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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
익선동 한옥마을 '保다' 1편
살던 주민들 떠난 골목길
상가로 모습 바꾼 한옥들
젠트리피케이션이 지나간 자리# 조용한 한옥마을 익선동(서울 종로)이 시끌벅적해졌다. 최근 5년간 소유주들이 숱한 한옥을 대수선하면서 음식ㆍ카페 등이 몰려든 결과다.낮은 임대료로 살던 주민들도 줄줄이 떠나면서 이곳은 더 상업화했다.

#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익선동 한옥마을의 전통적 가치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왜 우리는 익선동의 가치를 지키지 못한 걸까.연속기획 '익선동 한옥마을 保다 1편'을 보자. 

서울의 중심 종로구 복판.낡은 건물이 가득했던 이곳은 수년 전부터 사람들이 넘쳐났다.2010년대 중반 들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종로구 익선동이다.한옥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찾아오는 날도 적지 않다. 

사실 익선동 한옥마을은 저렴한 땅값을 보고 찾아온 예술가의 동네였다.이곳 한옥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사람도 노년층이었다.변화의 바람이 깃든 건 2010년대 중반이다.음식점ㆍ카페 등이 줄줄이 생기면서 조용했던 골목에 음악과 말소리가 들어찼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골목이 살아났다"고 말할지 모르지만,바카라 수학적다르게 보는 관점도 있다.음식점과 카페가 들어오면서 원형을 간직하던 한옥이 가파르게 줄어들었다.몇몇 한옥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하기도 했다.저렴한 가격으로 거주하고 있던 노년층 주민이 밀려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 공교롭게도 '담벼락'이다.익선동 한옥마을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에 항거하기 위해 한옥을 남기려던 정세권 선생이 북촌과 함께 만든 곳이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익선동 골목엔 정세권 선생의 업적을 적어놓은 담벼락이 있었지만 지금은 볼 수 없다.담벼락이 무너진 이곳은 지금 액세서리를 파는 가게의 앞마당이다.100년도 되지 않아 '익선동 한옥'을 남긴 사람의 흔적이 익선동에서 사라져버린 셈이다.

그렇다면 익선동 한옥마을의 역사성은 왜 사라진 걸까.변화의 바람과 무관하게 보호해야 할 건 보호하는 게 마땅하지 않았을까.여기엔 정부·지자체의 정책적 실패가 들어있다.이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보자.

정부는 2020년 익선동을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지정했다.한옥이나 근대 건축자산이 있는 지역을 지정해 건폐율 규제를 해제하거나 특혜를 주자는 게 이 구역의 취지다.정부는 왜 건축자산의 보호 대신 특혜를 선택한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익선동 한옥마을의 집이나 거리들이 '공공의 자산'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소유주 입장에선 역사적인 건축자산이라도 경제적 가치가 크기 않으면 유지할 이유도,의무도 없다.결과적으로 정부의 선택은 건축자산의 멸실이란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정부 역시 정책적 실패를 인지한 듯하다.국토교통부는 2020년 발표한 제2차 건축자산 진흥 기본계획(2021~2025년)에서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우수 건축자산 및 건축자산진흥구역으로 등록되거나 지정됐을 때 적용하는 특례나 조세 감면이 해당 주택의 훼손이나 멸실을 방지하는 데 충분하지 않았다…."

정부만이 아니다.서울시의 정책도 효과적이지 않았다.서울시는 한옥이나 근대 건축자산을 보전하기 위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별다른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2019년 서울시가 작성한 '서울특별시 한옥 등 건축자산 진흥 시행계획: 본보고서'를 보자.

이 계획은 전통공방 등이나 사회적기업이 한옥을 임대·매입할 경우 지원책을 담고 있다.지원의 골자는 전체 매입가나 임대료의 50%(최대),금액으론 5억원(최대)이다.과연 현실적일까.2019년 익선동에서 거래된 한옥의 최고가는 34억원,최저가는 11억8000만원이었다.가장 낮은 가격으로 팔린 한옥이 익선동 '중심'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전통공방이나 사회적기업이 한옥을 매입하거나 임대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는 거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보자.2019년부터 2025년까지 익선동 한옥마을에서 이뤄진 대수선과 증축 신고는 50개가 넘었다.몇몇 한옥은 아예 부수고 새로 신축했다.대부분이 상업용으로 쓰기 위해서였다.그 결과,익선동 한옥마을엔 사람들이 몰려들었지만,한국도박중독예방센터정작 남겨야 할 건 남지 않았다.익선동 한옥마을의 가치를 지킬 길은 과연 없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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