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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관례 깨고 자체 통역사 고용 안해…"실제로 무슨 말 했는지 몰라"

4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
[스푸트니크 연합뉴스 자료사진.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차례 회동하는 동안 자체 통역사를 두지 않고 크렘린궁 측의 통역사에 의존했다고 미 NBC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는 관련 내용을 알고 있는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는 오랜 외교 관례를 깬 것으로,위트코프 특사가 푸틴 대통령이 한 말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회담에서 그에게 실제 불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종전을 놓고 러시아와의 협상에 참여해 온 위트코프는 지난 2월 11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데 이어 3월 13일과 4월 11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몇시간 동안 만났다.

한 서방 당국자는 위트코프가 러시아의 통역을 썼다며 "그들이 러시아어로 서로 어떤 대화를 나누더라도,위트코프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전직 부동산 재벌이자 암호화폐 사업가인 위트코프는 러시아어를 하지 못한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짧은 회동 영상을 보면 위트코프가 혼자 방에 들어와 푸틴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위트코프 곁에 그와 동반한 보좌관이나 전문가는 보이지 않는다고 NBC는 전했다.

테이블에서 한 여성이 위트코프 옆에 앉자 그는 "통역?대사관에서 온 거요?오케이."라고 말한다.

위트코프 측과 백악관 측은 이 여성의 신원에 대한 NBC의 문의에 응하지 않았다.

전직 외교관들은 그가 크렘린궁의 통역사에 의존함으로써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에 담긴 미묘한 뉘앙스를 놓치고,자신에게 전달된 내용들을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주러시아 미국 대사 마이클 맥폴은 크렘린궁의 통역을 쓰는 것은 "매우 나쁜 생각"이라며 위트코프에게 "실질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러시아어를 할 줄 알고,올토토닷컴똑같은 회의에서 크렘린궁의 통역과 미국 통역을 들어봤다.언어가 전혀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맥폴 전 대사는 "내가 참석한 모든 회의가 끝날 때마다 통역사한테 보고를 받고 우리가 모든 내용을 정확히 들었는지,멤콘(memcon·비공식 회담용 메모)을 정확하게 했는지 확인한다.러시아 관계자를 써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회동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없으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 등 정부 내 다른 고위 당국자들이 관련 내용을 진전시키려 할 때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위트코프는 우크라이나 전쟁뿐만 아니라 가자 전쟁,이란 핵 협상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복수의 서방 당국자들은 그가 러시아로 갈 때 이용한 항공기에 보안용 정부 통신 시스템이 장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위트코프는 그러나 항공기 탑승 전 미 대사관에서 걸려 온 민감한 전화 통화를 했으며,보안 휴대전화도 갖고 있었다고 이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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