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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달리 中 “마찰 불가피하나 협력” 미묘한 온도차
90일 한시적 관세 인하지만 기대 한참 웃돌아 '환호'
글로벌 증시·환율·원자재 급등…위험자산 선호 자극
희토류·펜타닐 등‘추가 협상’과제…신중론도 여전[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중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을 통해 상호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2일(현지시간) 중국과의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25%에서 10%로 각각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이 조치는 오는 14일부터 90일 동안 유지된다.
비록 한시적 조치이나 시장에선 “기대를 완전히 뛰어넘었다”며 환호했다.당초 시장에선 최대 45%의 인하폭을 예상했다.역대급 관세 인하로 무역전쟁도‘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스콧 베센트(오른쪽)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AFP) 
美와 달리 中 “마찰 불가피하나 협력” 미묘한 온도차
이번 합의는 지난 10~11일 이틀간 제네바에서 진행된 마라톤 협상 끝에 도출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양국 간 직접 협상인 데다,미국이 다른 국가들과도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추진돼 전 세계 이목이 쏠렸다.
예상보다 낙관적인 협상 결과가 나오고 양국 모두 “실질적 진전”과 “중요한 첫 걸음”을 강조했지만,구체적 합의 내용과 향후 이행 방안에 있어선 미국과 중국 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미국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베센트 장관은 “양국 모두 자국의 이익을 잘 대변했으며,균형 잡힌 무역을 향한 공통의 관심사를 확인했다”며 “미중 어느 쪽도 디커플링도 무역 봉쇄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관세 인하가 무역적자 해소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 상품에 더 개방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어 대표 역시 “생각보다 빨리 합의에 도달했다”며 “양국 간 이견이 예상만큼 크지 않았다”고 자평했다.두 사람은 또 앞으로도 협의를 이어갈 공식 메커니즘을 구축할 것이라며,추가 협상에선 지적재산권·국영기업 등 핵심 이슈를 계속 압박할 방침을 밝혔다.
반면 중국은 양국 간 차이와 마찰은 불가피하지만 상호 협력의 틀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중국 외교부와 관영매체는 “통상·경제 협력의 메커니즘 구축과 협력 분야 확대”를 강조하면서도 구체적 합의 내용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외교부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공동성명에 모든 내용이 담겼다”며 말을 아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환호…증시·환율·원자재 급등
글로벌 금융시장은 환호했다.양국이 유예기간 동안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만큼 실질적인 무역 정상화와 공급망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이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누그러뜨리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은 2.7% 올랐고,나스닥과 다우존스 선물은 각각 3.5%,2% 상승했다.홍콩 항셍지수(3.4%),일본 닛케이225 선물(1.3%),유럽 STOXX600(1.2%) 등 다른 주요 증시도 일제히 뛰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 상승했고,중국 위안화 가치도 7.21위안으로 0.5% 강세를 보였다.반면 일본 엔화(-1.6%),스위스프랑화(-1.5%),유로화(-0.8%)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2.8% 하락했고,국제유가(브렌트유)는 배럴당 65.71달러로 2.8% 올랐다.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06%포인트 상승해 4.44%를 기록했다.
타이 후이 JP모건 아·태 수석시장전략가는 “관세 인하 폭이 시장 예상보다 훨씬 크다.양국 모두 관세가 글로벌 성장에 미치는 현실을 인식했고,협상이 최선임을 인정한 결과”라며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커비 노스스타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양국 협상 분위기가 대립이 아닌 협력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투자자들은 추가 세부 내용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거들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스위스와의 양자 회담에 참석한 허리펑 중국 부총리의 모습.(사진=AFP) 
희토류·펜타닐 등‘추가 협상’과제…신중론도 여전
하지만 신중론도 여전하다.이번 합의가 90일 간의 한시적 조치인 데다,추가 협상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어서다.트럼프 집권 1기였던 2018년 무역전쟁 당시에도 양측이 일시적 휴전에 합의했다가,협상 결렬로 추가 관세와 긴장 고조가 반복된 바 있다.
크리스 터너 ING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빠르고 큰 폭의 관세 인하”라면서도 “무역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이번 조치는 첫걸음일 뿐”이라고 경계했다.
아울러 이번 합의에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미국의‘소액 면세’(de minimis) 폐지,펜타닐 등 비관세 장벽에 대한 논의는 포함되지 않았다.또한 중국은 올해 부과된 모든 관세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중국 롤 아시안게임 로스터미국은 무역적자 축소 등 자국 우선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겐나디 골드버그 TD증권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도 “시장 기대치가 실제 진전보다 앞서가고 있다.단기 반등 이후 실질적 이행 여부에 따라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며 시장 과열을 경고했다.
결국 양국이 실질적 무역 정상화와 공급망 안정,글로벌 경제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려면 세부 이행방안과 상호 신뢰 구축이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클라우디오 이리고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여전히 가장 어려운 협상 파트너다.진전은 긍정적이지만,근본적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