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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2차 투표 끝 선출된 메르츠 총리
대연정 정치적 취약성 드러나…관세·이민등 난제[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6일(현지시간) 두 번의 투표 끝에 독일 총리에 선출됐다.가까스로 취임한 메르츠 총리는 불안정한 국내 정치적 기반을 딛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에 맞서 독일 경제를 구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독일 베를린 총리관저에서 6일(현지시간) 열린 이임식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오른쪽) 신임 총리와 올라프 숄츠 전 총리가 직원들로부터 받은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AFP) ◇2차 투표 끝 겨우 총리 선출…2차 대전 이후 처음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메르츠 대표는 이날 독일 연방하원에서 실시된 2차 투표에서 총 630표 가운데 325표를 받아 새 총리에 선출됐다.앞서 진행된 1차 투표에서는 310표를 받아 과반에 미치지 못하면서 총리 선출에 실패했다.
1949년 독일 연방공화국 성립 이후 총리 인준 찬반 투표에서 후보가 낙마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지금까지 독일 총리 인준 찬반 투표는 집권당 또는 연정의 사전 합의를 형식적으로 확인하는 자리였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 2월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CSU)의 보수파 연합 대표로 연방 선거에서 승리한 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과 대연정에 나섰다.하지만 그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의원들 가운데 18명이 1차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1차 투표 낙마로 메르츠 총리의 정치적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연립 정부는 출범부터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신임 총리가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중요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예상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워싱턴포스트(WP)도 “그는 취임 전부터 인기 없는 정치인으로 평가받았다”며 “1차 투표 실패는 정치적 입지를 더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경제 위기에 트럼프 관세까지…이민도 난제
메르츠 총리는 대내외적으로 산적한 과제를 안게 됐다.독일 경제는 2023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역성장을 거듭했다.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독일은 직격탄을 맞았다.독일은 금액 기준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카지노 익스폭스바겐 등은 미국 내 수요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독일은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미국과 무역 협상을 추진하고 있지만,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기조에 막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며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지만,자국 방어에 미국만큼 기여하지 않는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민 문제도 골칫거리다.지난 2월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독일 응답자 2591명 가운데 81%가 지난 10년 동안 독일이 이민자를 지나치게 많이 받았다고 응답했으며,55%는 이민이 독일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이민 정책을 두고 CSU와 SPD의 노선이 갈리면서 대연정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反) 이민’정서는 최근 독일 정보기관이 극우 단체로 지정한 AfD(독일을 위한 대안당)의 지지율을 높이는 데 한 몫하고 있다.AfD는 지난 2월 총선에서 제1 야당으로 올라섰다.최근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AfD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자 메르츠 총리는 이날 취임 직후 “미국 정부가 독일 내정에 대해 거리를 두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