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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업계 AIDC 기술 투자
AIDC 핵심은 전력공급 안정
일반 센터보다 전기소비 20배
中이 독식하는 LFP ESS에
LG엔솔·삼성SDI가 추격중
LS·HD현대,라스베가스 슬롯美 투자 나서
"배터리·전력망 원팀나서야" HD현대일렉트릭 신남원변전소 ESS 전경. 
"전력 산업 연구개발(R&D) 투자야말로 한국이 관세 전쟁을 극복하고 전 세계를 리딩할 수 있는 키가 될 것이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제2회 대한민국 리부팅 포럼)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핵심이 '데이터'에서 '전력'으로 옮겨가고 있다.생성형 AI의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책임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연료전지,변압기 같은 전력망 인프라스트럭처가 AI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전력기기 분야 주요 업체들은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AIDC)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현재 글로벌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중국에 맞서 ESS를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1만~2만㎾급이라면,AIDC는 20배에 달하는 20만~40만㎾에 이르는 전력이 필요하다.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 남는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활용하는 ESS가 필수다.
현재 ESS시장은 중국이 독식하고 있다.지난해 ESS 출하 글로벌 10위권 중 6곳이 중국 기업이다.중국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집중적으로 육성해온 것과 관련이 깊다.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화재 위험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어 ESS시장을 빨리 선점할 수 있었다"며 "한국이 주력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가격경쟁력이 높은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산 ESS에 156%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가 반등할 여지가 생겼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유럽·중국 등 글로벌 현지 ESS 생산라인을 확장하고 있다.최근 미국 미시간주에 17GWh(기가와트시)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 라인을 ESS 전용으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이다.삼성SDI는 올해 3월 미국 넥스트에라에너지와 약 4000억원 규모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SK온은 ESS 사업본부를 사장 직속으로 격상시키고,LFP 기반 파우치형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기존 전기차 라인의 일부를 ESS 셀 생산에 활용하는 전략도 검토 중이다.
김승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정책지원실장은 "미국이 대중관세를 부과하면서 현지에 나간 국내 3사로선 기회가 생긴 상황"이라며 "미국 시장을 발판으로 삼아 현지 점유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료전지도 AIDC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현실적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연료전지는 수소나 천연가스 같은 연료가 산소와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킬 때 나오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주는 장치다.
SK에코플랜트는 3세대 연료전지로 불리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발전소 사업에 뛰어들었다.국내에선 미국 블룸에너지와 협력해 연료전지 국산화도 시도하고 있다.두산퓨얼셀은 2세대 연료전지인 '인산형연료전지(PAFC)'를 양산하는 등 미래 AIDC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도 초고압 변압기,마작 앙커배전반,직류(DC) 전환 시스템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앞세워 북미·글로벌 데이터센터시장 공략에 나섰다.
업계에선 전력 인프라의 글로벌 수주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과감한 R&D 투자는 물론,각개전투보다 '원팀' 정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조민영 배터리산업협회 실장은 "AIDC 인프라 사업은 배터리사가 전력망 업계와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 경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업계 전반에 걸친 전방위적 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재범 기자 / 정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