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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매각 가이드라인 확정
코인 10억치 기부 받은 대학들
상폐 결정으로 가치 80% 폭락
정부가 비영리법인의 가상자산(코인) 원화 계좌 개설을 허용하고 매각 기준을 마련하면서 다음 달부터 대학법인이 기부받은 코인을 현금화할 수 있게 됐다.그러나 국내 최초로 대학에 기부됐던 코인‘위믹스’가 상장폐지돼 정작 수혜가 기대됐던 대학들은 실익을 거의 얻지 못하게 됐다.
8일 금융위원회의‘가상자산 매각 가이드라인 제정안’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외부감사를 받고 5년 이상 운영된 비영리법인은 기부나 후원받은 코인을 매각할 수 있다.기부 코인은 수령 즉시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매각 전에는 법인 내부‘기부금 심의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한다.해당 제정안은 금융위가 지난 1일 제4차 가상자산위원회에서 확정했다.
이번 제도 시행으로 서울대·고려대·서강대·동서대 등 네 곳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이들 대학은 2022년 글로벌 게임사 위메이드와 협약을 맺고 각 10억 원 상당의 코인‘위믹스’를 발전기금 명목으로 기부받았다.하지만 비영리법인의 코인 계좌 개설이 금지된 탓에 이를 매도하지 못했고,지난해 교육부와 금융위원회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4개 대학은 코인 현금화를 눈앞에 뒀지만 정작 기부받은 위믹스가 상장폐지되며 사실상 빈손이 될 처지에 놓였다.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DAXA) 소속인 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는 지난 2일 공동 공지를 통해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발표하고,내달 2일 오후 3시에 거래를 종료한다고 밝혔다.출금 지원은 7월 2일까지 가능하다.
상장폐지 결정은 지난 2월 발생한 해킹 사고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위믹스의 자체 서비스인‘플레이 브릿지’에서 약 865만 개,약 90억 원 상당의 코인이 탈취됐다.하지만 재단은 이를 약 일주일 뒤에야 공지하면서 투자자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거래소 측은 “해킹 사고 이후 미흡한 대응과 불충분한 소명,보안 문제 등으로 거래지원 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며 상장폐지 결정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하지만 결정이 번복되거나 재상장되더라도,이미 무너진 시장 신뢰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대가 위믹스를 기부받았던 2022년 9월 당시 1코인당 가격은 약 2800원이었지만,현재는 80% 넘게 하락해 540원대에 머물고 있다.당시 10억 원 규모로 평가됐던 코인은 현 시세 기준으로 2억 원 수준에 그친다.
대학가는 기부 코인을 실제로 현금화한 첫 사례를 남기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제도 정비 자체에는 의미를 두고 있다.한 대학 관계자는 “기부받은 코인이 상장폐지라는 예외적 상황에 놓이면서 매도는 무산됐지만,코스트코 온라인몰 회원앞으로는 코인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등 해외에서는 대학들이 가상자산 기부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미국 오스틴대는 2억 달러 규모의 기금 조성을 목표로 비트코인으로만 운용되는 별도 펀드를 운영 중이다.에모리대는 지난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보유 사실을 공개했으며,하버드·미시간·브라운대 등도 거래소 계좌 개설이나 펀드 출자 방식으로 가상자산을 대학 기금에 일부 편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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