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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제약·바이오 기업에는 오타쿠(골수 마니아) 오너십이 있습니다.임상을 진행하면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지요.이 과정에서 정확한 의사 결정을 하려면 기술과 임상에서 최고 경영자가 모든 과정을 알고 챙길 수 있는 열정과 전문 지식을 갖춰야 합니다."
한국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의 임상 파이프라인(Pipeline)의 성공 확률은 1% 미만으로 평가된다.지극히 낮은 확률에도 결국 성공하는 1% 기업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무엇일까.지난 40년 동안 제약·바이오 기업만 분석한 전문 애널리스트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그 비결을‘오타쿠 오너십’에서 찾았다.
오랫동안 그가 분석한 성공 기업의 오너들은 기업설명회(IR)에서 신약 플랫폼 기술이나 파이프라인에 대해 어떤 질문이 나와도 막힘없이 대답했다고 한다.
하 연구원은 “신약 개발은 성공 확률이 매우 낮은 사업에 수백억원의 투자를 반복하는 의사 결정의 연속인데,한국 경영 환경에서 이런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대규모 투자 결정은 결국 오너가 해야 한다”며 “큰 위험이 따르는 신약 개발을 성공한 기업은 공통적으로‘오타쿠적’오너십이 있었다”고 말했다.
1987년 증권사에 첫발을 내디딘 하 연구원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전신인 경제연구소에서‘애널리스트’개념이 생기기 전부터 일했다.처음 그가 제약 분야를 담당할 때만 해도 제약 업종은 작전주 취급을 받으며,증권사 내에서도‘손이 덜 가는’작은 분야였다.
전환점은 1990년대 초반 일본 다이와증권으로 연수를 갔을 때 찾아왔다.그는 그곳에서 애널리스트의 비전과 일본 제약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목격했다.“우리나라에도 언젠가 제약·바이오가 빛을 볼 거란 막연한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이후 그는 화장품과 에스테틱 분야를 두루 담당하며,40년 가까이 제약·바이오 산업을 지켜왔다.
다음은 하태기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긴 시간 업계에 몸담아 왔다.가장 기업에 남는 기업이 있다면.
“1990년대 의약 분업(의사와 약사의 업무 분담) 이후 의원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당시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가 이 변화를 인지하고 과감하게 제너릭 의약품(복제약)에 투자했다.이후 한미약품은 2010년대엔 신약개발에 집중하면서 1990년대 초 20위권에 머물던 회사를 단기간에 업계 1위로 끌어올렸다.
2015년에는 다국적 제약사와 5조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바이오 붐을 일으켰다.산업의 미래를 읽고 과감하게 행동에 나서는 오너의 결단력이 기업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단 걸 직접 목격했다.”
─투자할 만한 제약·바이오 업체를 선택할 때 핵심은 무엇인가.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이다.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후보물질 탐색에서 임상 3상,그리고 한국 식약처나 미국 FDA 등으로부터 품목 승인을 얻기까지 임상 과정을 잘 살펴봐야 한다.
최근 주식 시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실현 가능한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에 점수(밸류에이션 멀티플)를 높게 주고 있다.반면 국내 전통 제약업,헥사 토토 먹튀특히 제네릭 의약품의 개발과 마케팅에 안주하는 기업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몸값을 매긴다.국내 실적이 아닌 글로벌 실적에 더 주목해야 하는 시기라고 본다."
─최근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비교적 덜 위험한(risky) 플랫폼(약물을 원하는 부위에 빠르게 전달하는 기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단 공통점이 있다.쉽게 말하면 플랫폼 기술은‘닭’이고,크레이지 슬롯 먹튀 베스트 온라인 카지노슬롯검증사이트신약 개발은‘알’이다.알은 하나 갖고 있다가 깨지면 끝이지만,닭은 계속 알을 낳는다.플랫폼 기술의 가치가 신약보다 높은 건 아니지만 플랫폼이 있으면 여러 알을 낳을 수 있어 사업 안정성이 높다.
현재 알테오젠은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꿔주는 플랫폼 기술을,리가켐바이오는 ADC(항체-약물 결합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두 기업 모두 최근 대규모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한국 바이오 기업의 역사를 써가고 있다."
─최근 중·소형주 바이오 기업들이 임상 중단·실패를 발표하며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나왔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어쩔 수 없는 구조적 한계다.매출이 없으니 시장에선 파이프라인을 전체 기업 가치로 볼 수밖에 없다.개발자들조차 신약 개발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알지 못한다.기업 가치 평가가 그만큼 어렵다.
미국에서도 임상 결과 발표 다음날 주가가 70% 급락하는 경우가 있다.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 수준의 기반 기술을 갖추지 못했고,주변에 빅파마(글로벌 대형 제약사)도 없어 성공 확률이 더 낮다.
그동안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일종의‘김치 프리미엄’처럼 과도하게 형성된 탓도 있다.기술특례 상장을 둘러싼 논란이 있지만,실패 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유지하면서도 진짜 한계에 다다른 기업은 명확한 기준에 따라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바이오 기업에 대한‘옥석 가리기’는 어떻게 하는가.
“어려운 질문이다.좋아하는 기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바이오주는 특별히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높은 투자처다.전문 지식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은 유망 바이오기업에 분산 투자하길 권한다.전문적 지식을 쌓은 후에 투자를 하거나 바이오 전문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 지식을 쌓고 싶다면 바이오 기업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에 주목하면 된다.신약 파이프라인이 전임상,임상 1~3상,그리고 품목허가 과정 중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파악하자.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평가를 참고하거나,빅파마와의 공동 개발,기술수출 유무와 내용 등으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평가할 수도 있다.또 바이오기업은 수익이 없고 연간 수백억원의 자금을 사용하기에 재무 상황에 대해서도 알아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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