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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美에 농산물·에탄올 등 시장 개방…車·철강관세 인하·철폐 성과
韓,英보다 더 강한 요구 받을 가능성…"기본관세는 10% 유지 전망"
(세종=뉴스1) 임용우 나혜윤 김승준 기자 = 미국과 첫 관세 협상을 마친 영국이 미국 상품 구매 확대를 지렛대로 삼아 자동차·철강 등의 관세를 인하·철폐하는 무역합의를 이끌어내면서,한국도 이미 적용된 관세들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특히 우리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 조정의 가능성이 엿보였다는 게 이번 미영 관세협상의 큰 의미로 평가된다.
다만 영국은 미국의 무역수지 흑자국이란 점에서 우리나라,일본 등 미국에 적자를 안긴 주요 국가들과는 협상 출발선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에 따라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보다 높은 수준의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한국에 절실히 요구하는 조선업 협력,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를 활용해 자동차·철강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철폐를 최대 수준으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8일(현지시간) 영국산 자동차의 연간 10만 대 물량에 한정(쿼터)해 관세를 기존 25%(최혜국 관세 포함 시 27.5%)에서 10%로 낮추고,대신 미국산 농산물 등의 영국 시장 접근성 확대 등을 포함한 무역 합의를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도 철폐하기로 했다.영국은 대신 미국에 에탄올,소고기,농산물,기계류 등의 시장을 개방해 미국 제품에 50억 달러 규모의 수출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영국은 1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보잉 항공기도 구매하기로 했다.지난달부터 부과 중인 10%의 국가 기본관세는 유지된다.
이번 미·영 협상과 관련해 영국이 미국산 구매를 확대하는 대신 자동차,고스톱 모바일철강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우를 받는 수준의 절충적 합의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 역시 '주고받는' 거래를 통해 미국의 관세를 일정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한국 정부가 25%로 책정된 대(對)한국 상호관세는 물론,핵심 대미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 등 품목 관세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카드 업그레이드 도박한국도 향후 대미 협상에서 영국처럼 일정 물량까지 관세를 낮추는 저율관세할당(TRQ) 적용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영국은 연간 대미 자동차 수출 대수에 해당하는 10만 대 수준의 물량에 대해서 저율 관세 적용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한국은 자동차 품목 관세 조정이 중요한 과제다.지난해 대미 수출액 342억 달러 중 자동차가 26.8%를 차지했다.전체 대미 무역흑자의 60%를 차지하기도 했다.
자동차 등 관세를 낮추기 위해서는 미국이 우리 정부에 강력하게 협력을 요청하고 있는 조선업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은 "미국이 영국의 철강 관세를 철폐한 것과 같은 수준의 양보를 우리나라에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선업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등에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상호관세를 낮추는 협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이 영국과 합의에서 섹터(개별 분야)의 예외를 인정해 줬다는 점에서 우리가 비교해 볼 여지는 있다"며 "기본관세 10%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품목별로 국익에 가장 유리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상황은 영국과 다소 다르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에 나선 가장 핵심 이유는 자국의 무역적자 해소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 등 무역 적자국들을 향해서는 미국 상품 구매 확대 약속의 규모와 구체성에 관한 요구 수준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물량은 지난해 143만 대로 영국의 14배가 넘는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을 예외적인 경우로 꼽으며 "롤스로이스는 수백만 대를 만드는 거대 자동차 업체가 아니다"라며 "롤스로이스에 비견할 만한 차가 아니라면 그런(관세율을 낮추는) 합의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울러 농산물 수입 정책,디지털 규제 등 다양한 '비관세 장벽' 문제 해결 역시 더욱 강한 요구가 나올 전망이다.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는 미국과 영국의 협상 결과를 볼 때 우리 정부가 비관세장벽을 일부 양보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미국은 10% 기본관세는 유지하는 상황에서 무역 압박을 통해 무역적자를 낮추는 것이 목적"이라며 "비관세 장벽을 허무는 대신 자동차,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관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 달 3일 대선 후 출범하는 새 정부에 바통을 넘겨 최종 결정을 하도록 한다는 기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6월 3일까지 관세 협상의 결론을 낼 수 있는 절차적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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