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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동 현대 기아차 본사 건물 [이충우 기자]현대차그룹이 공급망 관리 대상 핵심 광물을 20여 개로 늘려서 통합 관리하기로 했다.특히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인 리튬,슬롯 홀덤 바니켈,흑연 등을 핵심 광물에 포함시켜서 선진국의 환경·인권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주요 협력사들에 리튬,니켈,흑연,구리 등‘책임광물’의 원산지와 채굴 광산 등을 파악해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부터‘현대자동차·기아 분쟁광물 관리 보고서’를 통해 그룹에서 사용하는 광물의 채굴과 유통 과정에서 환경과 인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분쟁광물이란 아프리카 10개국(콩코민주공화국 및 인접국가)을 포함한 분쟁지역에서 인권 침해,환경 파괴 등 비윤리적인 과정을 통해 채굴되고 유통되는 광물을 뜻한다.

흔히‘3TG’로 불리는 주석·탄탈륨·텅스텐·금이 분쟁광물에 해당한다.책임광물은 분쟁광물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채굴 과정에서 사회적 책무로서 관리가 필요한 광물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협력업체들이 분쟁광물을 부품 제조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다”며 “이에 더해 올해부터는 관리 범위를 책임광물까지 넓힌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동안 현대차그룹은 분쟁광물 4종과 코발트 등 광물 5종에 대해 관리해왔다.앞으로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관리 대상 광물을 20여 종으로 확대하고 관리 대상 협력 업체도 크게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관리 대상에 추가로 포함된 리튬,니켈,흑연 등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들이다.전기차 판매량이 늘며 이들 광물의 사용량이 많아지자 ESG 경영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리튬·니켈 관리에 나선 것이다.

비정부기구(NGO)인 국제엠네스티는 2015년 책임광물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지적하는‘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 미국 기업들이 분쟁광물 보고의 겉만 훑는 방법’이라는 리포트를 발간했다.이후 분쟁·책임광물 관련 활동과 보고서 발간을 전개하며 글로벌 시장 전반에 요구되는 광물 관리의 기준을 까다롭게 높였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국제엠네스티가 발간한 보고서의‘인권실사 정책 부문’에서 90점 만점 중 21점을 기록하며 BYD,미쓰비시,닛산,포드 등 평가 대상 전기차 제조 기업 13곳 가운데 11위에 그쳤다.당시 국제엠네스티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인권 실사 정책을 국제인권 프레임워크에서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현대차 [EPA = 연합뉴스]환경과 인권에 대한 규제 움직임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조선희 법무법인 DLG 변호사는 이날 대한상의 콘퍼런스에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권실사 법제화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며 “수출 중심 한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기업의 인권경영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22년부터 발효된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에 따라 중국 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 강제노동과 무관함을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한 제재를 시작했다.유럽연합(EU)은 2024년 강제노동 결부상품 수입금지 규정을 채택해 강제노동 사용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대상으로 회원국이 조사·관리할 것을 요구한다.

송시현 법무법인 정진 변호사는“해외에서는 인권경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기업들에 대한 소송이 늘면서 강제노동 등 인권문제를 외면하는 기업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패널토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산업현장에서의 인권은 기업이 당연히 지켜야할 의무”라며 “기업과 인권은 분리될 수 없는 어젠다인 만큼 기업 현장에서 예측가능한 인권 리스크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인권 관련 규제로 우리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게 정부,국회,기업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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