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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전국적 국민저항에 굴복해 증세법안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루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전국에 중계된 방송 연설에서 “국민이 (증세가 포함된) 2024년 재정법안과 관련된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크게 외치는 소리를 진지하게 듣고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그래서 2024년 재정법안에 서명하지 않기로 했으며,동북아 월드컵법안은 폐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밝힌 것이다.이에 따라 법안은 의회로 다시 보내져 폐기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처는 전날 케냐 의회가 재정법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전국적인 반대 시위로 적어도 22명이 숨지는 유혈사태가 벌어진 뒤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시위대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 증세 철회 및 루토 대통령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렬히 저항했다.일주일 넘게 이어온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루토 대통령이 사실상 무릎 꿇은 것이다.
루토 대통령은 이제 젊은이들과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거듭 유화책을 내놓았지만,동북아 월드컵언제 어떻게 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또 재정적자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대통령실부터 예산을 줄이는 등 긴축재정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리가티 가차구아 부통령은 시위를 주도해온 젊은 층을 향해 “더는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 시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의 이런 양보에도 일부에선 루토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한 활동가는 소셜미디어에 “오만함은 갔지만 거짓은 아직 남아있다”며 “그것으로 우리를 멈춰 세울 수 없다”고 적었다.다른 활동가들도 시위 관련 언급에 해시태그를 달며 “내일 또 보자”는 등의 말을 남기는 등 계획된 시위를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야당 의원인 칼론조 무시오카는 “많은 케냐 사람들이 죽고 고통받았다.이건 재정법안 문제를 넘어선 것”이라며 루토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