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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배터리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짙어지며 국내 대표 이차전지 기업들의 주가가 연초 이후 크게 하락했다.글로벌 수요 위축과 미국발 정책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요 종목 대부분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이차전지 상위 10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170조9270억원으로 집계됐다.지난해 말 191조9400억원과 비교하면 21조130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해당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SKC ▲에코프로머티다다.이들로 구성된 KRX 2차전지 톱10 지수는 올해 들어 15.6% 하락했다.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6.7% 상승해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기관 매도에 실적 우려까지 겹쳐…시장 외면

이차전지 업종의 하락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기차 수요 둔화가 근본 원인으로 작용했다.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렸다.실적 기대감을 일부 충족한 종목도 있었지만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투자 회피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37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8% 증가했지만 2분기 이후 실적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회사 측은 대외 불확실성과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간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유럽향 출하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이 2분기부터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그는 "유럽 시장 내 국내 배터리 셀 점유율이 중국과의 경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관 투자자들도 이차전지 종목에서 빠져나갔다.연초부터 'TIGER 2차전지 TOP10' ETF에서 326억원가량이 순매도되며 주가에 추가 하락 압력을 가했다.

관세·IRA·유럽 변수까지…장기 회복 '안갯속'

단기 반등 가능성은 일부 남아 있다는 전망도 있다.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5월 들어 수요가 일시적으로 회복되면서 상반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된다면 매매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기적인 회복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공화당 내 다수 의원들이 IRA 폐지에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세부 혜택이 축소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그는 "세액 공제 축소는 미국 내 친환경차 판매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현재 시행 중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가 철폐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게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의 매출 증가율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춰야 할 시점"이라며 "1분기 전기차 수요는 세제 혜택 종료에 앞서 일시적으로 앞당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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