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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진의 예민과 둔감 사이
어릴 때 엄마‘관심 밖’이었던 기억이
아들 향한 지나친 몰입…아들 “놔달라”
자녀 분리·독립은 자연스러운 과정 자녀가 부모의 통제를 벗어나 자율성과 독립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자식이 부모와 분리되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입니다.게티이미지뱅크 
미정씨는 40대 여성으로 회사원인 남편과 대학생인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미정씨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아들의 학교 성적에 무척 관심이 많았습니다.아들이 남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앞서 나가는 데 가장 관심이 있었습니다.아들이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똑똑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제일 기분이 좋았습니다.미정씨 인생의 가장 큰 목표는 아들이 좋은 성적과 스펙을 만들어 전문직으로 일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그래서 미정씨는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중고등학교 공부를 선행하는 학원에 보내고 밤늦게까지 학원 앞에서 기다렸습니다.그리고 아들에게 친구들을 경쟁자로 생각하도록 했고 자신보다 앞서는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도록 푸시했습니다.다행히도 아들은 미정씨의 기대에 부응해 열심히 공부했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미정씨는 아들이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아들에 대한 관심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습니다.이제는 관심이라고 하기보다는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보였습니다.메신저로 아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항상 확인하고 아들의 에스엔에스(SNS) 계정을 팔로하며 아들이 올린 게시물과 사진을 모두 확인했습니다.남편은 미정씨가 아들에게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 이제 그만 좀 하라고 했지만 미정씨는 남편의 말에 화를 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고 내 아들이에요.” 그럼에도 아들은 미정씨의 말을 잘 따랐고 학교생활에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미정씨는 아들이 자신의 모든 에스엔에스 계정을 차단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친구의 아이디로 몰래 아들의 계정에 들어가 보니 아들이 여자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던 것입니다.미정씨는 아들이 자신의 허락도 없이 여자 친구를 사귀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분노했습니다.아들에게 전화해 당장 에스엔에스 차단을 풀라고 했지만,필리핀 토토 구인아들은 전화를 끊어버리더니 연락을 받지도 않았습니다.그러고는 자취를 하겠다며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미정씨는 평생을 바쳐 아들에게 이렇게 훌륭한 미래를 만들어줬는데 자신을 배신한 아들에게 무척 화가 났습니다.아들의 여자 친구가 누구인지도 수소문해 보았더니 자신의 기대에 한참 모자라는 평범한 집안의 딸이었습니다.미정씨는 너무 화가 나서 아들에게 당장 여자 친구와 헤어지라고 문자를 남겼습니다.그랬더니 조금 뒤에 아들이 답신을 보내왔습니다.“이제 저를 좀 놔주세요,엄마.저는 엄마의 집착이 너무 힘들어요.그리고 저는 엄마보다 여자 친구가 더 의지되고 좋아요.” 그 메시지를 보자 미정씨는 허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그 뒤로 하루 종일 누워만 있고 식사도 잘하지 못했습니다.미정씨의 남편은 이런 미정씨의 모습이 너무 걱정되어 함께 집 근처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검사 결과 미정씨는 세상을 살기 싫은 생각까지 동반된 심각한 우울증 상태였습니다.머릿속이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고,토토 승무방금 들은 것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치매 증상은 아니었고 우울증에 의한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로 진단되었습니다.미정씨는 아들에게 심각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담당 선생님은 미정씨와 아들의 관계는 일반적인 엄마와 아들 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둘은 병적인 결합(pathologic bonding) 관계였습니다.미정씨는 아들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것을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생각했습니다.하지만 이것은 엄마로서의 건강한 사랑이 아니라 타인을 조종(controlling)하는 관계였습니다.아들을 조종하고 자신의 의지에 맞추어 통제하는 것을 사랑이고 관심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자식이 부모와 분리되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입니다.미정씨는 아들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자율성과 독립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불안하게 느껴졌던 것입니다.
미정씨는 1남 1녀 중에 장녀로 태어났습니다.둘째와는 터울이 커서 미정씨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 동생이 태어났습니다.둘째가 태어난 뒤 미정씨의 어머니는 심각한 산후우울증을 경험하였습니다.그래서 미정씨에게 아무런 관심을 주지 못하고 방임했습니다.미정씨는 자신에게 따뜻하던 어머니가 갑자기 자신에게 소홀해진 것에 큰 두려움을 느꼈습니다.어머니의 산후우울증은 차차 좋아지셨지만,미정씨는 그 뒤 어머니에게 관심받기 위해 어릴 때부터 둘째와 피 터지는 경쟁을 했습니다.그 덕분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 어머니의 관심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미정씨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으며 자신이 어릴 때 부모에게서 느낀 방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들에게 지나친 집착을 보이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아들은 미정씨가 만든 통제의 감옥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그 감옥을 미정씨는 자식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잘못 생각했지만,이제는 분리-개별화하여 아들을 놓아주기로 했습니다.그때 생기는 미정씨의 분리 불안을 스스로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그리고 남편과 함께 새로운 취미 생활도 만들도록 했습니다.이제 미정씨는 아들과 더 편하게 만날 수 있게 되었고 아들도 편해지게 되었습니다.
개인별로 자세한 것은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진료,바카라 원깡상담을 하면서 파악해야 합니다.기사만 읽고 자신 자신을 진단하거나 의학적 판단을 하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기사에 나오는 사례는 특정인을 지칭하지 않으며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경우를 통합해서 만들었습니다.모두 가명을 쓴 것임을 밝힙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