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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와 반파시스트 동맹 강조하지만 유럽과의 관계 개선에 더 중요”
“美-EU 관계 악화되는 지금이 中-EU 관계 전환의 기회”

[모스크바=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브누코보 공항에 도착해 러시아 의장대 앞을 지나고 있다.시 주석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2025.05.08.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7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해 나흘간의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시 주석은 8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9일에는 붉은 광장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함께 관람하면서 양국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을 세계에 연출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에 앞서 7일자‘러시안 가제타’기고에서 양국 관계는 “2차 대전에서 함께 싸운 피로 맺은 우정”이라며 “반파시스트 전쟁 80년이 지난 오늘날 일방주의와 패권,슬롯 나라 구입횡포,구글 무료 스네이크 게임괴롭힘 행위는 심각한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7일 오후 모스크바 브누코보-2공항에 도착한 뒤 성명에서도 “중국과 러시아는 정의로운 세계를 수호하고 패권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칠 것”이라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공동 전선을 강조했다.

시 주석이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와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으나 속내는 복잡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시 주석이 강조한 미국의 패권에 맞서기 위해서는 러시아 못지 않게 유럽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3년 이상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유럽은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지하고‘평화유지군’파견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에 앞서 6일 “건강하고 안정적인 중국-EU 관계”를 강조하고 유럽의회 의원들에 대한 제재도 풀었다.

마치 손은 푸틴을 잡고 있으면서 눈길은 유럽에 돌리고 있는 듯한 다양한 외교적 줄타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더욱이 중국은 트럼프의 관세 전쟁 이후 10일과 11일 미국과 첫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있다.미국의 요청으로 이뤄진 회담으로 중국은 급할 것이 없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무역 전쟁이 길어져서는 중국에게는 득될 것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붉은 광장에 선 모습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간접 지원했다는 모습을 유럽에 더욱 각인시킬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7일 분석했다.

이런 모습은 미국과 무역전쟁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유럽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 구매자를 대상으로 했던 수출을 유럽으로 돌리려고 하는 과정에서 중-러 밀착이 가져오는 부작용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과의 사이를 벌리려고 노력해 왔는데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유럽에 대한 적대감으로 대서양 동맹이 분열되는 것을 감지하고 EU와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시진핑의 복잡한 속내 때문에 이번 시 주석의 방러는 실질보다는 상징에 더 큰 무게를 두거나 상징성과 전략적 이익이 균형을 이루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방러가 양국 우호관계에‘상징적인 무게가 더해질 것이지만 실질적인 진전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 싱크탱크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의 수석 연구원 마티유 불레그에 따르면 시 주석의 승전 기념일 축하행사 참석은 “상징이 실질을 압도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전했다.

불레그 연구원은 외면적인 친밀함의 이면에 양국 관계의 본질은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이다.

그는 5일 CEPA가 개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서로 협력 관계이면서 실제로는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의 방문기간 여러 협력 조치가 발표돼도 중요한 것은 후속 조치”라며 “중국으로 향하는‘시베리아 힘 2’가스관 건설이 10년 전에 제안되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라트비아의 전 내무장관도 시 주석의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대서양 관계를 긴장시키는 가운데 중국과 EU간의 관계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와중에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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