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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광' 김준구 대표,네이버웹툰 美 상장 주역
창작자 친화 생태계 구축…다량의 콘텐츠 확보
상장 후 IP 비즈니스 확대·플랫폼 고도화 주력
2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이자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오는 27일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주식 공모 가격 희망 범위는 주당 18~21달러로,이번 IPO(기업공개)를 통해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해 최대 3억1500만달러(약 43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공모가 상단 가격을 적용하면 상장 후 기업가치는 26억7000만달러(약 3조7000만원)로 추정된다.네이버웹툰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북미 시장 중심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사용할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을 추진할 수 있던 배경으로는 그간 구축한 글로벌 창작 생태계와 IP 벨류체인이 꼽힌다.좋은 작품을 발굴할 수 있는 작가친화적 생태계를 조성하고,탄생한 IP를 다각도로 활용해 작품의 수명과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 대표가 있었다.
김 대표는 서울대 응용화학부 졸업 후 2004년 27세 나이로 NHN(현 네이버)에 개발자로 입사했다.당시 네이버는 비포털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웹툰 사업을 막 시작하던 때였는데,아다라몰라이때 김 대표가 그 일을 하겠다고 손을 들었다고 한다.어릴 적부터 워낙 만화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소문난‘만화광’인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소장하는 만화책만 9000권에 달한다고 알려졌다.스스로‘덕업일치(좋아하는 분야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라고 칭할 정도로 만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그는 네이버웹툰 초기 서비스를 구축한 후 작품을 적극 발굴하고 나섰다.좋은 작품을 많이 보유해야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고,그래야 플랫폼으로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작가가 작품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웹툰 창작자 수익 모델인 PPS을 도입했다.원고료가 전부인 작가의 수익원을 작품 내 광고,유료분 판매,IP 사업 등으로 다각화했다.또,작가 희망생들이 오픈 플랫폼에 자유롭게 작품을 내걸고 독자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도전만화’시스템을 활성화했다.방대한 콘텐츠 수급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이후 국내에서 성공한 사업모델을 그대로 글로벌 시장에 이식해 웹툰 사업의 저변을 넓혔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150여 개국에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지난 1분기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억6900만명,보유 콘텐츠는 5500만개,크리에이터는 2400만명에 이른다.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 대표는 웹툰엔터테인먼트로부터 현금 보너스 3000만달러(약 416억원)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약 1만4815주를 받게 됐다.
상장 후 네이버웹툰은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네이버웹툰이 SEC에 신고한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지난해에만 1억448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창립 이래 쭉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글로벌 외연 확장을 위해 마케팅 비용은 꾸준히 증가했으나,아다라몰라국내를 제외하고는 아직 명확한 수익모델이 자리 잡지 못한 탓이다.
수익성 개선의 핵심은 IP 사업 확장이다.흥행 IP를 영화,드라마,게임,음원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또,흥행 IP를 번역해 타국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멀티웨이 크로스 보더 콘텐츠를 늘린다.글로벌 이용자에게 눈도장을 찍어 IP 2차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플랫폼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AI도 십분 활용한다.지난해부터 AI가 독자의 취향을 반영해 작품을 추천해주는‘AI 큐레이터’시스템을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적용하고 있다.네이버에 따르면 AI 큐레이터가 적용된 지역의 추천 작품 클릭 수는 약 30% 이상 늘었다.충성고객은 소액 과금 형태의 유료 작품 결제로도 이어질 수 있어 긍정적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은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중요한 장기 성장 과제로 삼아야 하는데,전사적인 비용 효율화 기조로 이를 달성하지 못했던 만큼 상장 이후 전략 변화와 그에 따른 성과 확인이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