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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롯데케미칼,비핵심 사업 매각…리스크 선제 대비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고사 직전 위기에 몰린 석유화학업계가 사업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범용 사업에서 중국의 저가 물량 폭탄을 이길 수 없다는 현실론을 받아들이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현금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악화한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고 스페셜티(고부가소재)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계산이다.
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글로벌 2위인 워터솔루션 부문 매각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워터솔루션 부문은 RO멤브레인(Reverse Osmosis Membrane) 필터를 만드는 사업을 맡고 있다.RO멤브레인은 역삼투압을 통한 바닷물 담수화와 산업용수 제조,하·폐수 재이용 등에 쓰이는 수처리 소재다.
LG화학은 지난 2014년 미국 NanoH2O사를 인수해 수처리 사업에 진출했다.세계 해수 담수화 시장에서 RO멤브레인의 점유율은 2위다.업계에서 추정하는 매각 금액은 1조 원 안팎이다.
LG화학이 알짜 사업을 매각한 이유는 석유화학 부진 장기화 때문이다.중국이 석유화학 자급률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증설을 단행한 영향이다.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에틸렌 연산은 6007만톤으로 지난 2020년(3218만 톤) 대비 약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오는 2027년에는 7225만 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이다.중국에서 소비되지 않은 물량이 저가로 역외로 쏟아지면서 시황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LG화학의 올해 1분기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손실은 565억 원이다.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는 1360억 원이었다.
LG화학은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경쟁력이 저하됐고,수익을 내고 있지만 시너지가 부족한 영역에 대해선 포트폴리오 구조를 재정립할 것"이라며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조정을 활발하게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 2위 롯데케미칼(011170)도 범용 사업 비중을 줄이고 스페셜티 사업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지난 2월 파키스탄 법인(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LCPL) 지분을 978억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이어 3월에도 일본 소재기업인 레조낙 지분 4.9%를 2750억 원에 정리하고 현금을 확보했다.
롯데케미칼은 확보한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한다.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10조 4054억 원으로 지난 2022년 말(6조 1679억 원) 대비 40.7% 증가했다.계속된 업황 부진과 지난 2023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 인수에 2조 7000억 원을 투입해 재무 부담이 커졌다.
효성화학(298000)은 베트남 법인에서 촉발된 재무 위기를 씻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지난해 캐시카우였던 특수가스 사업을 계열사 효성티앤씨(298020)에 9200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이어 옵티컬 필름(Optical Film)과 필름 사업부 정리도 검토하고 있다.지난달엔 베트남 법인(Hyosung Vina Chemicals Co,Ltd.)의 지분 49%를 3964억 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석화 업계는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적극적인 지원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정부는 지난해 12월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통해 정책금융 지원과 세제 혜택으로 석화기업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탄핵과 대선 정국으로 산업 지원 정책 수립은 사실상 전면 중단 상태다.
석화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리더십 공백 상태에서 구체적인 지원책을 발표하긴 어렵다"며 "재무 여력이 약한 중소형 기업들은 골든 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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