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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국 환적 전문가' 원산지 세탁 광고 범람
고가품에 저가품 섞어 선적 가격 낮추거나
무역협회가 중개 업체 적극 주선하기도
'中 우회 수출지' 전락할라.이웃국은 비상
"(제3국) 수출 후 미국으로 재수출할 건가요?원산지 증명 과정을 도와드립니다."
지난달 15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훙수에 올라온 게시물 중 하나다.이 계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對)중국 145% 관세(일부 품목 최대 245%)로 직격탄을 맞은 중국 수출 기업을 위해 말레이시아에서 원산지를 '세탁'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로 미국 시장 수출길이 막힌 중국 업체들이 원산지를 숨기고 제3국을 거쳐 상품을 배송하는 방식을 강구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동시에 중국의 우회 수출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제3국들은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미국 무역법에 따르면 원산지 인정을 위해서는 특정 상품이 해당 국가에서 '실질적인 변형'을 거쳐야 하며 상당한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제조 공정이 포함돼야 한다.하지만 최근 중국 SNS에서는 수출업체가 말레이시아와 같은 국가로 상품을 배송할 수 있도록 돕고,해당 국가에서는 새로운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받아 미국으로 보내준다는 '제3국 환적 전문가' 광고가 범람하고 있다.
FT에 따르면,중국 남부 중산시의 조명회사 '바이타이'의 한 직원은 "이웃 국가에 상품을 판매하고 그 국가가 다시 미국에 판매하면 관세를 낮출 수 있다"며 "광저우나 선전의 항구를 찾아 (물품이) 거기로만 가면 우리는 할 일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익명을 요구한 물류 회사의 영업사원들은 "말레이시아의 클랑 항구로 가면 상품을 현지 컨테이너로 옮겨 상표와 포장을 바꿀 수 있다"며 "이 회사들은 말레이시아 공장들과 연계돼 있어 원산지 증명서 발급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만약 이 방법이 실제로 통한다면 트럼프 관세를 무력화할 수 있는 셈이다.
'원산지 세탁'이 가장 널리 확산하고 있는 관세 회피법이라면,고가 품목에 저렴한 상품을 섞어 수출업체가 전체 운송 비용을 낮게 허위 신고하는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이처럼 다양한 관세 회피 방식을 맞춤형으로 제안해 주는 중개업체도 성행하고 있는데,중국 내 각종 산업협회는 기업들에 이들 중개업체를 소개해 주기도 한다.
당장 미국으로부터 중국의 우회 수출국이란 오해를 살 수 있는 이웃 나라들은 비상이 걸렸다.한국도 예외가 아니다.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한국산으로 둔갑해 원산지를 허위 표기한 적발 액수가 295억 원에 달했다.그중 97% 상당인 285억 원이 미국으로 우회 수출되다 적발된 규모다.
동남아 국가들은 실질적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무역협회와 수출업체에 원자재와 중간 투입재의 원산지 확인을 강화하도록 했고,헌터스 카지노태국도 최근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에 대한 원산지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도 FT 보도 이후 성명을 내고 "국제 무역질서의 투명성을 해치는 원산지 조작은 중대한 범죄"라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미 당국과 공조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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