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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대통령실과 '02-800-7070' 통신 서버 확보 협의하기로
수사 보고부터 경찰 이첩까지 곳곳에 등장한 尹…소환조사 불가피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대통령실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하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사 외압이 'VIP 격노설'에서 시작된 정황은 그간 공수처 수사와 관련자 통화기록을 통해 일부 드러났다.실체적 규명을 위해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조사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공수처 압수 대상에는 2023년 7월 31일 'VIP 격노설'이 불거진 국가안보실 회의 관련 자료,토토 라이벌대통령실 출입 기록 등이 포함됐다.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은 공수처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임의제출 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에 응했다.
공수처는 대통령실에서 사용한 전화번호 '02-800-7070'의 통신 서버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실과 협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임의제출 과정에서 수사에 유의미한 자료를 일부 확보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이어 9일에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선별 작업을 추가로 진행했다.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며 그간 공수처의 신속 수사를 촉구한 것과는 모순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제가 사용하는 비밀번호들은 여러 경우의 수가 있긴 하지만 임의로 공수처에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기억의 한계 때문에 마구잡이로 제공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비밀번호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국방부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확보한 임 전 사단장 휴대전화를 경찰에도 보내 비밀번호 해제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대통령실에선 윤 전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임 전 사단장 등 혐의자 8명을 특정한 해병대원 순직사건 초동 수사 결과 보고가 이뤄졌다.
같은 날 오전 11시 54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은 '02-800-7070'으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2분 48초 동안 통화했다.이 전 장관은 통화 이후 수사 기록의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하면서 같은 날 예정된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 브리핑도 취소했다.전날(7월 30일)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 보고를 받고 결재까지 한 뒤였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은 군검찰 조사에서 이 전 장관이 그의 보좌관 격인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현 육군 56사단장)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해 브리핑 중단과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박정훈 전 수사단장은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전화한 후 이렇게 됐다"는 김 전 사령관 말을 들었다고 군검찰에 진술했다.
공수처는 그간 의혹 관련자 조사를 통해 김 전 사령관 휴대전화에서 해병대 고위 간부에게 'VIP 격노'를 언급한 통화 내용과,'김 사령관에게 대통령 격노 소식을 들었다'는 해병대 고위 간부 진술도 확보했다.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로부터 전화를 받은 이후부터 대통령실 관계자와 국방부,해병대 관계자들 간 연락이 늘어난 정황도 포착됐다.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수사 기록 이첩 보류 다음 날인 8월 1일 박 전 수사단장에게 연락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모두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고 알려졌다.박 전 수사단장은 유 전 관리관의 요구를 "외압으로 느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박 전 보좌관은 김 전 사령관에게 문자를 주고받으며 유 전 관리관과 박 전 수사단장 사이의 분위기를 살피며 이첩을 미뤄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해병대수사단이 해병대원 순직사건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하자 윤 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는 모습도 포착됐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8월 2일 오전 10시 30분쯤부터 해병대수사단에서 사건 이첩에 나서자 같은 날 오후 12시 7분 개인 휴대전화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해 4분여 동안 통화하고 이후 두 차례 더 전화했다.
경찰로 넘어간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기록을 다시 군에서 회수하는 과정을 대통령실이 사전에 파악한 정황도 드러났다.
유 전 관리관은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의 연락이 있을 것이란 전화를 받았고,경북청과 통화에서 기록 회수 의사를 전했다고 국회에서 밝혔다.임 전 비서관은 유 전 관리관과 통화보다 약 13분 전 윤 전 대통령이 걸어온 전화를 받았다.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의 2023년 7~9월 휴대전화 통신 기록도 확보한 상태다.
임 전 비서관은 유 전 관리관과의 연락을 전후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관비서관과 수차례 문자를 나누고,수십 초에서 수 분간 여러 차례 통화를 했다.
유 전 관리관은 수사 기록을 회수한 이후 이 전 비서관과 10여 차례 대면보고하고 20여 회에 걸쳐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도 있다.
그간 공수처는 관련자 통화 기록을 확보하는 것과 당사자들 사이에 어떤 대화 내용이 오갔는지 파악하는 것은 다르다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4월부터 유 전 관리관과 김 전 사령관 등 의혹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고,스포츠 토토 윈윈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기록을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들도 불러 당시 상황을 캐물었다.
현재까지 조사받은 인물들은 해병대 수사 기록의 이첩과 회수,재이첩 과정의 실무자급에 해당한다.
김 전 사령관과 직접 소통하며 이첩 보류 지시를 전하고 혐의자 축소 등을 요구한 신 전 차관과 박 전 보좌관,토토 복권기록 회수 이후 유 전 관리관과 수차례 소통한 이 전 비서관 등의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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