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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혁 서울청 한강경찰대장 "30㎝도 안 보이는데 수색하는 전문성"
"다시 살려는 다짐 보면 마음 놓여…우울증 등 정부차원 관리 필요"[편집자주] 사람도,조직도 허리가 중요합니다.위아래를 연결하며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경정(警正)은 경찰의 11개 계급 중 중간인 6번째에 있습니다.각 분야에서 경험이 쌓여 베테랑이라고 불리는 때이기도 합니다.<뉴스1>은 올해 창경 8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경찰의 중간 관리자이자 전문가인 이들의 활약과 애환을 전하겠습니다.

김용혁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장(경정)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강경찰대 망원센터 계류장에서 뉴스1과 인터뷰 전 대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호선 수상안전 3팀장(경감),김 대장,구자정 수상안전 3팀 팀원(경위),이정렬 수상안전 3팀 팀원(경장).2025.5.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한강 물 차갑냐" (서울=뉴스1) 신윤하 김민수 유수연 기자 = 우리 사회에선 주식이 떨어지거나,시험을 망쳤을 때 농담으로 이런 말을 하곤 한다.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대한민국에서 한강 물 온도를 묻는 이 우스갯소리가 그저 가볍게 들리지만은 않는다.지난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7.3명으로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오히려 '한강 물 차갑냐'는 농담은 우스운 이야기를 넘어,그만큼 한강이 전국에서 가장 자살 시도가 많이 일어나는 곳 중 하나임을 보여주는 슬픈 상징일 테다.한강 다리에서만 1년에 2000여 건의 자살 시도가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강경찰대'는 이렇게 한강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이 구조되면 처음 만나는 공공 인력이다.구조된 지 얼마 안 돼 투신자는 기억이 흐릿할 순 있지만,이들을 물에서 구조한 후 저체온증을 막기 위해 담요를 덮어 응급조치하고 선착장까지 이동시키는 이들이 바로 한강경찰대다.구조된 이들은 지역 경찰이나 소방에 인계된다.

김용혁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장(44·경정·경찰대 20기)은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망원한강치안센터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한강경찰대를 '한강의 파수꾼'이라 칭했다.김 대장은 한강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시민들을 향해 "여러분이 오셔도 저희가 대비하고 수비하고 있으니,새 삶을 살아야겠다는 용기를 가지셨으면 좋겠다"며 "투신에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안다.투신했을 때의 용기를 새 삶을 다시 살고자 하는 용기로 전환해 힘내주시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한강경찰대는 한강에서의 범죄 예방과 안전 유지,인명 구조,변사체 인양 및 경호경비 지원 등 한강에서의 치안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한강에 망원,이촌,카지노 시즌 2 5 화 무료 보기뚝섬,광나루 등 4개의 센터가 있으며,관할 지역은 행주대교에서 강동대교에 이르는 약 41.5㎞의 한강 일대다.사실상 한강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사고에 촉각을 기울여야 하는 셈이다.

그중에서도 한강경찰대의 주요 업무는 인명 구조와 실종 수색 등이다.혹자는 물속에서의 수색이 단순히 수영만 잘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하지만 사실 수중 시야는 부유물 등으로 인해 30㎝도 되지 않아 시각보단 촉각에 의존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다.해군 특수전전단(UDT),해군 해난구조전대(SSU),해병수색대 등 특수부대나 경찰특공대 출신이 한강경찰대에 많은 이유다.

김 대장은 "선발 시에도 체력과 수영,잠수 능력을 평가해 정예 요원들만 선발하고 있으며,근무 중에도 매월 3회 이상 한강과 잠수 풀장에서 인명구조와 잠수 수색 등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며 "수색 과정에서 철근이나 석재 등 위험한 물체들이 있을 수 있기도 해서 전문성을 요한다"고 말했다.

한강경찰대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사건 사고를 많이 다루는 만큼 '속도'도 중요하다.4개 센터에서 주요 신고 지점에 5분 이내엔 도착하는 걸 목표로 훈련하는 이유다.노후화된 순찰정들은 지속적으로 신형으로 바꾸고 있기도 하다.

김 대장은 "현재 중형순찰정 8대,소형순찰정 2대,수상 오토바이 2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중형순찰정 중 4대는 지난해와 올해 건조를 완료했고 최대 40~45노트(약 75~80㎞)로 달릴 수 있다"며 "서울시와 시의회의 지원으로 자치경찰 예산을 확보해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설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혁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장(경정)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강경찰대 망원한강치안센터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5.5.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매일 한강에서 사람을 구하고,때론 변사체를 인양하다 보니 한강경찰대 경찰들은 서울 시민들의 일상적 공간인 한강을 남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김 대장은 "대교 위 난간에 기대어 서성거리거나 한강공원 둔치에 가까이 다가가 있는 사람들을 보면 혹시 투신하려는 것은 아닌지,그리고 한강에 떠다니는 물체를 보면 혹시 변사체가 아닌지 의심하는 습관이 생기게 된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에도 한강경찰대를 움직이게 하는 건 시민을 살리고 다시 살아갈 기회를 얻도록 도왔단 보람이다.

김 대장은 "최근 월드컵대교에서 투신 신고를 접수하고 순찰정 3대로 1분 만에 도착해서 젊은 여성을 가까스로 구조했다"며 "이 분이 투신 후에 교각 위 대피 공간으로 올라가려고 발버둥 치다 물을 먹고 물속으로 빠지기 직전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젊은 여성이 자살을 시도해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투신 후엔 살기 위해 다시 교각 위로 올라가려 했던 모습과 순찰정에 모포를 덮고 누워 통한의 표정을 짓는 모습을 봤을 때 '이 친구는 다시 한번 살아봐야겠다고 다짐하는구나' 싶어 마음이 놓였다"고 덧붙였다.

김용혁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장(경정)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강경찰대 망원센터 계류장에서 대원들과 순찰정을 타고 한강을 살펴보고 있다.2025.5.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김 대장은 우울증 등을 앓는 이들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그는 "한강경찰대가 생명을 살리지만,이후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다시 자살을 시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지속해서 해나가야 함은 물론이고 가족,친지,친구,직장동료 등 항상 주변을 살피고 돕는 따뜻한 사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생명을 구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노후화된 순찰정과 센터 시설들에 대한 시설 개선이 지속돼야 한단 점도 짚었다.최근 새롭게 도입된 뒤 그 빠른 속력 덕에 '람브로기니'란 별칭까지 얻은 신형순찰정을 바라보는 김 대장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표정이었다.

한강경찰대는 현재까지 총 4대의 신형순찰정을 건조했고,2028년까지 매년 1대씩 추가해 총 8대의 신형 순찰정을 구비할 예정이다.올해 한강경찰대 본대를 여의도로 이전 신축하는 계획을 시작으로 나머지 3개 센터도 단계적으로 신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 대장은 "한강경찰대는 자치경찰 소속이다.현재 신형 순찰정을 건조하는 예산 또한 서울시의 중장기 시설 개선 계획 덕분"이라며 "시설 개선이 마무리가 잘되도록 경찰청,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시의회 등이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용혁 대장
△1981년 △경찰대학 졸업(20기) △서부경찰서 112 상황실장 △서울경찰청 112상황실 상황팀장 △서울경찰청 기동순찰1대장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장

김용혁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장(경정)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강경찰대 망원한강치안센터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5.5.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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