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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연애 예능‘너의 연애’출연진에
온라인 괴롭힘 이어지자 연대 서명 5천여명
여성·성소수자단체 “괴롭힘 멈춰라”
‘국내 최초 레즈비언 연애 예능’을 표방한 방송 프로그램‘너의 연애’가 출연진 이력 논란 등으로 결방한 가운데,출연진을 향한 온라인 괴롭힘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에 5천명이 넘는 이들이 참여했다.여성·성소수자 단체들도 “출연자에 대한 집단적 공격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지난달 25일 오티티(OTT) 웨이브는‘너의 연애’1~2화를 공개하며 출연진 7명의 첫 만남과 일대일 데이트 등을 다뤘다.방송 직후 출연자 ㄱ씨가 과거‘벗방’비제이(BJ)(온라인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신체 일부를 노출한 채 진행) 활동을 했으며 남성과 교제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ㄱ씨를 향한 온라인 괴롭힘이 시작됐다.
ㄱ씨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에 공개한 입장문에서 자신의 성적 지향에 대해 “저는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이다.중학교 때 처음 저의 성적 지향을 자각”했지만 “스스로를 부정하고 싶었던 마음에 여성과 남성을 모두 만난 적도 있다”고 밝혔다.그는 또한 한 남성과 교제하는 과정에서 “이별을 원할 때마다 지인과 가족에게 제 지향성(동성애)을 폭로하겠다는 협박,폭행,감금,토토 사이트 협박해킹,팬텀리버티 도박살해 협박 등을 당했다”며 “(그와의) 이별이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남의 입을 통해 아우팅 당하느니 저 스스로 커밍아웃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너의 연애’)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고 했다.ㄱ씨는 “과거에 부적절한 방송을 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현재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이 모든 과거 방송흔적이 정리됐다고 생각해 이제 레즈비언임을 인정하고 싶은 저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며 이러한 선택에 대해 사과했다.
엑스(X)에선 지난 1일부터‘사이버불링과 혐오에 맞서‘너의 연애’출연진 ㄱ님과 함께 합니다’라는 제목의 연대 서명 운동이 시작됐다.성명은 “ㄱ씨가 과거‘벗방’BJ로 일했던 경험을 이유로 존재 전체가 조롱과 비난의 대상으로 매도당하고 있다”며 “문제는 그 경험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비난과 모욕의 이유로 삼는 사회의 시선이다.어떤 과거도,그 누구의 현재와 존엄을 훼손할 수 없다”고 했다.성명을 쓰고 서명 운동을 제안한 연혜원씨는 4일 한겨레에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5480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도 2일 ㄱ씨를 향한 집단적 공격에 대해 “한 사람을 표적해 떼로 몰려들어 온갖 모욕과 비난을 가하는 것은 온라인 폭력의 한 종류인 사이버 몹(cyber mob)”이라며,“‘벗방’을 한 여성이 아니라‘벗방’이 흥행하는 사회적 환경과 조건을 문제 삼아야 한다”고 했다.또한 일부 누리꾼이 ㄱ씨의‘벗방’영상을 공유하고 돌려보는 행위에 대해 “스스로 촬영했다고 하더라도 동의 없이 유포하는 행위는 명백한 폭력”이라고 비판했다.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은 3일 낸 성명에서 “한국사회에서 성과 섹슈얼리티를‘자발적’으로 판매한 여자들을 향한 만연한 비난은 도대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라면서,“현재까지도 한국사회는‘순수한‘진짜’피해자를 나눌 수 있다는 허황한 인식이 지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짚었다.
성소수자단체는 성소수자 정체성을‘검증’하려는 행태를 비판했다.한국레즈비언상담소는 1일‘진짜’레즈비언은 없다.우리는 우리가 존재하는 모습 그대로 존엄하다’는 성명을 내고 여성 성소수자들이 “과거의 이성 교제 경험,골드랩 도박외모나 성적 표현,직업 등을 근거로 정체성을 의심받는 일”에 대해 짚었다.상담소는 “이성애 중심적이고 성소수자 혐오적인 사회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이름 붙이는 여정은 복잡한 과정을 수반한다”며 “개인 정체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일은 개인의 정체성이 항상 탐색의 과정 위에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여성 성소수자들에게 상처를 남긴다.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고 했다.또한 “‘자격 있는’레즈비언은 없다”며 “여성 성소수자로 존재하길 선택한 모든 이들의 삶은 존중받아야 하며,우리는 그 모든 삶을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덧붙였다.ㄱ씨를 지지하는 여성 퀴어 페미니스트들이 모여 만든‘너의 연애’ㄱ과 함께하는 기록 연대’에도 50여명이 참여해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기록을 남겼다.
한편 ㄱ씨가 입장문을 올린 뒤에도 논란이 줄지 않자,제작사는 지난 2일 공개 예정이었던 3~4회를 휴방하고 “재정비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또한 제작사는 또 다른 출연자 ㄴ씨가 촬영 과정에서 ㄱ씨에게 부적절한 제안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해당 사안은 현재까지 명확히 입증된 바 없는 내용이나,근거자료가 확인되면 해당 의혹에 대해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요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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