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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최근 한 아파트 입주민이 흡연과 관련해 “내 집에서 담배 피우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담배 연기가 싫으면 창문을 닫아라”는 내용의 글을 엘리베이터에 부착해 거센 비난이 일었다.살인도 부른다는‘층간 소음’에 이어‘층간 흡연’갈등도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렀다.그렇다면,층간 흡연에 대해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헤럴드경제가 지난 달 26일부터 이달 6일짜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을 대상으로‘아파트에서 피어오르는 담배연기.당신의 속마음은’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전체 응답자(639명)의 절반이 넘는 58.68%(375명)가 “불판도 아니고 연기 싫어요!아파트 흡연 완전 금지!”를 택해,아파트 내부에서의 흡연을 강하게 반대했다.
이어 22.85%(146명)는 “내 집 흡연은 오케이,공용구역에서는 절대 노노!”로 아파트 내부에서의 흡연에 일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또 9.55%(61명)는 “살짝은 참을 수 있어요.대신 연기 테러는 사절!”로 아파트 실내 흡연을 어느 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밖에 소수 의견으로는 8.93%(57명)가 “인생은 한 방!흡연 자유,규제는 반대!”라며 아파트 실내 흡연을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층간 흡연 갈등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당당하게 실내 흡연을 주장하는 역대급 아파트 흡연남이 등장하는가 하면,실내 흡연을 자제해달라는 호소문을 쓰는 입주민까지 등장했다.
지난 달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아파트 흡연 역대급’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이 정도면 그냥 때려 달라는 것 아닌가”라며 입주민 B씨가 작성한 편지를 공개했다.
B씨는 편지에서 “담배 냄새가 싫으면 징징대지 말고 창문 닫으세요.공동주택은 서로 배려하면서 지내는 곳입니다.배려하지 않으면서 배려를 강요하지 마세요.너무 이기적이다”라고 주장했다.
B씨는 이어 “돌아다니기 힘들다.남의 눈치 보지 않고 내 집에서 편안하게 피겠다”며 “창문 밖으로 소리 지르지 마라.담배 맛 떨어진다”고 적었다.그러면서 “(담배 냄새를) 못 참겠으면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고려해보시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흡연자들도 사람”이라며 “하지 마라 하지 말고 배려 좀 해달라.조금만 참으면 서로 편안해진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반면,실내 흡연에 고통을 겪고 있다는 호소문도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23년 2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입주민 C씨가 실내 흡연 자제를 부탁하는 호소문을 승강기에 부착해 안타까움을 샀다.
C씨의 호소문에는 “어렵게 얻은 소중한 아이가 선천성 질병으로 큰 병원에서 10시간 넘게 어려운 수술 후 오늘에서야 집으로 돌아오게 됐다”며 “이른 새벽이나 늦은 저녁에 복도나 실내에서 흡연하시는 분,한달 만이라도 실내와 복도에서 흡연을 삼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16개월 된 아이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실내흡연 문제가 갈등을 촉발하면서,실내흡연으로 인해 집 내부가 온통 누렇게 니코틴으로 오염된 영상도 충격을 주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올 2월26일 한 청소전문업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마세요”라는 영상이 올라왔다.해당 영상에는 오랜 실내흡연으로 인해 한 아파트 벽지와 천장,불법 토토 신고 후기샷시,붙박이장 등 내부가 온통 누런 니코틴에 찌든 모습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업체 관리자는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마세요”라며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면 내부 공간이 니코틴으로 오염되며 악취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흡연은 건강에 해롭고 간접흡연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때문에 건물 내부에서 흡연은 지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동주택·다가구주택 등 실내 층간 흡연으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지만,이를 제재할 법적 장치가 없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층간 흡연은 층간 소음과 마찬가지로 살인까지 부를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컨데,지난 2022년 6월 인천 부평구의 한 빌라에 사는 D씨는 소음과 담배 냄새로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웃주민 E씨를 흉기로 살해했다.또 같은 해 10월에는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층간 흡연으로 갈등을 빚은 주민들이 서로 폭행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 주민 F씨는 아래층에서의 간접흡연으로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이에 관리사무소에 흡연 사실을 알렸지만,안내방송으로 흡연을 자제하라는 것 말고는 해법이 없다.결국 F씨는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다.
F씨는 “베란다 창문은 물론 주방쪽 창문,복도 등 수시로 간접흡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아랫집에 이야기를 해도 소용없고,안피웠다고 발뺌만 하니 도저히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공동주택은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입주 가구의 절반 이상이 동의하면 복도,계단,엘리베이터,지하주차장 등의 일부 또는 전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청할 수 있다.아파트 실내흡연 등으로 피해를 본 사실이 있을시 손해를 입증하면 배상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한 비흡연자가 거주지와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었다.당시 재판부는 비흡연자가 청구한 위자료 일부를 인정한 바 있다.
다만 금연구역이 지하 주차장과 복도,계단,엘리베이터로 제한돼 있고,지상 주차장과 보행로 같은 실외 공간은 금연구역에서 제외돼 있다.
공동주택관리법에는 “공동주택의 입주자 등은 발코니,화장실 등 세대 내에서의 흡연으로 인하여 다른 입주자 등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만 기재돼 있다.
이에 따라 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중‘흡연자의 협조 의무에 관한 규정’내용 개정해,층간 흡연 가해자에게 높은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퇴거 조치를 내리는 등의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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