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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들과 함께해온 최초의 미국인 교황
콘클라베 이틀차 교황 선출.눈시울 붉어져
첫 메시지는 '평화'.바티칸 15만 인파 '환호' 8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 직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인사하고 있다.바티칸=AP 뉴시스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 시카고 출신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8일(현지시간) 선출됐다.그는 교황명으로 '레오 14세'를 택했다.
레오 14세의 교황 선출은 이변이었다.가톨릭 역사상 미국인 교황이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추기경에 오른 지도 2년이 채 되지 않았다.그가 20년간 페루에서 사목 활동하며 빈민층,한게임 신맞고 쿠폰번호이주민 등 소외 계층을 각별하게 챙긴 점,교회 내 개혁파 및 보수파를 두루 아우를 수 있는 중도적 성향을 지녔다는 점 등이 교황 선출 투표에 참여한 추기경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그는 2023년부터 주교 선출 등 인사를 총괄하는 교황청 주교부 장관을 맡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을 가까이서 보좌했다.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정책을 어느 정도 계승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레오 14세의 교황으로서의 첫 일성은 '평화'였다.그는 선출 직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고 소원했다.새 교황 탄생을 기다리며 바티칸에 모여 있던 약 15만 명 인파는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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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네 번 만에 새 교황 선출.일성은 '평화'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 비밀 회의 콘클라베 이틀째인 8일(현지시간) 오후 6시 8분.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설치된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 올랐다.새 교황이 선출됐다는 뜻이다.교황 선출 투표 네 차례 만에 투표는 마무리됐다.교황 선출을 위해서는 추기경 선거인단(133명) 중 최소 3분의 2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한다.새 교황이 선출된 건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지난달 21일) 17일 만이다.
교황이 누군지 알려진 건 오후 7시 13분.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의 자줏빛 천이 걷히면서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이 등장했다.그는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이라고 외친 후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레오 14세라는 교황명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전했다.교황명은 같은 이름을 사용한 전임 교황의 발자취를 고려해 교황 본인이 직접 고른다.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레오 14세'라는 교황명에는 19세기 후반 노동권과 사회 정의를 강조한 레오 13세 교황(1878~1903년 재위)을 계승한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10분 뒤 레오 14세가 같은 자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성 베드로 광장,광장과 이어지는 이탈리아 로마의 화해의 길에 가득 찬 인파 앞에 선 그는 벅찼거나 긴장한 듯했다.눈시울이 붉어졌고,울음을 참으려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그는 미리 준비한 교황의 첫 연설,'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전 세계에)'를 차분히 읽었다.미국인이지만 연설은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 진행됐다.
그의 강복은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것은 무기를 들지 않는 동시에 무기를 내리도록 하는 평화다.겸손하고 인내하는 평화다.우리 모두를 조건 없이 사랑하는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평화다.악은 승리하지 못한다." 교황으로서의 첫 메시지를 그는 평화로 채웠다.선종 전날 부활절 미사를 통해 생전 마지막 축복을 전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억하며 "제가 그 축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도 청했다.
8일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 직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자 성 베드로 광장에 있던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다.바티칸=AP 뉴시스 '파파' 외친 인파.교황 만난 이들 "영광"
바티칸 주변에 모여 있던 인파는 새 교황의 탄생을 기뻐했다.이탈리아어로 교황을 의미하는 '파파'라는 외침이 곳곳에서 들렸다.서로 얼싸안거나 눈물을 흘리는 이도 많았다.영상 통화를 통해 특별한 순간을 가족,지인에게 보여주는 이도 보였다.흰 연기가 피어 오른 순간,
플러스 카지노 검증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가 처음으로 걷히던 순간,레오 14세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순간,레오 14세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언급한 순간 등 주요 장면마다 함성이 쏟아졌다.교황의 연설이 진행된 약 14분 동안 최소 12번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루마니아에서 교황 선출 장면을 보기 위해 바티칸을 찾았다는 메리와 니콜은 "새 교황의 첫 축복을 받을 수 있다니 영광스럽다.그 기쁨을 여기 모인 많은 이들과 누릴 수 있어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8일 레오 14세 교황 선출 직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을 바라보는 이탈리아 로마 화해의 길에서 만난 미국인 윌리엄 조던은 성조기를 든 채 "미국인 교황 탄생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바티칸=신은별 특파원레오 14세는 그간 유력 교황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이에 현장에서는 그의 이름이 호명되자 놀랍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프레보스트?"라고 되묻거나,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레오 14세 교황 정보를 찾은 뒤 공유하는 이들이 많았다.로마에서 학업 중인 미국인 윌리엄 조던은 성조기를 어깨에 두른 채 "미국인으로서 굉장히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번 콘클라베는 이틀 만에 종료됐다.일각에서는 추기경 상당수가 프란치스코 교황 시절 처음 임명돼 서로 모르는 이들이 많은 만큼 교황 선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왔지만,'이틀 내지 사흘이면 결과가 날 것'이라는 상당수 추기경의 전망이 결국에는 맞아 떨어졌다.앞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베네딕토 16세도 콘클라베 이틀째 선출됐다.
새 교황은 선출 직후 추기경단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9일엔 추기경을 위한 미사를 집전했고 10일에는 추기경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취임 미사는 18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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