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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중부경찰서,동남아 일대 마약조직과 연계 일당 검거해 34명 기소… 과자·속옷에 마약 숨겨
"마약 유통 과정에서 문제 일으키지 않을 것" 가족 담보로 '충성 서약'
온라인서 '고액 알바' 모집한다는 글 보고 스스로 마약조직원 지원
처음에는 국내 유통책 하다가 신용 얻으면 해외 나가 밀수책 되기도
마약 밀매 조직이 마약 유통책을 채용하면서 유통책 본인은 물론,해외축구 경기일정가족의 신상정보까지 요구하면서 일명 '충성서약'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마약조직에 넘겨진 정보는 태국이나 베트남 등 해외에 체류하는 조직 총책이 조직원들의 이탈을 막는 안전장치로 활용됐다.마약 배달 과정에서 사고가 생기면 해당 조직원의 가족 집에 마약을 배송한 뒤 즉시 경찰에 신고해 검거되게 하는 식이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20대 여성 A씨 등 86명을 검거하고,이 중 34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경찰이 확보한 영상에 따르면 A씨는 직접 카메라 앞에 본인의 신분증을 들고 서서 "안녕하세요.저는 ○○○입니다.만일 물건을 가지고 도망가거나 문제가 생길 시 제 신상과 저희 모든 가족의 신상을 마약 밀수에 사용하는 데 동의합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촬영된 '충성 맹세' 영상은 가족관계증명서,주민등록 등·초본 등과 함께 텔레그램을 통해 해외 총책에게 전송됐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고액 알바'를 모집한다는 등의 게시물을 보고 연락해 마약을 국내에 반입하거나 유통할 때마다 수백만원에서 수십만원을 받기로 한 뒤 본인은 물론 가족의 신상까지 마약 조직에 넘겼다.
고용된 이들은 대부분 20대 사회초년생으로,손쉽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스스로 범죄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필로폰 1.9㎏은 6만3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압수된 전체 마약은 유통가격으로 9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원들은 국내로 들여온 마약을 소량씩 유통하는 역할을 처음 맡다가,해외축구 경기일정마약 조직으로부터 신용을 얻으면 밀수책으로 승격되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반입된 마약은 총책의 텔레그램 지시 하에 각 유통책에게 전달됐다.총책과 유통책들은 직접적인 지시를 주고받는 대신 도매상과 소매상처럼 총책이 마약을 납품하면 유통책들이 이를 각자의 방법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한 유통책은 자신이 운영하는 피자가게로 마약을 배송받아 이를 인근 단란주점 등에 유통했고,또 다른 유통책은 전국 각지의 CCTV 없는 주택가를 찾아다니며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팔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지인이 필로폰을 투약한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들이 마약을 입수한 경로를 역추적해 올해 7월까지 집중 수사를 벌인 끝에 마약사범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해외에 있는 총책에 대한 추적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아직 적발되지 않은 국내 밀수 및 중간 판매 사범에 대한 추적도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가상화폐를 사용해 옮긴 범죄수익은 아직 특정되지 않아 범죄수익추적팀을 동원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SNS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는 대부분 범죄에 연루돼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