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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역전의 꿈]➁ 싱클레어,야마나카 인자로 시력 회복 성공
콘보이 "혈장희석으로 회춘"…"노화역전,공상과학 아냐"[편집자주] 노화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는 시간의 흐름이었다.그러나 이제 과학은 그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묻고 있다.세계 각지에서 세포를 젊게 되돌리는 실험이 이어지면서,'노화 역전'이라는 개념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뉴스1>은 이번 기획을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노화역전을 집중 조명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노화과학계를 이끄는 세계의 과학자들은 최근 "노화는 되돌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하버드,UC버클리,MIT 등 글로벌 연구진이 '노화역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며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데이비드 싱클레어(David Sinclair)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이리나 콘보이(Irina Conboy) 미국 UC버클리 교수는 각각 세포를 젊게 되돌리는 유전자 리프로그래밍과 혈액 내 유해 신호 제거를 통한 회춘 메커니즘을 각각 제시하며 생물학적 나이를 되돌리는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노화는 되돌릴 수 있는 정보 손실”… 싱클레어의 유전적 리셋 실험
싱클레어 교수는 노화를 세포의 정보 손실,
마작 패 온라인즉 '표현형(epigenetic) 정보'가 흐트러지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그는 2020년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생쥐 실험에서 야마나카 인자(Yamanaka factors) 중 세 가지(OSK: Oct4,Sox2,Klf4)를 생쥐의 눈에 주입해 노화로 손상된 시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OSK 유전자는 세포의 DNA 염기서열은 그대로 두고 후성유전적 정보(epigenetic information)를 리셋해 세포가 '젊은 상태'에서 유전자 발현을 재개하도록 유도한다.즉,OSK 인자가 세포의 '노화된 기억'을 지우고 회복 능력을 갖춘 젊은 시절처럼 작동하도록 명령하는 '전사 프로그램(transcriptional program)을 되살린 것이다.이로 인해 녹내장 등으로 퇴화한 망막 신경세포가 재생되며 시력 회복이 가능해졌다.
2023년엔 노화가 DNA 자체의 손상 때문이 아니라 세포가 DNA를 '잘못 읽기 시작하는 것'이 노화의 원인이라는 점을 밝혀냈다.그는 "우리 몸은 시간이 지나면서 DNA 자체가 손상되기보다 세포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를 기억하는 능력'을 잃는다"며 "마치 컴퓨터가 운영체제를 잊어버리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현재 그는 눈조직 회복을 넘어 심장,신장,간,뇌 등으로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Life Biosciences)라는 회사를 창업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그는 "눈은 안전성이 높기 때문에 가장 먼저 임상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며 "실험실 데이터에 따르면 근육,뇌,신장,다발성 경화증 같은 신경계 질환에서도 재생 가능성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싱클레어 교수는 노화 역전 기술의 임상 도입에 있어 가장 큰 장애는 안전성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유전자나 세포를 바꾸는 방식은 예상치 못한 전신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며 "철저한 임상 검증과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싱클레어 하버드대 교수.(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 제공)"젊은 피가 아니라,피를 깨끗이"… 혈장 희석으로 노화역전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콘보이 교수는 2005년 '서로 다른 발달 단계 개체들의 접합'(heterochronic parabiosis)을 통해 노화된 생쥐가 젊은 생쥐와 혈류를 공유했을 때 생리적 회춘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하지만 그는 이후 '젊은 혈장 주입이 아닌 노화된 혈액 속 유해 성분 제거가 노화역전의 본질'이라는 역설적인 결론을 내렸다.그는 뉴스1에 "노화는 혈액 속 단백질이 증가하고 그 수치의 변동성(노이즈)도 커지는 현상"이라며 "혈장을 희석하면 '불필요하게 요동치는' 단백질 환경을 정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콘보이 교수는 '혈장 희석'(plasma dilution) 기법을 제시하며 젊은 피 없이도 회춘 효과가 발생함을 동물실험으로 입증했다.이 연구는 지난해 '제로사이언스'(Geroscience)에 게재됐으며 인간 대상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 연구를 임상으로 확장하기 위해 바이오 스타트업 '제너레이션 랩'(Generation Lab)을 공동 창업했고 DNA 메틸화의 노이즈를 분석해 신체 19개 기능의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시스템 에이지'(SystemAge)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다.
DNA 메틸화는 유전자에 '표식'을 붙여 해당 유전자가 작동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이 표식은 나이 들수록 흐트러지기 쉬운데,이를 분석해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기술이 바로 시스템 에이지다.속도계처럼 몸속 기관들이 몇 살처럼 작동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안전성에 대해서는 "혈장 희석 과정에서 시트르산 독성(citrate toxicity),두드러기,항응고제에 대한 항체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대부분은 숙련된 임상의의 관리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리나 콘보이 UC버클리 교수.(이리나 콘보이 교수 제공)MIT의 리후이 차이,하버드의 조지 처치,레오니드 페쉬킨도‘가역성’주목
노화역전 기술은 혈액과 유전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리후이 차이(Li-Huei Tsai) 미국 MIT 교수는 노화한 생쥐의 뇌에 감광·감청 자극을 주입해 시냅스 연결성을 회복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알츠하이머병 치료와도 연결되고 있다.
조지 처치(George Church) 하버드대 교수는 유전자 편집을 통해 노화를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실험동물에서 수명 연장 효과를 입증했다.레오니드 페쉬킨(Leonid Peshkin) 하버드대 교수는 생물학적 나이의 계산 모델을 만들고 머신러닝을 통해 '역노화 가능성의 기준점'을 찾는 연구를 이끌고 있다.
"노화역전,내년 세계 최초 인간대상 임상시험…한국 초기 수혜국 될 수 있다"
싱클레어 교수는 "노화역전 기술은 공상과학의 영역에서 벗어나 내년이면 세계 최초로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 들어설 예정"이라며 "빠른 임상 도입과 바이오 혁신 역량을 갖춘 한국은 이 기술의 초기 수혜국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콘보이 교수는 "한국은 세계적인 의료기술과 연구 기반을 가진 나라"라며 "더 많은 과학자와 국민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함께 목소리를 내준다면,노화역전 기술은 더 빠르게 우리의 삶 속에 들어올 수 있다"고 전했다.
<용어설명>
■ 시트르산 독성
혈액 투석이나 혈장 교환(plasma exchange) 시 흔히 사용되는 항응고제(혈액 응고 방지제)인 시트르산(citrate)이 체내에서 과도하게 축적될 때 발생하는 대사성 부작용.
■ 야마나카 인자
야마나카 인자(Yamanaka factors)는 Oct3/4,Sox2,Klf4,c-Myc 이상 4 종의 유전자 또는 이로부터 유래되는 단백질을 지칭한다.일본의 신야 야마나카 교수는 2012년 야마나카 인자와 관련된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 후성유전적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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