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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8일(현지시간) 체코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사진=산업부 공동취재단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8일(현지시간) 체코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사진=산업부 공동취재단바라카 원전 추가 공사비를 둘러싼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간 분쟁이 국제 중재를 받게 된 것에 대해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국제 망신이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8일(현지시간) 체코에서 원전 등 각종 협약식을 마친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규모 플랜트 사업이 끝난 뒤 정산 금액이 작으면 서로 협의가 되지만 액수가 커지면 당사자들끼리 협의가 될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과 관련해 한전을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제소했다.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지만 원청인 한전이 이를 한수원에 제대로 정산하지 않았다는 이유다.한수원은 추가 발생한 비용이 약 10억달러(1조4000억원)로 보고 있다.

한수원은 한전의 100% 자회사다.집안 싸움을 국제중재법원까지 가져간 것이 국제 망신이라는 비판에 대해 황 사장은 오히려 정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그는 "협의를 위해 한전과 일부 합의한 것이 있는데 그게 잘 안 지켜졌다"며 "채권자(한수원) 입장에서 시간을 더 끌면 중재법원은 '채권자가 돈 받을 의지가 없구나'하고 볼 수 있고 이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상업적인 활동에서 이 정도 큰 규모의 프로젝트는 다 이런 절차를 거치게 돼 있다"며 "중재법원에서 이 사안을 다루는 동안 우리와 한전과의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사장은 체코와의 원전 사업 계약을 위해 체코를 방문했지만 경쟁사인 프랑스 전력공사(EDF)의 계약 중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최종 계약은 미뤄졌다.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은 체코 정부 등과 각종 산업·에너지·인프라 협력 등을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체코 원전이 저가 수주라는 지적에 대해 황 사장은 "경제성을 확보했다"며 "신한울 3·4호기 예산이 한 기당 6조5000억원 정도인데 체코 원전 사업에서 발표된 액수는 국내 사업보다 꽤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사업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를 헤징(위험회피)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고 혹시라도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체코전력공사와 어떻게 다시 나눌지에 대한 조치도 협상에 다 들어있다"며 "체코 정부 입장에서 우리가 제시한 가격이 본인들 시장에서 적정한가 아닌가를 봐야 하는 것이고 경제성이 맞다고 하면 계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체코 원전 수주를 바탕으로 유럽 원전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황 사장은 "2달 전에 노르웨이와 스웨덴에 다녀왔는데 여기는 굉장히 탄탄한 시행사가 지자체와 협의해서 부지를 몇 군데 정해두고 'SMR(소형모듈원자로) 지을 회사 오세요' 이런 식으로 하고 있다"며 "한수원은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아주 유력한 시행사들과 SMR 공급에 대한 MOU를 맺고 있는데 우리가 원전 사업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그 사람들은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체코 원전 최종 계약이 다소 지연된 것에 대해 황 사장은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체코 정부나 체코전력공사에서 대응을 준비하고 있고 우리도 나름대로 대응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일정에 조금 지연이 있지만 잘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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