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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수회가 뜬금없이 '대한민국 교육개혁 제안'을 내놓았다.왜곡된 입시 중심 교육,e.c.k. casino사교육 과열,학령인구 소멸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참혹하게 무너져버린 암울한 교육 문제를 당장 해결하지 못하면 국가의 미래 설계가 불가능해진다는 절박함에서 나서게 되었다고 한다.서울대의 모든 교수가 참여하는 교수회가 1960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내놓았다는 제안의 내용은 다소 뜬금없다.
내부 검토조차 충분히 거치지 않은 '초안'에서 드러난 교육 현실에 대한 문제 인식도 제한적이고,실패한 과거 개혁에 대한 깊은 반성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우리와는 사회적 환경이 전혀 다른 미국·독일의 낯선 제도를 베껴오자는 것이 고작이다.이미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과거의 실패를 무시한 억지
우리 교육이 성과와 입시를 중시하는 '서열화'와 겉으로만 그럴듯한 '수월성'의 덫에 걸려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렇다고 서울대와 지방거점국립대의 '공동학위제'가 대안이 될 수는 없다.제주대를 비롯한 10개 지방거점국립대의 학생이 서울대 교수의 지도를 받고,서울대의 전공 수업을 공유하겠다는 꿈은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과연 2300명의 서울대 교수가 지방거점국립대의 학생 중 어느 정도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부터 분명치 않다.
오늘날의 교통·통신이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공동학위제는 비현실적이다.지방거점국립대의 광역화 캠퍼스를 정리하는 일이 훨씬 더 시급한 과제다.겉으로는 서열화 타파를 외치지만 사실은 서울대의 '이름값'으로 지방대 학생들을 달래보겠다는 유치한 발상이다.국립대보다 훨씬 더 많은 학생이 다니는 지방 사립대에 대한 대책도 빠졌다.결국 서울대교수회가 구상한 서울대 중심의 '공동학위제'는 참여정부의 '서울대 폐지론'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대학의 '무전공' 확대 제안도 황당하다.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전공을 구분하지 않는 '무전공'을 '열린전공'으로 부른다고 사정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사실 무전공 선발이 새로운 것도 아니다.1970년대의 계열별 모집도 실패했고,10여년 전에 처음 도입한 자유전공도 제대로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다.
학생과 교수가 모두 무전공을 원하지 않는다.실제로 무전공 선발의 경쟁률은 대학의 평균 경쟁률보다 낮고,무료 베팅 보증금 없음 888무전공 모집 단위의 중도 탈락률도 일반학과의 2배나 된다.학생의 입장에서 무전공 입학은 소속감이 떨어지고,학과의 서열화에 의한 추가 경쟁도 부담이다.안정적인 학과 운영이 불가능한 비인기 학과의 교수도 무전공을 반기지 않는다.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작년에 밀어붙였던 무전공 확대 정책에 대학이 거세게 반발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수능을 미국의 SAT(대학입학자격시험)식으로 한 해 서너 차례 치르자는 제안도 비현실적이다.'단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달라지는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핑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실제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처음 도입했던 1993년의 수능을 8월과 11월에 2차례나 실시했을 때의 핑계와 똑같았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11월의 두 번째 수능은 무의미한 낭비로 끝나고 말았다는 실패의 경험은 외면하고 똑같은 핑계를 반복하는 제안은 의미가 없다.더욱이 정상적인 교육과정은 포기하고 1년 내내 수능에만 매달리게 만드는 제도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그렇지 않아도 '내신'이라는 족쇄 탓에 방황의 자유를 잃어버린 학생들이다.
문제은행식 출제를 강화하면 미국 SAT식 수능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어처구니없는 탁상공론이다.수능이 끝나자마자 시험지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우리 현실에서 난이도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SAT식 출제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해마다 널뛰듯 출렁거리는 수능의 난이도 조절 문제로 교육부가 골치를 썩이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한계에 도달한 현재 수능을 폐지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5지선다의 객관식 수능은 과거 '학력고사'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짝퉁'이다.사범대의 극단적인 교과이기주의 때문에 응시생의 대학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범교과적 출제도 폐지해버린 상황이다.수많은 선택 과목 사이의 난이도를 보정한다는 핑계로 도입한 '표준변환점수'로 수험생을 기만하는 일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과목별 평균점수로 난이도를 추정해야 하는 현실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무의미한 학제 개편 요구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합쳐서 6년제로 개편하자는 제안도 황당하다.일부 고등학교의 입시 때문에 발생하는 사교육 수요가 문제라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이명박 정부에서 밀어붙였던 '고등학교 다양화 정책'을 적절하게 손보면 될 일이다.박정희 시대의 획일적인 평준화가 정말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통합하는 학제 개편은 우리 사회가 물리적으로 도무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전국의 3200여개 중학교와 2400여개 고등학교의 시설을 통합해야 하고,교사의 전면적인 재교육·재배치도 필요하다.천문학적 사회적 비용을 마련해야 하고,건 레이크 온라인 카지노 프로모션적어도 6년의 혼란을 감수해야 한다.그런데 뚜렷한 명분이 없다.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통합한다고 서열화와 사교육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통합된 중등학교의 교육을 적성 발굴을 위한 '전기'(4년)와 대학 및 사회적응을 위한 '후기'(2년)로 나눠서 맞춤형 인재를 길러내자는 주장도 터무니없다.독일식 김나지움이 기업의 구인난을 해결해주고,커피 토토모든 학생을 사교육의 늪에서 구해줄 것이라는 주장은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는 서생(書生)의 순진한 발상일 뿐이다.
독일식의 진로 교육은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는 우리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더욱이 상업고등학교와 공업고등학교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대학교수가 '후기'의 진로 지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어처구니없는 것이다.대학교수가 만능일 수는 없다.대학에서의 교육·연구·봉사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해서 '철밥통'이라고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 오늘날 대학교수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마저도 내팽개치고 실사구시(實事求是)를 핑계로 대선판을 기웃거리는 '폴리페서'도 볼썽사나운 형편이다.대학의 교육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대학교수가 중·고등학교 학생의 교육을 넘볼 이유가 없다.중·고등학생의 교육은 교사에게 맡기는 것이 순리다.
서울대교수회가 '대한민국 교육개혁'이라고 요란하게 포장한 제안이 사실은 내부 검토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초안'이라고 한다."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내부 토론을 거쳐 확정하는 최종안을 각 정당의 대선 주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라는 교수회 회장의 주장은 낯 뜨거운 것이다.대선 후보의 관심을 끌기 위해 허겁지겁 뿌리는 떡밥이라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밀실에서 가동하는 대선 캠프가 어설프게 급조한 '대선 공약'에서 시작되는 정치적 혼란에 신물이 날 지경이다.4대강·녹색경제·창조경제·탈원전·조기입학·유보통합이 모두 대선 공약에서 시작된 낭비적 논란이었다.그동안 정말 참혹하게 무너져버린 교직 붕괴도 외면하고 침묵했던 서울대교수회까지 나서야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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