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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아티장베이커스 파주'트럼프 2기' 대비 우크라 장기 지원책 마련
일부는 '친트럼프' 메시지…바이든 비판하기도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하나의 유령이 나토를 거닐고 있다.트럼프라는 유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소에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며 나토에 회의적인 모습이었던 만큼,회원국들은 그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비해 분주한 모습이다.
각국의 정치 상황에 영향받지 않는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책 마련에 힘을 쏟거나 노골적으로 친(親)트럼프 메시지를 보내는 등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트럼프 2기'를 준비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폴리티코는 이날 "올해 나토 정상회의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의 그림자가 개막 전부터 드리웠다"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TV 토론 '참패'로 나토에 회의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힘을 받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방위비 분담을 문제 삼으며 나토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는데,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최대 지원국인 미국의 원조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연간 400억 유로(약 60조 원) 상당의 군사 지원금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나토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고위 민간 공무원을 배치하고 독일 비스바덴에 우크라이나군 훈련과 군사 장비 공급을 담당하는 군수사령부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는 그동안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나토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은 물론 다른 회원국의 정치 상황에 영향받지 않는 장기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이외에도 나토 회원국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요구했던 국내총생산(GDP)의 2% 방위비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나섰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나토 32개 회원국 가운데 23개국이 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할 당시에는 회원국 중 절반도 채 안 되는 국가가 이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GDP의 2%도 부족하다며 방위비를 더 올려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친트럼프' 메시지를 보내는 회원국들도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에스토니아,아티장베이커스 파주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방위비 지출이 미비한 국가들을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치켜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부 장관은 골프클럽을 소유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식하듯 "나토는 클럽이다.클럽의 규칙이 있으면 모든 사람이 규칙을 지킬 것을 기대한다"라며 회원국들을 향해 방위비 분담 목표를 지키라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GDP의) 2%도 부족하다"라며 "2.5%나 3%까지는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드리스 스프루드스 라트비아 국방부 장관은 "미국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면서도 "동시에 나토도 미국에는 없어서 안 될 존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페브쿠르 장관은 "서방이 러시아보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지만 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은) '필요한 만큼"(as long as it takes)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한 말로,그는 앞서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여러 차례 "필요한 만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유럽 관리 중에서는 직접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들과 만나는 사례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을 지낸 키스 켈로그 전 중장은 로이터통신에 최근 여러 유럽 관리들을 만났다고 밝힌 바 있다.다만 그는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그의 선거 캠페인을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