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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슬로건의 시대에 살고 있다.21세기 초반 유행했던 세계화(globalization)를 비롯해 연결성,다극화,지속 가능한 발전과 같은 용어들은 우리 사고방식을 지배하고 세계 질서를‘안정’이라는 개념으로 인식되도록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구호인‘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는 미국이 과거의 위대함을 잃었으며 이제 그 세계적 역할을 되살려야 할 시점이라는 인식을 담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再)산업화,국가 부채 상환,세금 감면,온라인 포커 토너먼트이에 따른 물가 인하,미국 내 일자리 창출,그리고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입지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 핵심 수단은 바로 새로운 관세 정책이었다.이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은 아니었고(그의 첫 번째 임기 동안 이미 뚜렷하게 나타났던 정책),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기간 중 수입품에 대해 20%,특히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이를 단지 협상 전략 정도로 여겼지만,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다.결국 4월초 이 정책이 공식 발표되자,전세계는 숨을 죽이며 지켜봤다.
“광기에는 나름의 방식이 있다”(셰익스피어의‘햄릿’중)
햄릿의 말을 바꾸어 표현하자면,이렇게 묻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그의 광기에는 정말 방식이 있는가?” 영국의 총리 마거릿 대처는 회고록에서 강조한 바 있다.개혁에 대해 굳은 신념을 가진 용기 있는 정치인이라면,그 결과가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적 간격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트럼프는 사업가적 사고방식을 지닌 정치인이자 초강대국의 수장으로,그의 결정은 미국 내부는 물론 전 세계에도 영향을 미친다.트럼프에게는 중간이란 없다.성공하면 그는 국민 영웅이 될 수 있지만,실패하면 영원히 비난받을 것이다.
관세 외에도 트럼프가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식,중동 분쟁 해결-특히 가자 지구와 이란 문제,파나마 운하를 다시 미국의 통제하에 두겠다는 입장-중국과의 문제,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EU(유럽연합)관련 문제-NATO 동맹국들의 국방비 지출 문제,EU와의 관계 등이 있다.
2025년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는 연설에서‘해방의 날 관세 (Liberation Day Tariffs)’를 선언하며 상호주의적 관세 전략을 발표했다.총 185개국이 대상이며,그중 가장 높은 관세율이 적용된 국가는 베트남,중국,캄보디아,한국,일본으로,49%에서 24% 사이의 관세가 부과된다.반면 EU,영국,우크라이나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20%에서 10% 수준이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러시아,벨라루스,쿠바,카지노 피어 근처 숙소북한이 이 목록에서 면제됐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러시아와는 현재 무역이 없으며,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와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강화해 왔다”고 설명했다.미국의 대 러시아 무역은 2021년 360억달러에서 2024년에는 36억달러로 급감했다.하지만 이것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미국은 여전히 러시아로부터 비료나 무기화학물질 같은 전략적 자원을 일부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한적인 무역은 외교적 대화를 위한 최소한의 통로로 남아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문제는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다.
벨라루스,카지노사이트 아벤 카지노쿠바,북한에 대해선 미국 정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이 “이들 국가에는 이미 높은 수준의 관세와 제재가 적용돼 있어 추가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하지만 북한의 경우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향후 협상을 위한 여지를 남겨둔 조치일 가능성이 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평균 수입 관세가 2%에서 28%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이는 19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실제로 소비자 행동과 중국에서의 수입 급감 등을 고려했을 때,향후 10년 동안 예산 수입이 2조8000억달러가 증가할 수 있다고 강조됐다.시간은 치명적이다.현재까지의 결과로는 주식 시장의 혼란 (하락하는 주식 지수),점진적인 경기 침체로 가는 길,중국에서의 수입 감소가 미국 국내 시장,특히 수입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국내 시장에서 가격 상승이다.게다가 주식에서의 자본 유출은 미국 국채에 대한 관심 증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미국 국채의 금리가 상승하면서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사실,트럼프는 첫 100일을 마친 후 40%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이는 지난 70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하지만 이는 트럼프에게 큰 문제는 아니다.
4월 9일,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입에 대한 관세 일시 중단은 (최소 10%의 관세율은 여전히 유지) 무역 협상을 위한 시간을 주려는 전략으로,사실상 7월 9일까지 관세 전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다.
미국 대통령이 일부 국가들이 협상 의사를 밝힐 때 “그들은 무역 협상을 위해 내 엉덩이를 핥고 있다 (그들은 무역 협정을 위해 나에게 아첨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그러나 두 가지 문제가 제기된다.
첫째,90일은 많은 파트너들과 합의에 도달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둘째,일본과 EU가 강조한 바와 같이 미국의 구체적인 요구 사항과 기대에 대해 명확한 이해가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해 미국 행정부 내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일시 중단 결정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 강력 지지자인 피터 나바로 대통령 무역 및 제조업 고문의 임시 부재 중에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의 설득에 의해 이뤄졌다.만약 사실이라면,이 정책은 결국 대통령의 귀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맞대응하는 美·中 무역 분쟁
트럼프의 정책은 글로벌 무역과 글로벌 질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그 주요 대상은 중국이다.세계 최대 경제 대국들이 현재 충돌을 겪고 있다.중국의 수출액은 4조1000억달러,미국의 2조7000억달러를 초과하지만,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적자는 3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이 지적 재산권 도용,불공정한 무역 관행,가격 덤핑 및 확장주의를 이용한다고 비난하며,그 예로 중국이 운영 중인 파나마 운하를 들고 있다.트럼프는 이를 미국의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물론 이 목록은 훨씬 더 길다).그러나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중국은 현재 145%에 달하는 미국의 보복 관세에 맞서고 있으며 (일부 제품에는 245%까지 적용)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는 120%를 초과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한 것 외에도 중국은 EU,말레이시아,베트남,캄보디아와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 동맹을 모색하고 있고,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에서의 경제적 존재감은 말할 것도 없다.
주목할 점은,중국이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아시아 여러 국가들의 주요 경제 파트너라는 것이다.이들 국가는 미국과 중국 양쪽 시장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미국과의 절충점을 모색하는 동시에 중국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균형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혼란,공황,충격 그리고 새로운 양극 체제의 등장
오늘날 우리가 새로운 구호로 지배되고 있지만,거대 국가들 간의 무역 전쟁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이 문제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정치적 결과를 동반한 새로운 경제 질서의 등장으로 봐야 된다.왜냐하면,현재로서는 타협이 불가능해 보이지만,중국은 또 다른 지렛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바로 위안화 평가절하다.이는 중국의 수출을 촉진하는 동시에,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의 경제를 주변화시킬 수 있다.EU는 약화되는 경제 속에서 다른 국가들과 함께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탈출구를 찾고자 한다.따라서 오늘날의 본질적인 질문은 “우리는 새로운 양극 세계 질서를 향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