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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치료하는 얼음 총 잇따라 개발한 리센스메디컬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 진출,해외 시장도 노크
상장 준비 기술성 평가서‘AA’등급…매출도 증가세
지난 3월 경북 의성과 안동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재산 피해뿐 아니라 산불로 목숨을 잃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동물들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전신 화상이나 호흡기 손상을 입은 동물들이 적지 않았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동물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의료기기 회사가 있다.혁신적인 냉각 마취 기술로 지난해 9월 미 식품의약국(FDA)의 드 노보(De Novo) 승인을 받은 리센스메디컬이다.드 노보는 비슷한 선행기술이 없는 신기술 의료기기에 적용되는 FDA의 허가 제도다.선례가 없는 기술에 적용하기 때문에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과정이 다른 의료기기 허가보다 훨씬 복잡하다.
김건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급속 냉각 마취 기술로 2016년 리센스메디컬을 창업했다.이번에 같은 기술을 동물용 의료기기에 접목한‘벳이즈(VetEase)’를 선보였다.경기도 화성시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벳이즈를 일종의‘얼음 총’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냉각 마취 기술의 또 다른 특징은 초음속에 가까운 속도인데 이를 활용하면 약물을 빠르게 가속해서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벳이즈는 태반에서 추출한 엑소좀이라는 약물을 얼음 총으로 전달하는 의료기기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벳이즈는 엑소좀을 급속 냉각해 미세한 얼음입자로 만들고 고속으로 분사해 통증 없이 피부에 전달한다.리센스메디컬은 벳이즈를 여러 동물병원에 지원해 경북 산불 때 피해를 입은 동물들의 치료를 도왔다.
엑소좀은 세포 사이를 오가며 신호를 전달하는 미세 주머니로,세포 재생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김 대표는 벳이즈는 냉각 효과를 이용해 동물의 피부에 발생한 염증도 완화한다고 설명했다.상처가 나거나 염증이 생겼을 때 얼음을 갖다 대면 통증이 줄고 염증이 줄어드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리센스메디컬은 지난 2월 유한양행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벳이즈 마케팅과 판매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유한양행 관계자는 “기존 피부 질환에 사용되던 스테로이드 약물 의존성을 낮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통증 없는 안전한 시술을 통해 반려동물과 보호자에게도 편안함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센스메디컬은 앞서 안과용 냉각 마취 기기인‘오큐쿨’과 피부과용 정밀 냉각 기기인‘타겟쿨’도 출시한 데 이어 반려동물용 벳이즈까지 출시하면서 제품 라인업을 늘렸다.리센스메디컬은 지난해 62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올해는 1분기에만 이미 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지난 4월에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A-A 등급을 받았다.김 대표는 “오큐쿨과 타겟쿨을 통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벳이즈는 현재 한국에서만 판매하고 있지만,미국과 유럽 등에도 출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렇게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가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오큐쿨 FDA 승인을 위해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 마침 코로나19와 겹치면서 생각보다 길어지고 어려움도 많았다”며 “범부처사업단의 해외 임상시험 지원 사업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오큐쿨은 범부처사업단의 2025년 10대 대표 과제 성과에 선정됐다.
김 대표는 생산 시설과 제조 인력을 계속 늘리는 한편,기존 제품에 대한 개선도 계속해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김 대표는 “예전에는 영업이나 수주가 문제였는데 이제는 생산이 수주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생산 라인을 계속 늘리고,피부과용 냉각 기기 타겟쿨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개선품도 2026년 초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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