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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가롯데·메가 합병 CGV에 위협은 '그닥'…진짜 문제는 영화계 침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합병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9일 CJ CGV (이하 CGV) 주가는 회복세를 멈추고 5000원선 아래로 다시 밀렸다.국내 극장가 지각 변동에 업계 1위인 CGV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되면서다.다만 금융투자전문가들은 합병보다는 영화 산업 전반의 침체가 근본적인 위협이라고 진단한다.
이날 CGV는 전일 대비 130원(2.27%) 내린 4925원에 거래를 마쳤다.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다 주가가 다시 밀렸다.이날 종가 기준 CGV 주가는 영화 티켓값(1만5000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날 회복세가 주춤한 데는 여러가지 악재가 겹친 탓이다.
전날 중앙그룹과 롯데그룹이 각각 보유한 메가박스중앙과 롯데컬처웍스의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새 법인은 시장 재편을 노리며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국내 극장가는 CJ CGV(극장 192개,스크린 1,346개),롯데시네마(극장 133개,스크린 915개),메가박스(극장 115개,스크린 767개)의 빅3 체제로 구성돼 있다.합병이 완료되면 합병 법인의 스크린 수는 CGV를 소폭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시장에서는 업계 1위 CGV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합병보다는 영화관 산업 전반의 침체가 CGV에 더 큰 위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합병 법인의 점유율이 CGV와 유사하거나 소폭 앞설 가능성은 있으나 이번 합병이 경쟁 강도를 실질적으로 높일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영화 산업 전체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수익성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했다.점유율 확보보다는 당장의 수익성 개선이 더욱 시급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CGV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CGV가 전날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5.8% 증가한 5336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9.5% 줄어든 32억 원에 그쳤다.8분기 연속 흑자 기조는 이어졌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수치다.
실적의 발목을 잡은 건 국내 영화관람객 감소다.이날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국내 1분기 관객 수는 1,메인보드 그래픽카드 슬롯 불량683만 명으로 전년 동기(2,648만 명) 대비 43.4%나 감소했다.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영화 소비의 중심이 옮겨가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CGV의 국내 성적도 부진했다.1분기 국내 매출은 1283억 원,영업손실은 310억 원으로 집계됐다.지난해 '파묘' 개봉 효과의 기저효과와 올해 초 흥행작 부재가 맞물리며 관객 유입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해외 시장 실적이 빠르게 회복하는 점은 긍정적이다.CGV는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입지를 강화하며 반등의 기회를 모색 중이다.특히 중국에선 춘절 시즌을 맞아 로컬 콘텐츠가 흥행하며 올해 1분기 매출 1050억 원,영업이익 189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너자2'가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경신하는 등 성수기 효과가 뚜렷했다.
CGV의 자회사인 CJ 4D플렉스(PLEX)도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지난 3월 세계 최대 극장 체인 AMC와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으며,미국·유럽·아시아 주요 멀티플렉스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중이다.CJ 4DPLEX는 4DX와 스크린X 등 차세대 상영 기술을 개발·수출하는 글로벌 영화 기술 기업이다.
CGV는 OTT 강세에 대응해 차별화된 관람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 특별관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최근 CGV는 프리미엄 상영관 수를 현재 1,200개에서 2030년까지 2000개로 확대하고,이를 통해 매출을 6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CGV 관계자는 "OTT 시대에 특별기술관 등을 통해 극장에서만 가능한 차별화된 관람 경험을 관객들에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용현 연구원도 "4DPLEX 기반 콘텐츠가 소비자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갈지가 관건"이라며 "해외에선 영화뿐 아니라 스포츠 중계를 함께 보는 스크린 문화가 확산 중인데,CGV가 이를 산업화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