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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치매환자 자산 규모 첫 전수조사
부동산 114조 원·금융 33조4000억 원
2050년 GDP 15.6%인 488조 원 전망
"사기 피해 방지,자산 동결 대책 필요"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치매환자 증가로 고령 치매환자가 보유한 자산,이른바‘치매머니’규모가 15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2050년에는 무려 488조 원으로 3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치매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악용한 금융 사기,자산 동결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 등을 예방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는 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서울대 건강금융센터와 공동으로 실시한‘고령 치매환자 자산 전수조사’결과를 발표했다.한국보다 빨리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 등에서 이미 사회 문제로 대두된 치매머니 현황을 국내에서도 파악해 정책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실시한 첫 전수조사다.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치매환자는 124만 명(2023년 기준·전체 인구 2.4%)으로 이 가운데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은 76만 명(61%)으로 추산됐다.이들이 보유한 재산과 소득 등 총 자산은 약 154조 원에 이른다.국내총생산(GDP) 6.4% 수준으로,인구 규모 대비 자산 비중이 높다.1인당 평균 자산은 2억 원 정도다.
유형별로는 부동산 자산이 114조 원으로 74.1%를 차지했고,금융 자산은 21.7%인 33조4,000억 원이었다.근로소득,사업소득,금융소득 등이 6조4,000억 원 규모였다.
이번 조사에는 최근 5년간(2019~2023년) 건강보험 청구 자료,국세청 및 5대 공적연금기관 소득(종합소득,연금소득) 자료,지방자치단체 재산(주택,토지 등) 자료 등이 활용됐다.
치매환자는 자산을 스스로 관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가족이나 제3자에 의한 자산 무단 사용,사기 피해를 당할 위험이 있다.실제로 2021년 치매환자를 돌보던 간병인이 환자의 계좌에서 수년간 수차례에 걸쳐 돈을 인출해 총 12억 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 있었다.또 치매부모의 재산을 자녀 한 명이 다른 형제들 모르게 자기 앞으로 이전해 형제 간 분쟁이 벌어지는 사례도 많다.
더구나 치매환자가 정상적 의사 표현을 못하는 상황이라면 금융기관에 예치돼 있는 자산은 무용지물이 된다.원칙적으로 본인이 아니면 예금 인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자산이 묶여버리면 치료 및 돌봄 비용을 치를 수 없어 치매환자와 가족이 경제적 위기에 내몰릴 수도 있다.예컨대 일본에서는 한 치매환자가 생활비조차 없어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는데 사망 후에 알고 보니 은행에 1,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베스트 온라인 카지노100만 엔(1억1,000만 원)이 저축돼 있었다는 보도가 나온 적도 있다.
치매머니 동결은 개인 차원을 넘어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해마다 치매머니가 급격히 불어나는 상황에서 돈의 흐름이 끊기면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치매인구는 2030년 178만7,000명,2040년 258만1,000명,2050년 396만7,000명으로 증가하고 치매머니도 2030년 220조 원,2040년 351조 원,2050년 488조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2050년 예상 GDP의 15.6%에 해당한다.
정부는 치매환자 자산 관리를 위해 민간신탁제도 개선 및 활성화,치매공공후견인 확대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치매공공후견인은 치매환자가 자력으로 후견인을 선임하기 어려운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후견인 선임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또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수탁자로서 고령자의 자산 관리를 대신해 주는 공공신탁제도 도입도 추진 중이다.
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은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해마다 치매머니 규모 변동 상황을 공개하고 치매 고령자 자산 관리 서비스 개발 관련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치매머니 관리 지원 대책을 마련해 올해 연말 발표될 제5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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