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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 땐 마땅한 대응 방안 없어 국제사회 긴장
유엔 사무총장 “양국,군사충돌 감당 어렵다”
美 트럼프도 “충돌 빨리 끝났으면 한다” 입장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사실상 핵보유국’인도와 파키스탄이 7일(현지시간)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는 등 6년 만의 무력충돌이 발생하자 국제사회가 이들의 전면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양국 영유권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지난달 22일 발생한 총기 테러 사건 후 10일 넘게 긴장이 고조되다가 벌어진 이번 국지성 충돌은 미사일와 전투기를 동원한 대규모 충돌이다.
2019년 무력 충돌 당시 전면전 직전 멈춰선 양국이 이번에도 자제력을 발휘할 것으로 평가된다.하지만,이들이 전면전으로 확전한다 해도 국제사회가 이를 제지할 뚜렷한 방안이 없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의 충돌이 빨리 끝났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세계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적 대립을 감당할 수 없다”며 양국 모두에 군사적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양국간 대규모 전면전 확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사실상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이 일정 수준 이상의 확전을 막는‘심리적 억제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자칫 서로 도발 수위를 높이다가 어느 한쪽이 이성을 잃은 판단을 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비공인 핵보유국’6년 전도 전면전 앞서 멈춰=국제사회 승인 없이 핵무기를 보유한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스라엘 등과 함께‘비공인 핵보유국’또는‘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불린다.
미국,중국,네이버 앱 캠페인 영상 메인 슬로건러시아,영국,프랑스 등 국제법적으로 핵무기 개발과 보유가 허용되는 5개국을 부르는‘핵보유국’과는 다르지만 이들도 엄연한 핵보유국으로 유사시 핵 버튼을 누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상태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대외 부채에 시달리다가 코로나19 사태와 2022년 대홍수 등으로 최악의 경제난에 빠진 상태다.
이러한 파키스탄의 어려운 경제 상황도 전면전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하지만 해석에 따라 파키스탄이 막다른 길에 몰릴 경우 위험한 선택을 할 여지 또한 남아 있다.
인도는 지난해 3차례 연임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 입장에서 전면전을 일으킬 정도로 정치적 도박에 나설 이유 또한 없는 상태다.
모디 총리는 오히려 이번 파키스탄과의 무력 충돌을 빨리 마무리한 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따른 경제적 충격 회복에 더 신경 써야 할 입장이다.
다만 모디 총리가 이끄는 여당 인도국민당(BJP)은 지난 총선에서 예상과 달리 단독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한데다 이번 테러로 인해 카슈미르를 관광지로 본격 육성하겠다던 정책도 타격을 입었다.
모디 총리로서는‘파키스탄에 대한 보복 공격’을 주장하는 극우 지지세력 등 자국 내 여론을 고려해 국지적 군사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인도와 파키스탄이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카슈미르 실질 통제선 일대에서 소규모 포격이나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는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 나라의 틀어진 관계는 꽤 깊은 연원을 갖고 있다.
▶1947년 英식민 지배서 독립 후 카슈미르 영유권 놓고 끝없는 분쟁=인도가 1947년 8월 영국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갈라졌고,파키스탄은 몇 달 뒤 카슈미르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벌였다.
카슈미르 내 다수인 무슬림은 파키스탄으로 편입되기를 원했지만,소수이자 힌두교도였던 지도층은 인도 편입을 결정했다.이에 양국의 갈등이 시작됐다.
1949년 유엔이 개입해 휴전선을 설정할 때까지 두 나라의 전투는 한동안 이어졌다.
첫 전쟁 후 10년 넘게 잠잠하던 두 나라는 1965년 재차 충돌했다.카슈미르를 놓고 벌어진 2차 전쟁은 1년 뒤 소련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맺으면서 끝났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71년 동파키스탄(현 방글라데시) 독립 문제로 3차 전쟁을 벌였다.이듬해 설정된 사실상 국경선인 실질 통제선(LoC)을 따라 카슈미르는 인도령과 파키스탄령으로 쪼개졌다.
이후 1980년대는 두 나라가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며 군사력을 키운 시기였다.미사일 개발 경쟁도 하며 서로 엎치락뒤치락했다.
경쟁적으로 지하 핵실험을 한 1998년까지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큰 군사 충돌은 없다가 1999년 5월 또 다시 서로 총을 겨눴다.
파키스탄 무장세력이 인도령 카길 지역을 침공했고,양국 모두 핵실험에 성공한 직후여서 국제사회는‘핵전쟁’공포에 떨었다.
2008년에는 민간인과 군인 등 180여명이 숨진 뭄바이 테러의 배후를 놓고 두 나라는 다시 대립했고,주 용의자가 파키스탄 테러단체의 지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양국의 가장 최근 충돌은 2019년 2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경찰관 40여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벌어졌다.
인도 공군기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내‘테러 조직 캠프’를 공습하자 파키스탄 공군은 다음날 인도 공군기 2대를 격추하면서 당시에도 전면전 우려가 컸다.
6년 만인 지난달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재차 총기 테러 사건이 발생했고,인도는 테러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면서 일촉즉발 긴장 상태가 계속됐다.
지난달 22일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 총기 테러가 발생해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이를 계기로 다시 실질 통제선을 사이에 두고 12일 연속 소규모 교전을 이어오던 두 나라는 결국 이날 서로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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