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노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질환이다.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28.0%는 당뇨병이 있다.당뇨병 관리에 중요한 것이‘운동’과‘식단 조절’이지만,노인에겐 둘 다 어렵다.운동하자니 몸이 약한 경우가 많고,끼니를 제때 챙겨 먹기 힘들어 빵이나 과자 등 간식으로만 배를 채우는 사례가 흔하다.다양한 악조건이 있지만,현대 의학과 주치의란 동반자가 있다면 노인 환자도 충분히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다.그 방법을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윤재승 교수에게 물었다.
- 당뇨병 노인 환자들은 복용하는 약이 많다던데,왜 그런가?
“당뇨병이 없는 노인 환자들이 평균 5개 약을 복용할 때,당뇨병이 있는 노인 환자들은 9.4개를 복용한다.당뇨병 환자들은 당뇨병이 유발하는 ▲혈관 합병증 ▲감각신경병증,자율신경병증 등 신경 합병증 ▲당뇨병성 콩팥 질환 등 갖가지 합병증까지도 관리해야 해서 약 가짓수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복용해야 하는 약 가짓수가 늘어나면 약 성분 간 상호작용 때문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렇다고 환자에게 꼭 필요한 약을 안 먹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예컨대,이미 손상된 신경으로 인해 통증이 심한 환자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진통제 등 통증 조절 약을 복용해야 한다.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인해 변비가 생긴 환자는 어쩔 수 없이 변비약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당뇨병이 있으면서 이상지질혈증도 있다면,운동으로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출 수는 있으나 운동만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대폭 떨어뜨릴 수는 없다.약을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관리법이다.”
- 자신이 먹는 약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자신이 먹고 있는 약들을 주치의 의사에게‘하나도 빠짐없이’보여주고,약 상담을 받아야 한다.주치의가 잘 살펴보면 환자가 불필요하게 먹는 약이 간혹 있다.일례로,자신에게 아직 없는 증상이 나타날까 우려해 약을 미리 복용하는 환자들이 있다.변비약이나 소화제가 대표적이다.신경병증 약을 이미 먹고 있으면서,의사가 모르게 진통제를 더 챙겨 먹는 사례도 있다.이런 약만 쳐내도 먹는 약의 가짓수가 훨씬 줄어든다.여러 가지 약의 효능을 합친 복합제를 먹는 것도 방법이다.복합제 하나만으로 약 2~3개를 복용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 반대로,처방받은 약을 제때 챙겨 먹길 어려워하는 환자들은 어떻게 하면 되나?
“일주일치 약을 넣어둘 수 있는 약통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요일별로 나누어진 칸에 그날 먹을 약이 들어있으면,내가 오늘 약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눈으로 확인하기 쉽다.생활 습관과 연계해서 먹는 것도 방법이다.가령,자신이 매일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아침 식사 직후에 바로 약을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매일 저녁 뉴스를 챙겨보는 사람은 뉴스가 시작하는 시점에 약을 먹는 버릇을 들여도 좋다.
덜 먹은 약을 집에 쌓아두는 경우가 있는데,누적된 약이 많으면 내가 약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확인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남은 약은 정기적으로 처분하는 게 좋다.장기간 복용하는 약이라면 주치의에게 “저번에 타간 약이 아직 남았으니,이 약은 이번엔 좀 적게 줘도 된다”고 알리도록 한다.집에 약이 쌓이는 것도 막고,주치의도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파악할 수 있어 서로 좋다.”
- 노인 당뇨병 환자가 꼭 해야 할 게 있다면?
“운동으로 뱃살을 빼야 한다.노인 당뇨병 환자들은 몸은 말랐는데 배만 살찌는 복부 비만이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노인 환자는 격렬한 운동을 하면 갑자기 저혈당 상태가 될 수 있고,관절염 통증이 심해지거나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다.무리하게 운동하려 하지 말고,걷기 운동만 잘 해도 건강이 훨씬 나아진다.좀 더 강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있다면 완만히 경사진 곳이나 계단을 오르는 것도 권장한다.부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의자를 뒤에 두고 가볍게 스쿼트 운동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물론,
더 지니어스 포커이런 운동을 하기 전엔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 아직 당뇨병이 없는 노인들은 어떻게 예방하나?
“영양 관리 그리고 운동에 신경 써야 한다.노인은 근육량이 감소해 복부 비만에 취약하다.탄수화물 섭취량은 줄이고,단백질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성인은 단백질을 몸무게 1kg당 1g가량 섭취해야 한다.두부로 따지면,두부 한 모의 단백질 함량이 26g 정도라,웬만한 성인은 하루에 두부 두 모는 먹어야 권장량에 근접한다.생선으로 치면 생선 반토막을 하루에 세 번 먹어야 한다.밥을 먹기 귀찮다고 자꾸 과자,빵 같은 밀가루 간식으로 배를 채워선 안 된다.
귀찮아도 하루 30분 이상은 걷기 운동을 하는 게 좋다.걷기 운동을 하지 않을 때라도 너무 눕거나 앉아있지만 말고 일어나서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활동하는 것이 좋다.술·담배를 끊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그러나 2024년도에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만든 최신 당뇨병 팩트리스트에 따르면,뜻밖에도 노인 당뇨병 환자의 음주·흡연 비율이 청년 당뇨병 환자보다 낮았다.걷기 실천율은 이전보다 늘었으나 아직 40%에 불과했다.노인 당뇨병 환자라면 금주·금연도 중요하지만,무엇보다도‘걷기 운동’을 강조하고 싶다.이에 대한당뇨병학회에서도 노인 당뇨병 TF를 만들어서‘생활 습관 관리 방법’에 관한 교육 자료를 배포하려고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