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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글로벌 낙수효과
(下) 국내 고용·­산업 생태계도 동반성장

'해외 가면 韓 고용위축' 우려 깨
美·印 등 진출해 그룹 이미지 제고
글로벌 판매 뛰며 韓 생산도 증가
주요 계열사도 덩달아 경쟁력 강화

올해 국내 24兆 투자…역대 최대
해외서 번 돈 상당액 韓에 투입
생산기지 설립해 車산업 키우고
자율주행·로봇 등 미래기술 육성자동차는 다른 어떤 산업보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업종이다.2023년 기준 국내 자동차산업 종사자는 33만8000여 명으로,화학(15만2000명)과 반도체(14만7000명)를 합친 것보다 많다.관련 생태계도 그 어디보다 넓고 깊다.기계장치 철강 배터리 반도체 전선 등 3만 개에 달하는 부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동차 공장이 문을 열거나 닫으면 그 파급 효과는 주변 여러 산업으로 퍼져 나간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30년간 미국 유럽 인도 등 해외에 공장을 지을 때마다‘국내 산업 공동화’우려가 나온 이유다.하지만 현실은 달랐다.현대차그룹이 도요타와 폭스바겐그룹에 이어‘글로벌 넘버3’로 올라서면서 해외는 물론 국내 공장을 쉴 틈 없이 돌려야 수요를 겨우 맞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 덕에 국내 고용이 오히려 늘었고,관련 생태계는 한층 탄탄해졌다.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 등 7개 주요 계열사의 국내 임직원 수는 2004년 9만8673명에서 지난해 14만4395명으로 46.3% 늘었다.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문을 연 2005년을 사실상 해외 생산거점 구축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잇따른 해외 공장 건립에도 국내 고용은 오히려 크게 확대된 셈이다.

경기 화성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시트 충돌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현대트랜시스 제공
경기 화성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시트 충돌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현대트랜시스 제공
두 가지 이유가 있다.현대차와 기아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국내 공장이‘풀가동’상태가 된 게 첫 번째다.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자동차업계 리더로 떠오르면서 한국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인력을 대폭 늘린 것도 한몫했다.현대차는 각종 신차 개발은 물론 미래항공모빌리티(AAM),자율주행,로봇,칸 카지노배터리 등 미래산업을 개발한 연구원을 국내외에서 끌어모으고 있다.

특이점은 이 기간 직원 수 증가 폭이 현대차와 기아(8만5470명→11만884명)의 29.7%보다 현대모비스·현대위아·현대트랜시스·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 등 5개 계열사(1만3203명→3만3511명)가 154%로 더 컸다는 점이다.국내에서 생산한 주요 부품을 현대차와 기아의 해외 공장에서 조립하는 시스템 덕에 계열사 고용 증가 폭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부품업체들이‘현대차 납품’을 보증수표로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 납품을 늘린 것도 국내 고용 확대에 이바지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산업(2023년 33만8000명)이 국내 제조업 고용(297만 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8.8%에서 2023년 11.4%로 높아졌다.간접 고용까지 더하면 자동차가 창출하는 일자리는 150만 명에 달한다.자동차업계 임금은 2023년 기준 6090만원으로 제조업 평균(5380만원)을 웃돈다.1986년 첫 독자 모델인 포니를 처음 수출할 때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이 남긴 “자동차산업이 세계적 수준이 됐을 때 돌아오는 이익은 특정 기업에만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 그대로다.현대차그룹은 해외 진출을 통해 벌어들인 돈의 상당액을 다시 국내에 투자한다.올해 투자금액만 24조3000억원이다.사상 최대 규모다.기존 최대 기록(작년 20조4000억원)을 1년 만에 다시 썼다.이 중 상당 부분을 국내 생산기지를 짓는 데 쓴다.내연기관차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전기자동차 생산기지의 일부를 국내로 돌린 것이다.현대차그룹은 연내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과 기아 화성 전기차 공장(EVO플랜트) 건설을 마무리하고 가동에 들어간다.

또 다른 핵심 투자 대상은 R&D다.배터리 기술부터 반도체,5세대(5G) 통신망,수소·전기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돈을 태운다.자율주행,AAM,로봇 등 미래 기술에도 목돈을 투입한다.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해외 공장을 계속 늘려도 국내 고용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순 생산보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큰 R&D의 중심은 언제나 한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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