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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이 증가 전환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23개월 연속 이어졌지만,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분석됐다.사진은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을 실은 차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헤럴드DB]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생각보다 더 강하고 광범위하게 시행될 걸로 예고가 되고 있다.관세 정책 영향들이 나타나면서 이제 경상수지가 줄어들 것”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경상수지 흑자가 23개월 연속 이어진 가장 큰 동력은 반도체 수출이다.2월 감소세를 보였던 반도체는 3월에 반등하며 규모가 10% 이상 증가했다.여기에 의약품 등 비정보통신(IT) 품목의 탄탄한 수출 흐름까지 겹쳐 3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키웠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4월에도 수출은 전반적으로 견조했으나,대(對)미를 중심으로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기 시작했다‘트럼프 관세’로 인한 그림자가 점차 짙어지면서 불확실성도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도 하향 조정될 것이 예고됐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91억4000만달러 흑자로 2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반도체 수출 규모가 1개월 만에 반등한 영향으로 풀이됐다.3월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6% 증가했다.

반도체 외에도 IT와 비IT 수출이 고루 좋은 모습을 나타냈다.컴퓨터주변기기(31.7%)·의약품(17.6%)·승용차(2.0%) 등에서 수출이 늘어났다.석유제품(-28.2%)과 철강제품(-4.9%)은 줄었다.지역별로 보면 동남아(11.0%),유럽연합(EU,9.8%),미국(2.3%)에서 호조를 보였지만 중국(-4.2%)에서 고전했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장은 “상품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전월보다 확대됐다”며 “고사양 반도체를 중심으로 해외 수요가 계속되면서 양호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는데,통관 실적을 보면 전체적으로 이러한 기조와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에도 전반적인 수출은 나쁘지 않은 흐름을 나타냈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582억1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3.7% 증가했다.이는 4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에 무역수지는 48억8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3월 무역수지 흑자도 약 49억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입단에서 경상수지를 크게 낮출 요인은 보이지 않았다.다만,레고 벳 토토계절적 요인으로 배당 지급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경상수지 흑자 폭 자체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신 국장은 “4월은 계절적으로 외국인 배당 지급이 증가하기 때문에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4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3월과 비슷한 규모이기 때문에 상품수지에서 큰 폭 흑자가 발생할 것이고 이에 흑자 규모는 좀 많이 줄어들더라도 흑자 자체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세 부과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 등은 불안 요인으로 지목됐다.신 국장은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생각보다 더 강하고 광범위하게 시행될 걸로 예고가 되고 있다”며 “관세 정책 영향들이 나타나면서 이제 경상수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의 대미 수출은 106억3000만달러로,전년 동월 대비 6.8% 감소했다.2월부터 3월까지 2개월 연속 상승했던 대미 수출 증가세가 꺾였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영향을 미쳤다.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3월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수입 자동차에 대해서도 25%의 품목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이런 관세 영향 등으로 4월 대미 수출은 이차전지,석유제품,무선통신기기 등 수출 증가에도 자동차,일반기계,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수출 감소로 뒷걸음질 쳤다.

최대 수출품 자동차의 4월 대미 수출은 25억1000만달러로,작년보다 16.6%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올해 1분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작년보다 11.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4월 들어 감소 폭이 더 확대됐다.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도 기존에 예고한 것처럼 큰 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 국장은 “경상수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던 부분과 관세 효과가 상충해 어느 정도로 낮아질지는 이번 달 발표되는 경제전망을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기존 한국은행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750억달러였다.작년 경상수지 흑자 990억달러보다 240억달러 적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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