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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예정지 철문 굳게 닫힌 채 폐건물처럼 방치
민사조정 앞두고 공사 재개 돌파구 마련될지 관심

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 예정지
[촬영 황수빈]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가 건축주와 시공업체 간 재시공 비용 갈등 속에 1년 5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양측은 공사비 소송 관련 첫 민사조정을 앞두고 있어 공사 재개 돌파구가 될지 혹은 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8일 오후 찾은 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 예정지.

이슬람 사원 예정지로 향하는 골목길 입구는 오가는 사람이 없어 한산했다.

골목길에 들어서니 공사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만 몇 개 걸려있었다.

한때 골목길에는 인근 주민들이 이슬람교에서 금기시하는 돼지머리와 족발 등을 가져다 놓고 공사 진행을 반대하기도 했다.

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 예정지 내부
[촬영 황수빈]

이슬람 사원 예정지는 철문이 굳게 닫혀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철문에는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빨간색 글씨가 적혀있었다.

예정지에는 사람의 발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은 듯 무릎만큼 자란 잡초들만 무성했다.

사원은 건물 외벽만 지어진 채 공사가 중지돼 폐건물처럼 보였다.

예정지를 둘러싼 천막은 찢어져 바람에 나부꼈고 내부에는 시멘트 포대,토지노 토토페인트 통 등 공사 자재가 널브러져 있었다.

사원 예정지 바로 옆에 거주하는 주민은 "공사가 중지된 후로 예정지를 오가는 사람을 못 봤다"며 "폐건물처럼 방치돼있어 보기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슬람 사원 반대' 포스터
[촬영 황수빈]

북구는 지난 2023년 12월 이슬람사원 시공업체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설계도서와 다르게 사원 2층 바닥을 지탱하는 철골보상부에 스터드 볼트가 상당 부분 누락된 채 시공된 사실이 발견된 데 따른 조치다.

사원 공사를 재개하려면 타설된 콘크리트를 깨는 등 재시공이 필요해지자 이를 두고 건축주와 시공업체 간 비용 부담 주체를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졌다.

건축주 측은 시공업체를 상대로 지급된 공사비 등 1억8천여만원을 돌려달라며 지난해 3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대구지법에 제기했다.

이날 오후 대구지법에는 소송 관련 첫 민사조정이 열린다.

조정이 원만히 이루어지게 된다면 이슬람 사원 공사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건축주 측은 사원 예정지에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시공업체를 상대로 건물 명도 가처분 신청도 낸 상태다.다만 가처분 신청서가 시공업체 측에 송달되지 않아 구체적인 재판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건축주 측 이승익 법무법인 참길 변호사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시공업체와 계약 관계를 종결하는 동시에 과도하게 지급된 공사비 등을 반환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이고 가처분은 시공업체 측에 유치권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업체 측 관계자는 "돈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돌려줄 돈은 없다"며 "건축주 측에서 계약 관계를 끝내려면 공사 잔금을 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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