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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INSIGHT
美 40년 산학협력의 힘…정부가 밀고 대학이 끌었다
美 대학 산학협력 프로그램
국립과학재단 지원으로 시작
정부 자금 끊겨도 78% 생존
단기 넘어 장기 성장에 집중
애플·TSMC 등 투자 힘입어
고위험·고수익 첨단기술 개발
SKC,조지아 공대 연구멤버
삼성전자,MIT와 '기술 동맹'
현대차도 버지니아공대 회원
한국도 벤치마킹했지만…
프로그램 대부분 정부 의존
재정 지원 끊기면 문닫을 판
얼마 전 삼성전자가 스탠퍼드대,일본마작갤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북미 최고 명문 공대와‘기술 동맹’을 맺고 로봇,디지털 헬스케어 같은 미래 첨단기술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삼성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미국 주요 대학에‘투자’한 것은 꽤 오래된 일이다.삼성만 해도 버클리대의 센서 및 액추에이터센터(BSAC),스탠퍼드대 시스템X 얼라이언스의 정회원이다.
버지니아공대 타이어연구센터의 22개 기업 회원 명단엔 현대자동차,LG화학,금호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바카라 연습 게임 베스트 온라인 카지노카지노사이트검증사이트넥센타이어 등 한국 기업이 빼곡하다.이 외에도 두산은 텍사스대의 로봇 산학협력 프로그램 회원사고,스탠퍼드대의 스토리지 X 이니셔티브엔 GS에너지가 매년 회비를 납부한다.
기업의 미국 대학을 향한‘러브콜’은 거꾸로 한국 대학의 열악한 현실을 보여준다.국내 굴지의 대학조차 산학협력 대부분을 정부 지원에 의존한다.해외 기업은 고사하고,삼성 같은 한국 기업으로부터 매년 회비를 받을 수 있는 미국의 산학컨소시엄 같은 프로그램은 눈을 씻고 찾으려야 찾을 수 없다.
한국의 ERC 153개 중 현재 운영 중인 센터가 정부 재정 지원이 끊겨도 계속 유지될 곳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설혹 졸업한 센터 중 생존한 ERC가 있더라도 이에 관한 정확한 통계가 없다.정부는 차제에 재정 지원이 끊긴 이후에도 지금까지 유지되는 센터가 얼마나 있는지 생존율과 성과를 면밀히 측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ERC 사업을 통해 그동안 250개의 창업기업을 탄생시켰다.특허와 발명 라이선스는 각각 920개,1400여 개에 달한다.ERC에 참여한 학생은 1만4900여 명이다.이들이 세계를 제패한 미국 혁신 기술을 일군 뿌리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를 가능케 하는 건 순전히 대학의 역량이다.버클리대 BSAC만 해도 다양한 전공 분야에서 30여 명의 교수진과 100명 이상의 대학원생 및 박사후 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여러 기업체 회원은 캠퍼스에 상주 연구원을 두고 있으며,대학 실험실을 이용하기 위해 대학 캠퍼스를 자주 방문한다.
이 같은 미국 산학협력의 전통은 MIT가 1948년 대학 차원에서 마련한 ILP(담당자 지정을 통한 산학연계)라는 프로그램에서 출발했다.MIT는 기업이 대학교수와 연구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도록 대학 문호를 처음 개방했다.이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산업 연락 담당자 지정이다.이들은 기업이 관심 있어 할 분야의 교수를 찾아내 기업이 원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역할을 맡았다.MIT의 ILP에 소속된 이 같은 전문가는 50여 명에 달한다.2023년 3월 말 기준으로 MIT ILP 가입 기업은 총 240여 개로 지역별로 구분하면 미국과 캐나다(32%),일본과 한국(23%),유럽(22%),중국과 동남아시아(13%)로 전 세계에 골고루 포진해 있다.한국에선 현대자동차,LG화학,삼성전자(반도체) 등 14개사가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한국 대학 중 이런 형태의 산학연계 센터가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9년 4.36%(총연구개발비 89조원)에서 계속 증가했다.2023년에는 4.96%(총연구개발비 119조1000억원)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하지만 연구 성과 측면에선 투자 대비 효율이 낮다는 지적을 여전히 받고 있다.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진정성과 지속 가능성 결여가 큰 이유다.
기업들은 적자생존의 거친 들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구비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길을 찾아 나가려고 부단히 노력한다.정부 재정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연구개발 관행도 양질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기초 원천 연구는 성과를 보기까지 긴 호흡이 필요하다.기초 연구를 진행하면서 산업체와 연결돼 큰 성과를 거둔 사례를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겠다.나비 날개 색소에 관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항암제를 개발한 에드워드 C 테일러가 주인공이다.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이던 테일러는 천연물 합성 및 의약화학 분야에 연구 전문성이 있었다.그는 제약 회사 일라이릴리와 1984년부터 협력했다.이를 통해 석면에 노출돼 발생하는 폐암을 치료하기 위한 항암제 알림타를 개발해 2004년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았다.
테일러 교수는 그의 명예를 기리는 교내 심포지엄(2016년 4월)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저는 암 치료제를 찾으려고 시작한 것이 전혀 아닙니다.나비 날개 색소에서 발견된 두 개의 고리 구조를 가진 화학 화합물을 탐구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알림타에 대한 미국 특허 로열티는 2010년 완공된 프린스턴대의 화학과 빌딩을 건설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이처럼 연구 기반의 산학협력 결과는 발명자,기업,대학 모두에 이익을 공유하는 선물인 것이다.
김우승 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
▶ERC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1985년 도입한 산학협력 프로그램.6개 센터로 출발했고,한국도 1990년에 ERC를 들여왔다.
김우승 원장은
△제15대 한양대 총장
△국가산학연협력위원회 공동위원장
△교육부 LINC+ 협의회장
△(현)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
△(현)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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