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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중동발 공급과잉 영향
적자 누적 고강도 구조조정
현장 생산직 인력까지 감축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장기침체에 결국 '권고사직'이라는 카드까지 꺼냈다.사실상 창사 이후 첫 생산직 대상 인력 감축이다.국가 기간산업의 한 축인 석유화학산업이 중국·중동발 공급 과잉에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생존 위기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도 이미 상시 다운사이징 체제에 들어갔다.석유화학산업이 현장의 생산직 인력까지 감축하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울산공장을 중심으로 장기 근속자와 정년퇴직을 앞둔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있다.권고사직은 회사가 직원에게 자발적 사직을 권유하는 형태로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사실상 해고와 다름 없다.
이번 권고사직은 공식적인 공지 없이 개별 제안과 협의를 통해 조용히 진행되는 명예퇴직 성격인 만큼 전체 규모나 보상 수준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보상 수준이 개인별로 달라 구체적인 기준을 확인하기 어렵지만,낚시게임 스팀일부 직원에게는 35~40개월치 월평균 임금에 500만원 가량의 위로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울산공장의 권고사직은 롯데케미칼이 사실상 처음으로 인력 감축에 나선 사례다.롯데케미칼은 그간 조직 슬림화를 위해 미등기 임원 수를 2022년 102명에서 2023년 95명,지난해 말 78명으로 줄이며 임원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지만 일반 생산직에는 손대지 않아 왔다.
롯데케미칼은 대산·여수공장이나 자회사로의 전환 배치,자산 매각 등의 다른 수단을 동원해 위기를 넘기기 위해 노력해왔다.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을 청산하고 올해는 일본 레조낙 지분 4.9%를 2750억원에,파키스탄 법인을 979억원에 각각 매각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측은 사업재편에 따른 효율화 차원으로 권고사직 대상도 소수라는 입장이다.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인력 구조조정이라기보다 조직 운영 효율화를 위한 일환으로 진행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석화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적자 누적의 심화에 따른 고강도 인적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롯데케미칼은 2022년 영업손실 762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2023년에는 영업손실 3477억원,지난해는 영업손실 8941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다.올해 1분기도 약 1394억원의 적자로 추산된다.
국내 석화업계 1위인 LG화학 내부에서도 인력 감축설이 퍼지고 있다.이미 대산·여수 공장의 석유화학 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와 나주공장의 알코올 생산을 중단한 데다 여수공장의 나프타분해설비 2공장,워터솔루션사업 등의 매각도 검토 중이다.
한화솔루션과 SK지오센트릭,금호석유화학,여천NCC,대한유화 등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경기 순환에 따라 불황일 때 덜 수출하고 호황일 때 다시 회복하는 사이클 문제가 아니다"며 "중국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수출물량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잃게 될 경우 그 타격은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1분기 기준 석유화학 기초유분과 중간원료의 대중국 수출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4.8%와 66.7%에 달한다.반면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석유화학 수출액은 매년 감소세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에도 전년 동기보다 13.1% 줄었다.
석화업계에서는 일본처럼 정부 주도의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1970년대 일본은 구조적 불황에 빠진 석유화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예외적으로 석유화학에 독점금지법 적용을 한시적으로 완화했다.1980년대에는 석유화학 산업정비법 등으로 설비 감축,공동 폐쇄 등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을 시행해 공급과잉 해소에 큰 역할을 했다.정부정책을 통해 기간산업 붕괴를 막은 성공적 사례로 꼽힌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 개편이 본격화되면 이 같은 인력 감축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밖에 없어 정부가 재교육과 전직 지원 등 실업 급여 외의 사회적 보호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며 "경쟁력 제고방안을 위해 범부처 대응체계를 가동 중인 것처럼 이에 상응하는 고용 지원 대책도 병행 마련해야 구조조정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혜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수출처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나 2위 수출국인 미국은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고 베트남과 인도 등은 수요 시장이 작아 중국을 대체하기 어려워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사업재편을 위한 골든타임이 지나가면 과거 섬유산업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