼저 가격이 국산 로봇의 분명한 강점이지만 의료계의 선호를 끌어내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레보아이는 다빈치보다 수술 비용을 약 40% 줄일 수 있지만 의료계에선 가격 우위만으로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말한다.국내 한 대학병원 교수는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도 장기간의 임상 안정성 입증이 먼저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진의 숙련도도 국산 제품이 점유율을 높이기 어려운 요인 중 하나다.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면 별도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초기에는 수술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국내에선 일부 병원을 중심으로 국산 로봇 수술 교육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초기 사용에 대한 부담감이 높다.
제도적 진입장벽 역시 만만치 않다.국산 로봇이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 진입하려면 각국의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이 과정에서 기술적 보완은 물론 기업의 장기적 투자와 전략적 협업이 요구된다.
시장 선점의 어려움은 무엇보다 큰 장벽이다.다빈치 시리즈는 2000년대 초부터 시장을 선점해 수천 대 이상의 설치 기반과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축적했다.이미 많은 병원이 다빈치 시스템을 중심으로 인프라를 구축한 만큼 국산 로봇이 새롭게 진입하기엔 물리적·심리적 장벽이 높다는 분석이다.
의료용 수술로봇이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편 한국 의료진은 로봇수술 술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세브란스병원은 소아 환자 대상 신우성형술과 자궁내막암 환자에 대한 로봇 수술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김선한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의 로봇수술법은 인튜이티브사로부터 직장암 로봇수술 표준화작업의 기준으로 결정됐으며 김현구 고려대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단일공 흉부 로봇수술법도 전세계 표준수술법으로 인정받고 있다.학술 분야에서도 2025년 기준 연세대는 최근 10년간 국제학술지 '로봇수술지'에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한 기관으로 조사됐다.
여러 제약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점진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도 관측된다.큐렉소는 2023년 한 해 동안 88대를 판매하며 자체 연간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미래컴퍼니는 지난달 필리핀 식품의약품청으로부터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는 등 중동과 중남미 등으로 수출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의료계는 국산 로봇의 기술 수준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한다.그러면서도 제품이 실제 수술 현장의 도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층적인 검증과 신뢰 확보가 필요한 만큼 산업계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국내 비뇨기암 로봇수술 권위자인 한 대학병원 교수는 “최근 의료용 수술로봇은 크기를 줄이는 소형화나 정밀도 향상 등에서 글로벌 기업들도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이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선 산·학·연 전반의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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