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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식사·커뮤니티 자리잡은 분양형,중산층 시니어 '만족'
'도심 분양형' 실버주택 공급 늘리고 세대 통합형 도입해야[편집자주] '뉴스1 리포트'는 금융·산업·ICT 등 경제계의 주요 흐름을 심층 분석한 기사입니다‘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채워 나가겠습니다.
'스프랑카운티 자이' 단지 내부에 위치한 당구장(에스씨 제공).
(서울=뉴스1) 전준우 윤주현 기자 = 지난달 24일 찾은 경기도 용인의 '스프링카운티 자이'.용인경전철 동백역 바로 앞에 위치한 이 단지는 총 1345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만 60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분양형 실버주택이다.
이른 아침임에도 단지 내 당구장은 어르신들로 붐볐으며,탁구 복식게임에 열중한 입주민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커뮤니티 시설로는 당구장,탁구장,스크린골프장,영화관 등 다양한 여가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여행·인문학·가곡·공예 등 약 40개의 동호회가 활발히 운영 중이다.
100% 분양형 실버주택,60세 이상 중산층에 안정적 대안으로 부상
5년 전 서울 방배동에서 이곳으로 이주한 이재설 씨(80)는 "이사 후 몸과 마음이 훨씬 편안해졌다"며 건강이 회복된 근황을 전했다.
GS건설(006360)이 시공한 '스프링카운티 자이'는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분양형 실버주택 신규 공급이 금지되기 전 사업 승인을 받아,2019년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2000년대 중반 이후 도입된 분양형 실버타운 제도는 불법 전매와 투기 논란으로 2015년 폐지됐다.
이 아파트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100% 분양형 실버주택 사례로 평가받는다.단지의 성공 비결은 규모의 경제를 토대로 한 '운영 지속성'이다.하루 세 끼를 노인 임상영양사가 준비하는 메뉴별 음식으로 제공하고,
도박 대안치료월 약 70만~80만 원을(공급면적 30평형 기준) 내면 식비를 포함한 기본적인 헬스케어와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일반 고급 실버주택의 월 사용료(약 500만 원)에 비해 중산층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또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과의 협약을 통해 병원 내 전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으며,단지와 병원이 통로로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스프링카운티 자이'에서 열린 입주민 노래자랑.매년 열리고 있는 커뮤니티 행사로,러시안룰렛 총알입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에스씨 제공). 시행사 겸 운영사인 에스씨의 김영수 시설장은 "1345가구 대단지 규모 덕분에 실버주택 운영에 필요한 관리비용과 커뮤니티 사용료를 가구당 n분의 1로 부담하고 있어 경제적이다"며 "다른 실버주택보다 동일 서비스 대비 입주자의 비용 부담이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분양형 실버주택이 실패한 원인은 분양 수익에만 몰두하고 입주 이후 운영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며 "식사,의료,커뮤니티 등 장기적 운영 책임이 전제돼야 실버주택이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분양형 실버주택은 만 60세 미만에게는 매매나 임대가 불가능하다.오직 상속만으로 60세 미만의 자녀 소유로 등기가 가능하다.그렇다고 입주하거나 전입 신고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만 60세 이상자에게 임대할 수 있다.
현재 '스프링카운티 자이' 입주민의 75%는 분양 또는 매입한 실거주자이고,25%만 전월세이다.노년에도 '내 집 마련'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이 입증된다.
입주민 김 모 씨(69)는 "첫 입주 당시에는 분양가가 3억 원대였는데,현재 자산가치가 2배 이상 올랐다"며 "나중에 사정이 생기면 팔아도 되고,'내 집'이라는 생각에 더욱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분양형 규제 완화해야"…정부는 '혼합형 모델' 검토
건설업계는 실버주택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분양형 주택'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특히 도심지에 실버주택 수요가 많은 만큼 지방에만 한정하지 않고,다양한 공급 방식이 제도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영그룹의 부동산 관리 계열사인 에스엘플랫폼의 김덕원 상무는 "대다수 건설사와 시행사가 실버주택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 공감한다"면서도 "준공 후에도 운영비가 상당한 데 임대형만 가능하다 보니 부동산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감당하기도 벅찬 실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분양을 할 수 있게 해주되 식사와 헬스케어,
괴식 룰렛 추천커뮤니티 운영 등을 의무화하면 분양형 실버주택 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령자들도 가족과 멀리 떨어진 외딴 지방에 있는 실버주택보다 도심에서 계속 살아가길 원하고 있다.
박동현 전 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장은 "귀농했던 고령자가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는 등 실버주택은 기존 거주지와 멀지 않은 친숙한 곳에서 입주하기를 원하는 수요가 많다"며 "자식들과도 훨씬 가까운 데 살면서 주변 인프라도 갖춰져 있기 때문에 도심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7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팔달노인복지관에서 관내 어린이집 아이들이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있다.2024.5.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정부,'실버스테이' 시범 도입…"전면 분양은 부담"
정부도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실버주택의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점을 공감하고 있다.국토교통부는 지난해부터 중산층 고령자를 위한 20년 민간 임대 주택인 '실버스테이'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첫 사업지로는 경기 구리갈매역세권 B2블록 일대 3만 4593㎡ 부지에 전용면적 60~85㎡ 725가구 규모를 공급할 계획이다.우선협상대상자로는 우미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됐고,매매계약 체결 후 2027년 착공 목표로 추진한다.또 올해 하반기 실버스테이 약 600가구를 추가 공모할 예정이다.
다만 국토부는 업계가 요구하는 100% 분양형 실버주택을 재추진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2015년 법 개정 이전에 분양한 수도권 실버주택 중 상당수는 불법 전매와 식사·의료 등 서비스 중단 등으로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이다.대신 20년 민간임대인 실버스테이와 분양형을 혼합한 주거 모델 도입을 검토 중이다.
허경민 국토부 주거복지과장은 "중산층 고령자를 위한 실버주택은 민간 임대인 '실버스테이' 기반으로 점차 확산할 계획"이라며 "사업주의 니즈가 큰 만큼 실버스테이에 분양형도 혼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대 통합형 단지 강화해야…'사회적 연결망' 회복 중요
전문가들은 단순히 실버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세대 간 돌봄과 교류를 통해 사회적 연결망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실버스테이 1호 사업지인 경기도 구리갈매 역세권 단지도 725가구 중 346가구는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고,나머지는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단순히 같은 단지에서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고령자가 지역 사회에서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는 AIC(Aging In Community)를 고려한 주거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에서는 대학 내에 은퇴자 전용 단지가 조성돼 시니어가 젊은이들과 함께 대학 강의를 듣거나 은퇴자들의 학생 멘토링이 이뤄지는 등 세대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네덜란드 '휴먼타스' 요양시설에서는 대학생들이 고령자와 동거하며 무료로 방을 제공받는다.싱가포르의 '캄퐁 아드멀리티'는 3세대가 한 단지에 거주하며 의료,육아,교육,쇼핑까지 통합된 복합 커뮤니티를 실현한 사례다.
이선우 한국환경건축연구원 연구개발센터장은 "국내 실버주택은 서로 소통하고 사회적으로 교류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보다 주로 주거 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헬스케어와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친다"며 "단지 안에 청년,고령자,신혼부부가 함께 거주하며 각자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서로 간에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해야 한다"고 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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