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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함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아직 국내 제약 시장에 대한 품목 관세가 적용되지는 않았으나,미국이 우리나라의 주요 의약품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호관세율이 확정되면 의약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도 확실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이에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의약품 관세 인상과 국내 바이오 업계 타격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지난 4월 14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의약품과 원료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겠다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조사를 시작했다.이는 의약품에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는 평가가 많다.

이 조사에는 △미국 내 생산 의약품 및 원료의 국내 수요 충족 정도 △외국 정부 보조금과 약탈적 무역 관행이 미국 의약품 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외국의 불공정거래 관행과 외국정부 지원으로 과잉생산되는 의약품 및 원료 등 총 10개 사항에 대한 공개 의견 요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이 철강·전기차 부문에서 고율 관세를 적용한 전례를 감안하면,의약품 분야에서도 빠르게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해당 조사와 관련해 "의약품 관세 부과를 한두 달 내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국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의약품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명분을 찾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우리 의약품 수출 1위가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의약품 관세 인상을 노리는 이유는 자국의 의약품 관련 무역적자가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지난 2월 공개한 '미국 의약품 수출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바카라 불법2024년 미국은 의약품 분야에서 전 국가 대상 1180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수출액은 943억달러,수입액이 2126억 달러였다.전년보다 의약품 무역수지 적자폭이 305억달러 증가한 수치로,매년 적자 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소비국이다.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미국은 연간 약 7600억달러를 의약품 소비에 지출하고 있으며,수입액에 있어서는 전 세계 의약품 수입액의 18%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촘촘한 글로벌 생산 기지와 높은 의료보험료가 미국인들의 의약품 소비 활성화로 이어졌다"며 "미국인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의약품을 소비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이끄는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면 대미 의약품 수출량을 선도하고 있는 유럽연합 국가들과,자국 내에서 가장 많은 의약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역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조성했다.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의약품 품목 관세 인상이 확정되면 국내 대다수 기업들이 조바심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은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해외시장 확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제약 시장 진입을 계획 중인 중소 바이오 기업들에도 관세 부과는 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한국제약바이오협회 측은 "관세 인상이 확정되면 민간 기업들뿐만 아니라 협회 입장에서도 부정적인 상황"이라며 "이 경우 정부 차원의 협력을 통해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 제약회사 연구원 A씨는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대기업들은 유럽과 북미 시장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의약품 수출량을 늘려나가고 있다"며 "여기에 관세 부과라는 변수가 발생하면 수출의 약세는 물론 유럽의 글로벌 거대 기업들과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어 그는 "특히 바이오시밀러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높은 관세에 더 치명적"이라며 "향후 10년 내로 특허가 만료되는 바이오 의약품들을 미국 내 기업들이 독차지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의약품 관세 부과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우리 정부는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4월 25일 '바이오헬스산업 관세피해지원센터'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미국발 관세 조치에 위협받는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와 피해 최소화를 골자로 한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회사와 바이오회사는 아직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나 관세조치가 시행되면 즉각 정부가 지원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은영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바이오헬스산업의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의 무역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의 불안감과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범정부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미국의 의약품 관세 폭탄을 다각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제약산업전략연구원 정윤택 원장은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30% 이상을 미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며 "결국에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으로 진출해야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그는 "최근까지 의약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자는 친미 연합 국가들의 움직임이 중단됐다"며 "이 점을 우리 정부가 활용하여 미국과 협상을 통해 슬기로운 관세 정책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약품 관세 부과는 미국에도 부담"

미국이 의약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함부로 올리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정 원장은 "저가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도 큰 부담이 된다"며 "미국 병원과 의약품 단체들도 관세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미국은 의약품 상당수가 해외 생산에 의존하고 있으며,특히 복제약(제네릭)의 경우 86%가 인도나 중국 등 국외 제조시설에서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미국 시장에서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면,복제약 가격 급등과 함께 의료비 전반의 상승이 동반된다.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관세 인상 전 선제 조치를 하기보다는,fun88 토토침착하게 상황을 기다리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제약바이오협회 경제연구센터 오기환 센터장은 "아직 구체적인 관세 인상 계획이나 수치가 발표되지 않았다"며 "미국 내 현지 공장을 건설한다고 해서 투자한 만큼의 이득을 얻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내다봤다.그러면서 오 센터장은 "선제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위기가 명확히 감지된 후 계획을 세우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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